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양식/시사,칼럼

나는 '朴正熙'란 이름 석자로 족하다.

풍월 사선암 2011. 10. 17. 07:49

대한민국 초대 이승만 건국대통령 기념관(이화장 : 이승만 대통령이 거처하던 집)

거제 김영삼 전 대통령 기록 전시관

광주 김대중 전 대통령 컨벤션 센타

 

나는 [朴正熙]란 이름 석자로 족하다.

 

 

"나는 [朴正熙]란 이름 석자로 족하다"라는 박정희 전 대통령 , 명예 博士도 거부했던 그는 권력을 빙자한 군림(君臨)을 증오한 이였다.

 

朴正熙 정부의 청와대 대변인과 문공부 장관을 지낸 金聖鎭씨에 따르면故 朴 大統領가 없었다고 한다. 고령 씨 문중에서 호를 지어 올린 적이 있는데, 이 보고를 받은 朴大統領"朴正熙란 이름 석자로 충분하다"당시 대변인에게 말했다고 한다. 실제로 朴 大統領를 쓴적이 없다.

 

한 보좌관이 모 외국 대학에서 명예 博士 학위를 주기로 했다는 보고를 하니 朴 大統領" 博士는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면서 거절했다고 한다. 朴 大統領18년간 재임했으나, 그 흔한 명예 博士 학위가 하나도 없다. 朴 大統領私信을 쓸 때는 절대로 '大統領 朴正熙'라고 하지 않았다. '朴正熙拜'라고만 했다.

 

朴 大統領자신의 생일에 대해서도 무심했다. 그의 생일은 호적에 잘못 적힌 대로 알려져 한동안 생일이 아닌 날에 장관들이 축하 인사를 하기도 했다. 그는 한동안 이를 굳이 고치려 하지 않았다. , 명예 博士, 생일, 직함 등에 신경을 별로 쓰지 않았던 朴 大統領은 권위적인 것들을 싫어했다.

 

그렇지만 그가 지도한 체제는 권위주의 체제로 불린다. 그는 특히 권력을 빙자한 군림을 증오했다. 그는 허례허식도 싫어했다. 항상 淸貧한 마음자세를 죽을 때까지 유지한 분이었다.

 

그가 죽을 때 '허름한 시계를 차고, 벗겨진 넥타이핀을 꽂고, 해진 혁대를 두르고 있었던 것' 그래서 屍身을 검안한 군의관이 "꿈에도 각하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은 인간 朴正熙의 자연스런 眞面目이었다.

 

, 명예 博士도 거부했던 그는 권력을 빙자한 군림(君臨)증오한 이였다.

[ 趙甲濟 ]

 

 

 

<시론>야당대표의 창고정리 세일

  

윤창중 논설위원

 

질끈 눈 감아 버렸다. 손학규, 20073월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을 박차고 나가 민주당 당대표가 된 그. 안개 짙은 초겨울의 김해공항을 뚫고 노무현의 성지 경남 봉하마을에 나타나 부인 권양숙을 그야말로 '삼세번 시도' 끝에 만나고야 만 손학규, 친노(親盧) 세력 규합을 위해서란다. 한국 정치사에서 전직 대통령 찾아가 읍소하는 것은 많이 봤지만 미망인까지 찾아가는 모습, 처음 본다.

 

손학규와 권양숙의 상봉을 전한 민주당 부대변인 김현의 브리핑을 뒤적여본다. 손학규, "지금 전개되는 정국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이 더욱 생각난다. 이 정권이 의회를 짓밟고 하니까, 민주주의를 하는 게 쉽지 않다. 민주주의가 다 됐다고 생각했는데." 권양숙의 화답, "(민주주의가)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 손학규가 노무현을 그리워해! 이걸, 한국 정치는 원래 타락했으니 그런 정도야 뭐 하고 그냥 웃고 넘겨야 하나, 아니면 통탄해야 하나.

 

그걸 경기중·서울대 정치학과영국 옥스퍼드대 박사받고 귀국해 대학교수 지내다가, 한나라당에서 14년 동안 국회의원 3대변인정권 잡은 김영삼 총재 비서실장보건복지부장관경기도지사 재선을 거친 손학규가 하고 있다. 봉하마을을 떠나는 손학규, "노무현 대통령께서 세우고자 한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드는 데 다시 각오를 새롭게해 나가겠다. 건강하세요." 손 흔들고. 유치찬란함이여! 한국 정치의 '막장 타락'이여!

 

기록들이 책 한권도 넘는다. 경기지사 손학규, "노무현 정권은 무능한 진보다" "경제를 파탄 상태로 몰고 사회를 갈기갈기 찢은 이 정권을 국민은 당연히 거부할 것이다. 노 대통령은 새로운 정치의 극복 대상이다." 그랬던 손학규가 민주당 당대표 경선 땐 "노무현 가치를 되살려 잃어버린 600만표를 반드시 되찾아 오겠다. 노무현 정권을 계승하겠다." 한나라당 시절 대선 후보 지지도 높이려고 농촌 돌아다닐 때, "(핵실험한) 북한은 응분의 대가를 치를 것이다. 어떤 경제적 지원도 해서는 안된다." 완전히 뉴라이트다! 그의 사상을 의심해마지 않는 보수·우파 세력을 끌어들이려고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건 어리석은 짓"이라고까지 했다. 당대표 손학규, "설사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우리가 보내 준 쌀을 정권 유지에 쓰더라도, 정부는 쌀 지원해야죠." 억장이 무너진다. 뉴 레프트도 모자라 친북·종북 올드 레프트다. 정치적 인간에 대한 비애를 느낀다.

 

김대중에 대해선 뭐라고 했는지 어록을 모아본다. 대변인 손학규, "김대중 총재는 부도덕하고 위선적이며 구시대적인 정치행태의 표상이다. '행동하는 흑심(黑心)'이다. 청산 대상이다." '정신 이상자'라고까지. 사실상 빨갱이로 몰아간 악담, 악담, 그 저격수가 바로 대변인 손학규. 한나라당 경선 땐? "내가 한나라당의 기둥이라는 생각을 한번도 버려본 적이 없다. 내가 한나라당 그 자체다." 그렇게 말하고 3개월 만에 "한나라당은 군정의 잔당들과 개발독재 시대 잔재들이 버젓이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며 떠났다. 훌훌. ·노의 영정 걸어 놓고 유훈통치받는 민주당! 그 정당의 대표다.

 

뭐든지 반대한다. ·미 자유무역 협정(FTA) 재협상은 밀실야합이니 통과시킬 수 없다고 한다. 그럼, 협상을 운동장에서 해야 밀실야합 아닌가? 노무현 계승자, 앞뒤 맞으려면 FTA만큼은 당연히 찬성해야하는 것. 4대강은 '위장된 대운하'란다. 글쎄, 4대강이 흘러가는 시장·군수들, 찬성하는 이유가 뭔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파병은 '끼워팔기'란다. 왜 이렇게 1970년대 학생운동권 사유(思惟)로 돌아갔을까? 자기 정체성에 대한 편리한 배신. 완전 '오토매틱'이다. . 대통령 잘되는 것,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것, 박지원이 탁월한 시사(時事) 감각으로 언론에서 뜨는 것-불티나는 백화점과 경쟁하려고 창고에 묵혀뒀던 70년대 재고들 모두 들고 나와 '창고 재고 정리 세일'을 갖다붙이고 있다. 안팔리면 말고. 정치에 앞서 인생 그렇게 살아선 안된다.

 

민주당은 이런 대표를 뽑아놓고 국민에게 어떻게 정권교체를 호소하는가? 무슨 이런 정당이 다 있나!

 

문화일보 | 기자 | 입력 2010.11.17

첨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