위대한 문학작품에 영감을 준 숨은 뒷이야기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 1936년, 마거릿 미첼
마거릿 미첼이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 있는 비좁은 아파트에 갇혀버렸다. 벌써 며칠째 침대에 누운 채 꼼짝도 하지 못했다. 목발 없이 다시 걸을 수 있는 날은 과연 오기나 할까? 다리를 다치기 전, 그녀는 도시 전역을 종회무진하며 기삿거리를 취재하고 수많은 사람들을 인터뷰하던 기자였다. 그런데 다친 부위가 관절염으로 번져서 결국 기자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시작한 칩거생활은 자그마치 3년이나 이어졌다. 그동안 그녀를 바깥세상과 연결해준 것은 오직 독서뿐이었다.
미첼은 글로 된 것이라면 무엇이건 닥치는 대로 읽어치웠다. 고급 지식을 담은 교양서적부터 얄팍한 정보로 나열된 책까지, 소설책과 역사서부터 미스터리와 로맨스까지, 그야말로 모든 분야를 섭렵했다. 그녀의 헌신적인 남편 존이 매일 서점과 도서관에서 책을 실어 날랐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책 대신 두툼한 종이 더미를 아내에게 안겼다.
“이참에 직접 책을 써보지? 이제 도서관엔 당신이 읽지 않은 책이 없다고. 남은 건 정밀과학 도서들뿐이야.”
과연 솔깃한 제안이었다. 집 안에 갇힌 미첼에게 독서가 주는 위안은 잠깐씩에 불과했지만, 소설을 쓰는 동안에는 줄곧 드넓은 상상의 세계를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조용히 책장을 넘기는 소리로 채워졌던 실내는 곧 시끄러운 타자기 소리로 가득 찼다. 미첼은 남편이 사다준 레밍턴 타자기로 부지런히 이야기를 지었다. 이야기의 배경은 당연히 남북전쟁 이전의 미국 남부였다. 옛 남부는 그녀에게 젖먹이 아기 적부터 삶의 일부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애틀랜타에서 태어난 미첼은 옛 남부에 관한 이야기를 밥 먹듯 들으며 자랐다. 매주 일요일 오후면 친척어른 집에 찾아가 ‘참전용사 할아버지의 깡마른 무릎에 기대거나 친척 할머니의 살집 많은 무릎에 앉아’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푹 빠져들었다. 전쟁과 고난을 헤치며 살아온 노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어린 미첼을 언제나 상상의 세계로 이끌었다. 주제가 무엇이건 간에, 누군가가 ‘본인이 잘 아는 것’에 대해 늘어놓는 이야기는 아무리 많이 들어도 질리지가 않았다.
어른이 되어 일요신문인 <애틀랜타 저널>의 기자가 된 미첼은 자신의 직업을 무척 사랑했다. 특히 애틀랜타에서 오랫동안 거주해온 노인들과 나눈 인터뷰가 압권이었다. 그녀는 동네 어르신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간간이 질문을 던졌다. 그 옛날 친척 어른들과 대화를 나눌 때처럼 말이다. 미첼은 “(기자로 활동하던) 당시에는 그러한 것들을 알고자 하는 열망이 강했을 뿐, 사실 책을 쓸 생각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막상 소설을 쓰기 시작하자, 기자 시절 인터뷰를 통해 들었던 이야기들이 퍽 쓸모가 있었다. 어른들에게 전해들은 이야기들이 옛 남부의 시대상을 그리는 데 탄탄한 기반이 되어주었던 것이다.
미첼이 남긴 유일한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10년에 가까운 집필기간을 거쳤다. 사실 집필기간이 그렇게나 늘어진 결정적인 이유는 작가의 사교성 탓이었다. 다친 다리가 다 나은 뒤에는 글쓰기가 더더욱 어려워졌다. 작가 자신도 “집필에 몰두하기엔 장애물이 너무 많았다.”고 했다.
“일단 나에겐 아끼는 친구와 친척이 엄청 많았다. 5년간 병원으로 문병을 가지 않은 날을 손에 꼽을 정도였다. 꼭 누군가는 아기가 아프거나, 담석증에 걸리거나, 오토바이 사고를 당하거나 해서 병원신세를 졌다.”
물론 그녀의 아파트도 늘 북적였다. 끊임없이 전화기가 울리고, 밤낮 가리지 않고 손님들이 들이닥쳤다.
설상가상으로, 부부가 ‘쓰레기장’이라는 자조 섞인 별명으로 부른 비좁은 아파트 안에는 미첼이 혼자서 작업에 몰두할 수 있는 공간이 없었다. 소설을 쓴다는 사실을 딱히 비밀에 부친 건 아니었지만, 미첼은 그 과정을 일일이 공개하지도 않았다. 친구가 오면, 후다닥 수건을 찾아 타자기 위로 휙 던져놓고 손님을 맞이했다.
그래도 그녀는 꾸준히 글을 썼다. 소설의 내용도 느릿느릿 조금씩 늘어났다. 한 번 작성한 원고를 또 한 번 고쳐 쓴 다음엔 장롱 안에 쌓아 두었다. 누군가가 그 원고를 책으로 내야 한다고 떠밀지 않았더라면, 어쩌면 작가는 평생에 걸쳐 하염없이 원고를 고치고 또 고치기만 했을지도 모른다.
1935년, 맥밀란 출판사의 편집자 해럴드 래섬이 신인 작가를 발굴하기 위해 애틀랜타로 왔다. 그 무렵 미첼은 다시 <애틀랜타 저널>의 기자로 일하고 있었다. 래섬은 지역 언론계의 유명 인사인 미첼에게 재능 있는 작가들을 소개해달라고 부탁했다가, 그녀가 쓴 원고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관심을 보였다. 그렇지만 미첼은 아직 미완성이라는 핑계를 대며 한사코 원고를 보여주지 않았다. 미첼이 래섬에게 소개한 젊은 작가 중 한 명은 그녀가 소설을 쓰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란 눈치였다. 그 작가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미첼에게 말했다.
“정말이지, 기자님이 소설을 쓰는 줄은 전혀 몰랐어요. 기자님은 소설가가 될 만큼 인생을 심각하게 여기는 분이 아니잖아요.”
이 오지랖 넓은 작가는 내친 김에 섣부른 조언까지 잊지 않았다.
“적어도 제 소설은 여러 출판사의 편집자들이 읽어봤지요. 다들 출간을 거절하더라고요. 기자님, 소설 쓰는 게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니에요. 그냥 그만두세요.”
미첼은 철부지 작가의 망언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그래서 최소한 “내 책도 거절당했네요.” 하고 농담으로 받아칠 수 있도록, 미완성 원고를 래섬에게 선뜻 건넸다. 원고의 분량이 워낙 많아서 래섬이 서류가방을 새로 사야 했지만, 결과적으로 투자 대비 효과는 단연 최고였다. 원고를 읽은 그는 뉴욕에 도착하자마자 미첼에게 출간계약을 맺자고 연락했다. 결국 미첼이 출판사로부터 거절당한 경험을 농담거리로 삼을 기회는 영영 사라진 셈이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1936년 6월에 출간된 지 6개월 만에 100만 부 이상이 팔려 나가며 출판계에 돌풍을 일으켰다. 미첼이 감당하기에 버거울 정도로 엄청난 성공이었다. 1937년 1월, 그녀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영화 시나리오로 개작한 극작가 겸 시나리오 작가 시드니 하워드에게 괜한 투정을 부렸다.
“아이고 맙소사, 평온했던 내 삶은 도대체 어디로 간 걸까요?”
우리가 잘 아는 소설 가운데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있습니다. 이글을 쓴 사람은 마가릿 미첼입니다. 그녀는 처음부터 인기 있는 작가가 아니었습니다. 남북 전쟁의 종군 기자였던 미첼은 전쟁터에서 부상을 당하고 고향 애틀란타에 돌아와 휴양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 휴양 기간에 구상한 소설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였습니다. 5년 동안 심혈을 기울여 완성했지만 어느 누구도 출판을 해주지 않았습니다. 무명작가의 소설을 출판한다는 것은 큰 모험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미첼은 낙심하지 않고 여러 출판사를 찾아 헤맸습니다. 아무런 성과 없이 7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신문을 보는데 " 뉴욕의 대 출판사인 맥밀란의 사장 레이슨이 애틀란타에 왔다가 기차로 돌아간다."는 간단한 기사가 눈에 띄었습니다. 이 기사를 본 미첼은 원고 보따리를 가지고 역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막 승차를 하려는 레이슨 사장에게 원고 보따리를 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장님, 이건 제가 쓴 소설인데 읽어 보시고 관심이 있으시면 연락 주십시오." 그러나 레이슨 사장은 원고 보따리를 선반 위에 집어던지고 관심조차 두지 않았습니다. 기차를 타고 두 시간쯤 갔을 때 여객 차장이 전보 한 장을 갖다 주었습니다. "레이슨 사장님, 원고를 읽어 보셨습니까? 아직 안 읽으셨다면 첫 페이지라도 읽어 주십시오. 미첼 올림." 전보를 받고서도 벼 관심 없이 두 시간쯤 갔을 때, 또 다시 같은 내용의 전보가 날아왔습니다. 그래도 레이슨은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그 후 또 두 시간이 지난 뒤 세 번째 전보가 배달되었습니다. 그제야 레이슨은 ' 도대체 무슨 얘길 썼 길래 이 야단인가?' 하고 원고 보따리를 풀어서 첫 페이지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는 기차가 뉴욕역에 도착하는 것도 모르고 그 내용에 심취되었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진통을 겪고 빛을 보게 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는 출판되자마자 파란을 일으켰습니다. 나중에는 영화로까지 제작되어 불후의 명작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꿈꾸는 자가 오는 도다' 책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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