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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 名品마을 후보지 4

풍월 사선암 2011. 9. 8. 00:06

원시림·풍습 그대로자연이 살아있다, 전통이 숨쉰다

 

국립공원 名品마을 후보지 4

 

자연환경이 잘 보존된 국립공원은 산간 오지나 섬이 많아 낙후된 곳이 적지 않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난해부터 국립공원의 자연 생태와 문화적 다양성을 살린 마을을 선정, '국립공원 명품마을'로 지정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남 진도군 조도면 관매도가 '1호 명품마을'로 선정됐다. 공단은 올해 신청한 8개 마을 중 4개 마을을 후보지로 선정, 우수한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생태 관광, 특산품 재배 등으로 경제적 자립을 할 수 있도록 사업비를 지원했다. 이 사업이 끝나는 연말 한 곳이 올해의 명품마을로 최종 선정된다.

 

한려해상국립공원

내도마을(경남 거제시 일운면 와현리)

 

내도마을 /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거제도 일운면 동쪽 해상 안쪽 섬을 내도(여자 섬), 바깥쪽 섬을 외도(남자 섬)라 한다. 전설에 따르면 일본 대마도 인근에 있던 외도가 자기를 향해 떠오는 것을 보고 놀란 내도가 "섬이 떠 온다"고 소리를 치자 그 자리에 멈춰섰다고 한다.

 

마을에는 동백나무, 후박나무, 풍란, 도깨비고비, 봉의꼬리 등이 원시림 상태로 보존되어 있고, 풍란·해당화·천남성 등 희귀 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다. 섬 동쪽 기암절벽 위에서 멀리 대마도 조망이 가능하고, 서쪽 해안에서는 거제 해금강과 외도가 바라다보인다. 섬을 한 바퀴 도는 2시간짜리 트레킹 코스가 마련되어 있다. 정치망 어업과 바닷가 낚시, 해양 생물 관찰 등을 할 수 있는 해양 생태 체험장이 만들어지고 있다.

 

섬 주변에는 수선화 군락지인 바닷가 정원 공곶이를 비롯, 원시림의 보고인 지심도, 와현 모래숲 해변, 구조라 수정산 등 관광 명소가 있다. 교통은 통영거제대교고현옥포구조라선착장, 부산거가대교송정IC옥포구조라선착장 코스를 이용하면 된다. 거제도 구조라선착장에서 하루 4차례 배가 다닌다. (055)640-2427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청산도 상서마을(전남 완도군 청산면 상서리)

 

◀ 상서마을 /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청산도는 국내에서 섬으로는 유일하게 '슬로시티'로 지정된 곳으로 낮은 돌담과 녹색 마늘밭, 쪽빛 바다가 어우러져 있다. 상서마을은 청산도에 있는 18개 마을 중 전통 농경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대표적 마을이다. 마을 전체가 구불구불한 낮은 돌담길로 이어져 있다. 바람이 많은 섬 지역의 전통적인 담장 구조로, 2006년 등록문화재 279호로 지정되었다. 돌이 많고 평야가 적은 지형 조건에 맞춘 구들장논과 다랭이논도 볼 수 있다. 청산도는 크고 작은 돌이 흙과 함께 섞여 있고 물 빠짐이 심해 논농사하기 어려운 곳이다. 구들장논은 흙을 파낸 자리에 구들장처럼 생긴 넓적한 돌을 깔고 그 위에 흙을 덮어 만든 논이다. 경사가 진 지형에 계단식으로 만든 다랭이논은 도로 옆에서 시작해 서서히 높아져 산자락까지 이어진다.

 

멸종 위기 야생동물인 긴꼬리투구새우가 발견될 정도로 자연 자원 보존 가치도 높다. 긴꼬리투구새우는 3억년 전 고생대부터 그 모습이 변하지 않아 '살아있는 화석'이라 불린다. 3~4정도 크기로 주로 물웅덩이나 논에서 서식한다. 인근 매봉산에 오르면 고흥반도를 비롯한 인근 섬들과 남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061)554-5474

 

덕유산국립공원

구산·방재·벌한마을(전북 무주군 설천면 두길리)

 

◀ 방재마을 /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백두대간의 험난한 산악지대인 덕유산 기슭에 구산·방재·벌한 등 3개 마을이 몰려 있다. 워낙 오지에 자리하고 있어 산골 마을의 전통 풍습과 자연 생태계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지역 특산물로는 산머루가 들어간 산머루 유과, 구천동 왕된장, 능이버섯을 넣은 능이짜장 등이 유명하다. 정월 대보름에 세 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농악팀이 벌이는 좌도 농악과 지신밟기, 달집태우기 등이 지역 축제로 자리 잡았다. 방재마을에서는 소를 기르는 농가를 구경할 수 있고, 벌한마을 입구에서는 송산 배씨 문중의 재실(齋室·무덤이나 사당 옆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지은 집)이 여행객을 맞이한다.

 

이 세 마을을 잇는 4구간에 주목 가로수길을 만들고 거점 8곳을 조성해 자전거 여행길로 만드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구산마을에서 출발해 방재마을 전망대계곡·농경지소나무용소·만취대폭포계곡솔숲계곡벌한마을 전망대에 이르는 코스다.

 

마을 주변에는 무주리조트를 비롯, 내년에 준공되는 태권도 공원, 희귀 곤충 표본을 전시한 반디랜드, 밤하늘을 관찰할 수 있는 천문과학관 등 명소가 있어 같이 둘러보면 좋다. (063) 322-3174

 

월악산 국립공원

골뫼골 마을(충북 한수면 송계리)

 

월악산 자락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송계계곡. 계곡에 흐르는 맑은 물과 기암절벽, 울창한 산림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다.

 

거대한 충주호를 낀 월악산(月岳山)은 이제 막 바다를 향해 출항하려는 선박의 뱃머리 같다. 잔잔한 호수를 배경으로 솟아오른 바위산은 더더욱 높아 보인다.

 

월악은 중원 지방의 보석 같은 산이다. 달이 뜨면 주봉인 영봉(1097m)에 걸린다고 해서 '월악'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산에 '()'자가 들어 있는 데서 짐작하듯 돌산이다. 이런 월악의 험난한 산세를 충주호의 부드러운 물이 쓰다듬어 주는 모양새다. 덕분에 내륙에서는 드물게 산맥과 호수가 함께 어우러진 경관을 즐길 수 있다.

   

월악의 기암절벽·문화유산 돌아보는 골뫼골

 

월악산 서쪽 기슭에서 발원해 충주호로 이어지는 8의 송계계곡은 기암절벽 사이를 휘감아 흐르는 물길 주변에 산성, 석탑, 불상 등의 문화유산이 널려 있다. 계곡에는 월악영봉, 자연대, 월광폭포, 수경대, 학소대, 망폭대, 와룡대, 팔랑소 등 송계 8()이 절경이다. 이곳의 바위들은 너럭바위 또는 떡바위라고 한다. 하나같이 크고 넓게 퍼져 있어 여행자들에게 휴식처를 제공한다.

 

월악산 기슭에 자리한 골뫼골 마을을 찾아가는 길은 여름철 들뜸을 뒤로하고 깊은 산골의 고적한 느낌을 만끽할 수 있는 여행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매년 선정하는 명품마을 후보지 4곳 중 한 곳으로 골뫼골을 선정했다.

 

전형적인 산골마을인 골뫼골 인근에는 주변을 돌아보는 탐방로 4.7가 마련되어 있다. 덕주사~덕주골상가~덕주교(0.3), 덕주교~덕주산성(남문)~사자빈신사지석탑(0.7), 사자빈신사지석탑~동산천~골뫼골(3.0), 동산천~망개나무자생지(0.7) 4개 구간이다.

 

골뫼골 마을은 송계계곡으로 연결되는 지천인 동산천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면 나온다. 작은 계곡을 따라 이어진 산길로 접어들면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마치 딴 세상에 온 듯한 느낌이다. 멀리 북바위산(772m)과 용마산(687m)이 하늘의 지붕처럼 바라보인다. 골뫼골에는 한때 초등학교까지 있었으나 지금은 주민이 10가구 남짓 남아 있는 오지다. 주민들은 월악의 특산물인 빨간 양파를 비롯, 표고·송이버섯, 더덕, 사과 등으로 생계를 꾸린다. 마을로 가는 길 도중에 망개나무(천연기념물 94) 자생지로 가는 샛길이 나온다.

 

덕주산성(德周山城) 남문은 송계 8경 중 하나인 망폭대 옆에 자리하고 있다. 산성은 통일신라 시대 때 중원 지역을 지키기 위해 돌로 쌓은 것으로, 전략적 요충지인 문경과 충주를 연결하는 길을 가로막고 있다. 당시 둘레가 10에 이르렀다고 하나 지금은 성벽은 거의 무너졌고 조선시대 때 세운 남문·동문·북문은 성문이 남아 있다. 마애태자의 동생 덕주공주가 세웠다는 덕주사는 송계계곡으로 이어지는 덕주골을 따라 올라가면 된다.

 

덕주골 입구의 바위 계곡 양쪽에 쌓은 덕주산성 동문은 덕주사를 지켜주는 수문장 역할을 하고 있다. 덕주사에서 산길로 방향으로 잡으면 마애불960헬기장영봉능선갈림길신록사로 가는 산행 코스다. 절에서 1.5정도 올라가면 월악산 중턱 바위에 새겨져 있는 높이 13m의 덕주사 마애석불(보물 406)을 만날 수 있다.

 

송계계곡을 쭉 따라 올라가면 절터인 미륵리사지가 나온다. 고려 초기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인공으로 쌓은 석굴식 법당 중앙에 있는 석불 입상이 특이하다. 절터에서 산길로 방향을 틀면 하늘재다. 충북 충주와 문경을 잇는 하늘재는 백두대간에서 가장 먼저 열린 고갯길이라는 기록이 있다.

 

산맥·호수 함께 즐기는 충주호 드라이브 코스

 

월악산을 내려오면 바로 충주호다. 충주호 도로는 산맥 깊숙이 들어온 호수의 진초록 물을 만날 수 있는 일품 드라이브 코스다. 급커브길이 많아 운전에 조심해야 한다. 송계계곡으로 내려와 충주호와 만나는 지점에서 좌회전해 조금 달리면 월악선착장을 지나 월악도토리묵밥집(010-6664-6234)이 나온다. 이 음식점 2층 옥상에 마련된 전망대는 충주호와 월악산을 한꺼번에 바라볼 수 있는 명소다. 충주댐을 만들면서 깎아지른 산들이 물에 잠기자 몇몇 봉우리는 호수 중간에 섬이 되었다. 이곳 전망대에서 바라본 월악산 정상은 여자가 머리를 풀어헤치고 하늘을 향해 누워있는 모습을 하고 있어 예전부터 음기(陰氣)가 서린 산이라고 여겨졌다. 이 산을 달래기 위해 송계 덕주사에 남근석(男根石) 3개를 세워놓았는데, 일제시대 때 윗부분이 잘렸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해질녘 충주호에 옅은 안개가 내리자 저 멀리 월악도 구름 속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막바지 여름 햇살이 사라진 자리에 산과 호수가 빛을 바꾸기 시작했다. 가을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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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거리

송어 비빔회는 고기의 육질과 신선도가 뛰어나며, 민물고기의 담백한 맛을 즐길 수 있다. 고추장과 다진 마늘, 콩가루를 넣고 각종 야채와 함께 비비면 새콤달콤한 특유의 맛으로 입맛을 돋운다. 해발 700m 고랭지에서 생산되는 더덕은 단단하며 맛과 고유의 향이 뛰어나다. 더덕구이가 맛있다.

 

월악산국립공원사무소

(043)653-3253

 

최홍렬 기자 / 입력 : 2011.09.01 09:07

 

※ 2011년 국립공원 명품마을 지원사업 대상지

마을명

마을현황

한려해상국립공원

내도 마을

- 위치: 경남 거제시 일운면 와현리

- 주민: 12가구 18

- 주요 소득원 : 어업

덕유산국립공원

구산 마을

- 위치: 전북 무주군 설천면 두길리

- 주민: 44가구 80

- 특산품: 산머루, 옥수수, 능이버섯,산양삼, 오미자, 고추, 한과, 된장, 한봉 등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청산도 상서마을

- 위치: 전남 완도군 청산면 상서리

- 주민: 31가구 65

- 2010년 환경부 지정 자연생태 우수마을

월악산국립공원

골뫼골 마을

- 위치: 충북 한수면 송계리

- 주민: 31가구 69

- 특산품: 표고버섯, 송이버섯, 산나물, 더덕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