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님 길 드리기
새벽잠이 일찍 깬 사람들은 운동장에 나와서 걷기 아침 운동을 합니다.
운동을 끝내고 나면 몇몇 아주머니들 모여 세상이야기를 한바탕 합니다.
오늘 아침 단연 화제의 1등은 경순 아줌마 이야깁니다.
어제 장날 영감 길 드리기 차원에서 시장 봐오기 연습이란 이유로
영감을 심부름을 보냈답니다.
내가 먼저 죽으면 당신이 혼자 살아야 하는데 사는 법을 몰라서야 되겠소.
그래서 아침 밥 짓기 설거지하기, 집안 청소하기,
나름대로 열심히 가르쳤고 영감은 잘 따라 줬답니다.
아들 집에서 얹혀사는 것 보다 혼자 사는 게 낫소.
영감에게 일일이 시장에서 물건 사는 법 고르는 법을 교육 시켰다는 것.
파프리카=3000원
색깔 골고루요 3000원에 5개정도요.
바나나=5000원
점 있는 바나나로요
간 고등어 한손=대략 적당한 가격
큰 것이 맛이 좋소.
자두=3000원정도
큰 것으로 시골 할머니들이 가지고 온 것으로..
이런 교육을 받고 영감님이 시장엘가서 장을 봐 왔는데
파프리카=3000원
파프리카 작은 걸로 20개
<이것 아닌데 영감이 숫자 많은 게 좋다고 판단했고>
바나나=4000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장사가 한곳뿐이라서>
간 고등어=5000원
<두 손을 사옴. 작은 것 큰 것이 없다고 변명.
한손에 3000원, 두 손에 5000원이라서 두 손
사왔다고요>
자두=5000원
<아 글쎄 자두를 사오라고 했는데 천도복숭아를 사왔어요. 천도복숭아 자두로 오인하고 빛깔이
좋고 크게 보여 덜렁 '이것 주시요' 그렇게
사왔다고... 왜냐고 물었더니, 천도복숭아는
한 번도 안 봤다고요.>
아침에 경순아줌마 이야기에 모두들 배꼽잡고 한바탕 웃었답니다.
우리영감 시장 보기 점수는 10점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