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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아도 구원할 수 없는 ‘25시’

풍월 사선암 2012. 7. 6. 23:34

메시아도 구원할 수 없는 ‘25

 인간성 부재 상황’ ‘폐허의 시간’ ‘절망의 시간등을 의미

 

 

-줄거리-

루마니아의 산골 폰타나의 농부 요한(Johann Moritz : 안소니 퀸 분)은 아내 스잔나(Suzanna Moritz : 버나 리지 분)의 미모를 탐낸 경찰서장 도브레스코(Dobresco : 그레고이리 아스란 분)의 계략으로, 유태인이라고 상부에 거짓 보고되어 강제 노동에 보내진다. 스잔나는 서장의 꼬임에 넘어가 남편과의 이혼서에 강제 서명을 한다.

 

수용소를 탈출한 요한은, 스파이 혐의로 검거되어 독일로 끌려가 강제 노동을 하게 된다. 그러나, 독일 친위대 대령에게 아리안족의 순혈통을 가진 영웅의 일원으로 인정받아, 수용소장에 임명된다.

 

19444, 소련이 루마니아를 침공했을 때, 요한은 미국포로가 되어 전범자로서 뉘른베르크의 재판을 받게 된다. 이때 변호인은, 재판정에서 아내 스잔나가 요한에게 보내는 8년 동안의 기록을 법정에서 낭독한다. 석방된 요한은 아내와, 그리고 소련군의 능욕에 의해 태어난 아이를 포함한 세 자식들과 감격적인 상봉을 한다.

 

 

 

안소니 퀸 주연의 <25>는 정치적 상황에 휘말려 소시민이 겪는 파란만장한 여정을 담아 공감을 얻어낸다. 동유럽 국가인 루마니아 출신 게오르규(사진)194925를 발표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로 애독되고 있다.

 

프랑스 작곡가 조르쥬 들르류가 사운드트랙을 맡아 서정적 리듬을 들려준 <25> 사운드트랙 앨범. 작가 콘스탄틴 V. 게오르규는 ‘25를 통해 나치와 볼세비키가 무고한 시민을 대상으로 자행한 학정과 현대 정치사회에서 자행된 여러 악의 실체를 고발하고 싶었다는 집필의도를 밝혀 공감을 얻어낸다.

 

루마니아 출신 작가 콘스탄틴 V. 게오르규(Constantin Virgil Gheorghiu, 1916-1992622)는 데뷔작이자 대표작인25Vingt-cinquieme heure를 통해 나치와 볼세비키가 무고한 시민을 대상으로 자행한 학정과 현대정치사회에서 자행된 여러 악의 실체를 고발해 전세계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타이틀 ‘25절대 신 메시아도 구원할 수 없는 시간을 지칭해 유럽 평단에서는 극단적 행태를 보이고 있는 서구 산업사회가 멸망해 가는 상징적 시, 공간의 의미라는 해석도 제기했다.

 

읽는 것만으로도 참혹하다는 평을 듣고 있는 게오르규의 소설25는 요한 모리츠라는 루마니아인이 겪는 예기치 않는 우여곡절의 여정을 담고 있다.

 

모리츠는 루마니아의 판타나라는 작은 시골마을에서 살고 있던 평범한 농부. 판타나에서 헝가리, 독일, 미국 등으로 옮겨 다니며 13여 동안 수용소생활을 하게 된다.

 

모리츠는 떠돌아다니는 국가마다 유대인, 적성 루마니아인, 게르만 민족 등 매번 의도하지 않은 다른 국적의 사람으로 대접 받으면서 고난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소설 초장에서 코르가 신부의 아들이자 시인 트라이안은 친구 조르쥬에게 자신이 앞으로 쓰게 될 소설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장면이 언급된다. 조르쥬는 트라이안에게 제목은 무엇으로 할 것이냐고 묻는다.

 

 

이때 트라이안은 “25. 인류의 모든 구제가 끝난 시간이라는 뜻이야. 설사 메시아가 다시 강림한다 하더라도 아무런 구제도 할 수 없는 시간이라는 말이야. 이건 최후의 시간이 아니라구. 마지막 시간에서도 한 시간이나 더 지난 시간이야. 이것이 서구사회의 정확한 시간이란 말이야. 현재의 시간이란 말이야라고 설명하는 장면이 묘사된다.

 

소박하며 지극히 평범한 루마니아 농부 모리츠. 그는 유대인이라는 오해를 받아 유대인 수용소에 강제 수용된다. 하염없이 유배생활을 하던 그는 루마니아와 적대관계에 있던 헝가리로 탈출했지만 헝가리는 모리츠가 루마니아인이라는 이유로 감금하고 지독한 고문을 한 뒤 국적이 분명치 않은 포로 속에 포함시켜 노무자로서 독일로 보낸다.

 

독일에서 모리츠는 컨베이어에 실려오는 단추상자를 트롤리에 옮겨 싣는 노역을 하게 된다.

어느 날 게르만민족 연구가인 독일군 장교에 의해 그는 졸지에 게르만 영웅족(英雄族)의 순수한 혈통을 이은 후예로 인정받아 강제노동의 감시병으로 출세한다. 군인이 된 그는 프랑스 포로를 구출하여 미군 진영에 도착하자 처음에는 연합군을 위한 영웅대접을 받다가 갑자기 적성국가의 시민이라는 이유로 수용소로 이송 당한다.

 

 

이후 13년 동안 의도하지 않은 수용소에서 수난의 시간을 보낸다. 1백여 군데의 수용소를 거친 후 체포되던 때처럼 영문도 모르게 석방된다. 이제 전쟁이 끝나 석방되어 처자를 만났지만 18시간 뒤에는 다시 감금된다. 3차 세계대전이 발발해 서유럽에 사는 동유럽인들에 대한 대대적인 체포령이 발령됐기 때문이다.

 

영화 속에서는 구사일생 살아남아 돌아온 모리츠. 사랑하는 아내가 겁탈한 적군 독일병 장교 아이들 낳아 가슴에 안고 맞이한다. 집에 돌아온 기념으로 가족과 함께 나란히 서서 기념사진을 이웃이 찍어줄 때 웃음도 울음도 아닌 묘한 표정을 짓는다.

 

파란만장한 모리츠의 사연 속에서 그는 한 번도 개인 요한 모리츠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다. 그는 항시 유대인, 루마니아인, 동구인, 적성국가의 국민이라는 이유로 고문당하고 강제로 노역에 처해진다.

 

작가는 모리츠의 비극은 인간을 개인으로서 인정하지 않게 된 서구사회의 기계화된 사고방식으로 인해 빚어진 것이다는 고발의 메시지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dailyost.com 대표>

 

 

<25시 명언 명대사>

 

'안경을 쓰고 앞으로 더 볼 것은 도시와 인류와 교회의 멸망뿐일 것이다

‘-자살하기 직전에 코루가 신부가 모리츠에게 안경을 벗어주면서 건네는 말.

 

루마니아에서 이를 두 개나 부러뜨린 준위도 나중엔 담배를 한 대 주었다. 헝가리에서도 달군 쇠로 발바닥을 지지던 헌병들이 나중엔 물과 담배를 주었다. 독일에서는 한 번도 두들겨 맞은 적은 없다. 매일 빵과 더운 커피와 수프를 주었다. 그래도 그는 독일에서는 살 수가 없었다. 여기 사람들은 기계처럼 악질이었다

-모리츠가 독일 단추공장에서 일하며 자신의 처지를 말하는 장면.

 

하루는 경찰이 이혼 서류에 서명하라고 했어요, 집을 지키기 위해서 했지만 결코 당신과 이혼한 건 아니에요, 폰타나를 떠나 독일에 있었는데 러시아군이 쳐들어 왔어요, 문을 부수고 나와 주인 딸을 데리고 갔어요, 보드카를 마시게 하고 옷을 벗겼어요, 저는 기절했어요, 이 글을 쓰는 건 수치스럽지만 당신께는 숨기고 싶지 않아요. 아이들 때문에 죽지도 못했어요, 죽은 사람처럼 지냈죠. 그 결과 아들을 갖게 되었어요, 2살이에요 당신이 안 보겠다 해도 좋으니 답장만 해 주세요, 수잔나가

-아내 수잔나가 포로수용소를 전전하는 남편 모리츠에게 보내는 안부편지 중 일부.

 

잘 있었소, 수잔나. 당신은 변한 것이 없구려, 앞으로 계획은 뭐죠? 계획은 없어요. 사진 몇 장 찍어도 될까요? 부인, 남편 옆에 서세요. 너희들도 옆에 서. 좋아요. 아이를 안으세요. 좋습니다. 모두 웃으세요. 부인, 남편 옆에 바짝 서세요. 웃으세요. 활짝 웃으세요

-가족과 재회한 뒤 기념사진을 찍는 라스트 장면의 대사.

 

 

서구사회는 인간에 의해 구성된 사회가 아니다. 기계와 인간의 교합에서 생겨난 시민이라는 잡종의 사회이다. 사무실에 있는 시민은 원시림의 맹수보다도 더 잔인한 족속들이다. 그들은 심장 대신 크로노메타를 달고 있는 기계인간이다. 그들은 인간을 피와 살과 심장을 가진 하나의 생명체로서 보는 대신 어떤 범주의 한 부속품으로 본다. 예술까지도 숫자로 이해하려드는 서구사회에서는 개인적 특성을 가진 완벽한 인간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작가의 변() 중에서.

 

“25시는 기계문명의 법에 따라 살아가는 시간을 의미하기도 한다. 기계화된 서양문명이 전 세계를 장악하는 시간인 것이다. 지금의 우리는 서양문명에 대해 비판적 인식을 가질 수 없을 정도로 문명의 편리함에 익숙해져 있다. 더불어 계속 되고 있는 물질문명 속에서 사람들의 소외감은 커져만 간다

-작가의 변 중에서

 

인간성 부재 상황과 폐허의 시간, 절망의 시간을 의미한다. 극한의 시간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은 인간성을 회복하는 방법 외에는 없다. 모리츠는 기계문명에 항거하는 인간의 처절하고 끈질긴 모습이다

-작가가 밝힌 25시 집필 이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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