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세상] 손가락 하나로 1분에 400타… 스마트폰 문자 新기술, 엄지가 편해지네
국내 연구진 '하날글' 개발, 자음과 모음 '드래그' 방식… 영어·중국어도 곧 특허 출원
한 손가락으로 1분에 400타를 칠 수 있는 스마트폰 한글 입력시스템이 최근 국내에서 개발됐다. '1분당 400타'는 열 손가락으로 컴퓨터 키보드로 치더라도 빠른 편에 속하는 속도다.
의정부 신흥대학 국제교육과학원 박태운(54) 부원장과 서울대 농생명대 노희명 교수(54)는 5년여에 걸친 연구 끝에 최근 '열린 하날글'을 공개했으며, 국내 특허도 출원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입력시스템은 자음 9자로 구성된 터치방식 한글입력자판을 한 손가락으로 입력하는 게 특징이다. 자음키 9개 중 하나를 터치하면 그 둘레로 모음자판이 팝업되는데 이때 자음과 모음을 드래그(화면에 손가락 붙인 채 움직이기)하면 글자가 입력된다.
예를 들어 '가'를 입력하고자 할 때 자판의 'ㄱ'을 터치하면 'ㅜ, ㅡ, ㅗ, ㅓ, ㅏ, ㅔ, ㅣ, ㅐ' 등의 모음창이 팝업으로 뜨고, 'ㄱ'에 있던 손가락을 'ㅏ'로 드래그하면 '가'가 입력된다. 자판이 익숙해지면 모음 팝업창이 뜨지 않게 설정해놓고 더 빠르게 입력할 수 있다.
◀한 손가락으로 1분에 400타를 칠 수 있는 스마트폰 한글 입력 시스템이 최근 국내에서 개발됐다. '하날(하늘이란 뜻)글'을 이용해 한손으로 애국가 1절을 입력하는 모습. / 이덕훈 기자
이 입력시스템은 ▲손가락 움직임을 최소화해 속도를 높였고 ▲키 사이즈가 커 오타 가능성이 줄었으며 ▲한 손만 사용해 손의 피로를 줄였다는 장점이 있다. '천지인' '쿼티(qwerty) 키보드' 등 기존 20여 가지 한글입력시스템의 문제점을 모두 개선해 입력의 편리성 및 속도를 크게 높인 방식이라는 게 제작자들의 설명이다. 영어·중국어·힌두어 등으로도 개발해 새해 초 각국에 동시 특허 출원할 예정이다.
'하날(하늘이란 뜻)글'을 개발한 박 부원장은 "5년 전 터치센서 재료를 개발하다 콘텐츠의 중요성을 인식해 입력시스템을 개발하게 됐다"며 "초보 사용자도 2~3개월이면 한 손으로 분당 400타 입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 부원장은 "조만간 본격화할 스마트TV에서 리모컨용 키보드 시스템이 아직 정형화되지 않고 있는데 그 주된 요인 중 하나가 바로 키보드 때문"이라며 "삼성·소니 등이 여러 형태의 문자 입력 시스템을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 어느 것도 시장 지배적이지는 못한 상황이어서 하날글이 표준 키보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오경환 기자 / 2011.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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