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생활글

힘들어도 ‘괜찮다! 괜찮아!’ 여유 가져야

풍월 사선암 2012. 4. 20. 11:22

 

이의수의 마흔 이후 남자의 생존법

힘들어도 괜찮다! 괜찮아!’ 여유 가져야

 

어린시절 백점짜리 시험지를 들고 집에 갈 때면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

당장이라도 집으로 달려가 자랑스러운 시험지를

부모님께 보여드리고 싶었으니 말이다.

그럴 때면 부모님은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며 마냥 흐뭇해하셨다.

우리 아들 잘났다며 사람들에게 자랑하실 때는 그야말로 최고의 기분이었다.

성장하고 난 뒤 알게 된 것은 고슴도치도 자기 자식을 예뻐한다는 것이다.

 

어린시절 과분한 부모님의 칭찬은

내가 세상에서 제일 잘난 사람 중 하나라는 착각에 빠져들게 했다.

하지만 그러한 부모님의 칭찬과 인정은 부정적인 영향보다는

내가 어려울 때마다 나를 일으켜 세우는 긍정의 힘이 되곤 했다.

힘든 순간과 상황 속에서도 나를 일으켜 세우고

견디게 만들고 인내하게 해주는 자존감이 되었다.

지금도 나를 바라보시며 환하게 웃으시던 아버지를 생각할 때면

더 힘을 내게 된다.

 

최근에 한 개그우먼을 만났다.

그는 요즘 소위 잘나가는 개그맨들과 같이 방송을 시작했지만

방송에서 먼저 물러나야 했다.

사람들을 웃길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자신은 재미있다고 생각한 것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재미가 없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좌절감이 찾아왔지만 그렇다고 포기하고 싶진 않았다.

잘할 수 있다는 오기로 버티고 버텼다고 한다.

 

어느 날 아버지는 힘겹게 개그우먼 생활을 하는 딸에게

다른 진로를 찾아보면 어떻겠냐며 조심스럽게 이야기했지만

딸은 반항하며 거부했다.

그날 저녁 아버지는 딸과 대화를 마치고 방에 들어가셔서 쓰러지셨고,

그 후 뇌출혈로 온몸에 마비가 와서

3년 넘게 누운 상태에서 긴 투병생활을 하셨다.

 

하루는 시골집에 내려가 아버지를 간호하다가 잠이 들었다고 한다.

그러다 잠이 깨어 아버지를 보았는데,

아버지가 온 힘을 다해 딸을 손짓하며 부르더니

딸아, 괜찮다라고 말씀해 주시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그것이 아버지의 마지막 말 한마디였다고 한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실패한 자신의 인생을 새롭게 받아들이고

건강한 삶을 살기 시작했다고 한다.

자신의 부족함을 받아들이고 무너진 삶을 일으켜 세우는 전환점이 된 것이다.

 

어쩌면 중년을 살아가는 남자들이 듣고 싶은 말 한마디도

괜찮다는 말인지 모르겠다.

모두가 자신에게 더 잘해야 한다고 말하고 더 성공해야 한다고 말한다.

잘할 수 있다는 격려마저도 압박감을 느낀 지 오래다.

지금껏 잘 살아왔으니 이제 편하게 하라는 말을 듣고 싶은 것이 중년이다.

 

뒤돌아보면 부족한 것 투성이지만

괜찮다고 말하고 싶고 그런 말을 간절히 듣고 싶은 시기가 중년인 것이다.

우리가 얼마나 더 노력하고 얼마나 더 성공해야

더 열심히 살자는 말을 하지 않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종종 한다.

멈추지 않는 열차처럼 달리고 달려야만 하는 고달픈 인생이 남자의 인생이다.

 

인생을 뒤돌아보면서 괜찮았던 기억들을 모아보고

스스로 자신을 격려하며 새로운 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바라보자.

누군가 나에게 괜찮다는 말을 해주기를 기다리지 말자.

이제 내가 나 자신에게 괜찮다고 말해주자.

스스로 자신에게 멋있게 잘 살고 있다고 말해주자.

 

그동안 우리는 누군가에게 괜찮다는 말을 듣기 위해

여러 가지 인생의 즐거움을 과감히 포기하고 살았다.

이제는 그것들을 과감하게 다시 붙잡아 보자.

그리고 한 가지씩 괜찮은 삶을 살아온 자신을 위해 시도해 보자.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기 위해 살지 말자.

중년 이후로는 자신을 받아들이고 존중하고 격려하며 살아가자.

내가 살아온 지난 시간의 수고를 나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가슴에 손을 얹고 이렇게 말해 보자. “괜찮다! 괜찮아!”

 

 

". 정말 힘들었구나..."

 

일순 침묵이 흐른다.

 

", 정말 힘들었구나...

네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 그렇지?

처음엔 들어주기를 갈망하다가

이젠 지쳐서 화가 난 거구나.

그러니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니?"

 

자녀는 잘못을 저지르며 배우고

부모는 그것을 용서하며 배운다.

 

- 김영아의십대라는 이름의 외계인중에서 -

 

10대는 '외계인'입니다.

보통의 언어로는 소통하기 어렵습니다.

그들의 고민과 아픔, 남모를 상처와 절망감,

어떻게 들어주고 무슨 말을 해줘야 하는지

늘 깨어 있고, 열려 있어야 합니다.

열려 있어야 들리고, 잘 들어야 잘 말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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