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양식/시사,칼럼

다음, 네이트 업무 제휴

풍월 사선암 2011. 4. 15. 16:46

"네이버, 이젠 각오해" 2(다음)3(네이트)이 손을 잡았다

 

블로그·카페 등 콘텐츠 상호 개방, 검색광고도 공동 판매·운영키로

"NHN 독식 제동포털시장 요동"

 

국내 최대 인터넷 포털인 네이버의 독주를 막기 위해 2~3위 사이트인 다음과 네이트가 손을 잡았다.

 

다음을 운영하는 다음커뮤니케이션과 네이트·싸이월드 서비스로 잘 알려진 SK커뮤니케이션즈는 14일 콘텐츠와 광고영업 분야에서 포괄적인 업무 제휴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고 밝혔다. 두 회사가 전격적으로 '타도! 네이버'의 깃발을 들면서 포털업계의 '3' 구도와 네이버가 거의 독점해온 온라인 광고시장에 큰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공룡 포털 네이버 독주 막아라"

 

두 회사는 오는 6월부터 블로그·카페·동영상 등 각자의 콘텐츠를 상대방 사이트에서도 쉽게 이용할 수 있게 개방하기로 결정했다. 그 동안 국내 포털은 이용자들이 자신의 사이트 안에서만 콘텐츠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폐쇄적인 구조를 고수해왔다. 주요 포털이 서로의 콘텐츠를 개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3300만명에 이르는 네이트 메신저 이용자를 갖고 있으며, 싸이월드 미니홈피 서비스도 하고 있다. 다음은 이메일·카페·뉴스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서로가 강점을 갖고 있는 서비스를 연계해서 부족함을 채우면 상호 윈·윈할 수 있다는 것이 양측의 판단이다.

 

이용자들은 다음이나 네이트 사이트를 번갈아 찾아다닐 필요없이 한쪽에만 접속해도 다른 사이트의 서비스를 편리하게 즐길 수 있게 된다. 다음 카페나 블로그에 올라온 글을 싸이월드 친구에게 보여주거나 자신의 미니홈피에 올라온 새 글과 사진도 다음 사이트에서 볼 수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 주형철 대표는 "한국 인터넷산업의 두 간판 기업이 협력해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다음 최세훈 대표도 "이번 제휴를 통해 양사의 경쟁력과 시장 지배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온라인 광고시장 재편 예고

 

현재 포털의 주수입원은 검색광고다. 검색창에서 '꽃배달'이란 단어를 검색하면 화면 위쪽에는 미리 광고료를 지급한 꽃배달 업체들이 먼저 나타난다. 실제 검색결과는 그 아래쪽에 보인다. 광고 사이트를 누르면 일정액의 광고료가 빠져나가는 것이 검색광고 시스템이다.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은 온라인 광고시장을 거의 독식해 왔다. 작년 12000억원으로 추정되는 검색광고시장에서 절반이 넘는 7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광고대행사를 쓰지 않고 직접 영업에 나서 1조원 이상 수입을 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자체 온라인 광고대행사에 수백여명의 인력을 이미 확충했다. 1월 네이버의 광고주로 등록한 회사는 전달보다 28%가 늘어났다.

 

'광고 쏠림'현상에 위기를 느낀 다음과 SK커뮤니케이션즈는 온라인 광고영업에서도 협력해 NHN의 독주에 제동을 걸기로 했다. 이들은 검색광고를 공동으로 판매하고 운영할 계획이다. 다음이 수주한 온라인 광고를 네이트에도 싣는 식이다. 두 사이트 어디에서 특정 단어를 검색해도 같은 광고가 뜨는 것이다. 두 회사는 NHN을 제외한 야후 등 다른 사이트와도 제휴를 확대해 '()NHN' 연합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포털업계 인수·합병 바람 불까

 

광고주 입장에서도 2~3위 사업자의 연합으로 시장점유율 30%에 해당하는 대항 채널이 생긴 것이 유리하다. 협상력이 약한 중소형 광고대행사와 광고주들은 NHN이 광고 단가를 계속 올려도 어쩔 수 없이 끌려가야 했다. 이제는 협상할 때 조건이 맞지 않으면 비교적 광고 단가가 싼 다음과 네이트에 함께 광고를 싣는 선택을 할 수 있다.

 

온라인 광고대행사 오버추어코리아의 박해동 부장은 "한 회사가 점유율을 독식하는 것은 시장 자체에 좋지 않다"면서 "광고주들에게도 이번 다음과 네이트의 제휴가 긍정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NHN측은 "네이버 광고에 대한 만족도가 높기 때문에 경쟁사들의 제휴가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희섭 기자 fireman@chosun.com  / 2011.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