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월의 쉼터/MBC사우회

<雜記> 만만한게 홍어 X 이라

풍월 사선암 2010. 10. 20. 11:06

 

<雜記> 만만한게 홍어 X 이라

 

우리들이 대화를 하다 " 만만한게 홍어 X 이냐." 라 한다.

왜 홍어 X 이 그렇게 푸대접 받았나 알아보니 그 유래가 이러하더이다.

 

첫째 : 홍어는 수컷보다 암컷이 크고 맛이 좋아 가격이 더 나간다.

그 때문에 홍어를 팔 때 수컷의 생식기를 잘라내 버리고 홍어를 반으로 가르던가 토막을 내서 암컷인양 비싸게 파는 경우가 있다.

 

두번째: 홍어X은 가시가 있어서 홍어조업을 할 때 그물이 찢어지고 해서 수컷홍어는 잡히는 즉시 어부들이 그물을 보호하기 위해 생식기를 잘라버린다는 설이 있다.

 

 

그래서 홍어 거시기가 괄시를 받았던 모양이다. 나도 홍어라 하면 질겁을 했던 적이 있었다. 오래전 아들혼사 시에 목포에 사는 아는 분이 결혼피로연 때 먹으라고 홍어 두마리를 항공편으로 보내 왔었다. 어떤 것인가 궁금해서 포장된 상자 뚜껑을 여니 비린내가 확 풍겨 나오는 것이었다.

 

그때 우리 집에서는 이놈들을 요리할 사람이 없었다. 동네 일식집에 가서 수고비를 줄 테니 먹을 수 있게 회를 떠 달라고 했다. 거기다가 한 마리는 그냥 주겠다하니 좋아라 하는 것이었다. 홍어 한 마리의 량(量)도 생각보다 많았다.

 

그 걸 집 냉장고에 넣어 놨는데 처음에는 생선비린내가 나던 게 슬슬 고약한 냄새를 풍기기 시작하다가는 집안 구석구석까지 그 냄새로 가득차는 것이었다. 보내 온 성의 때문에 억지로 먹긴 먹었는데 이번에는 입천장이 허물허물 터지는 것이었다. 그 뒤 홍어라 하면 멀리했는데 그때 그 홍어가 바로 흑산도 산이고 값도 엄청나게 비싸다는 말을 듣고는 홍어에 대한 입맛이 다시 돋는 것이었다.

 

요즈음 동창들과 등산을 하게 되면 한 친구가 매번 홍어를 가져온다. 삼합을 만들어 막걸리를 마시면 세상사는 맛이난다. 그 홍어가 흑산도 것이 아니고 칠레산 이라는 것이다.

 

역시 홍어는 만만한 X이란 생각이 들었었다. 그런데 칠레는 만만한 X이 아니었다.

칠레가 지구 어느 구석에 처박혀 있는 질 잘 몰랐다가 지난주에 확실히 알게 되었다.

 

69일간 매몰 되었던 광부 33명을 구출하는 CNN 방송을 시청하며 그렇게 됐다.

 

CNN은 'Rescue' 와 'Free'란 말을 섞어가며 'Deep Love'를 연출해 내는 게 너무나 감동적이었다. 어떤 이는 "나는 지하에서 神 과 惡魔와 함께 있었다. 神이 나의 손을 잡아 주었다." 했고 또 한사람은 " 지하에서 흰 나비가 보였다. 그것을 보고 나는 구출되리라는 믿음은 갖게 되었었다."

 

우리나라가 동방예의지국으로 알고 있었는데 칠레는 남미예의지국이었다. 매몰된 광부들을 구출하는 순서를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맨 먼저 나온 사람은 동생과 함께 매몰 되었던 형이었다. 빠른 순서에 끼었던 사람 중 한명은 칠레인이 아닌 볼리비아 사람이었다. 구출 순서를 어떻게 정했는지 잘도 짜여져 있었다.

 

아데나워 유머이다.

 

정치인, 신부, 학생이 한 비행기를 탔었다.

비행 중 조종사가 탈이나 더 이상 비행기를 조종 할 수 없음을 세 사람에게 알렸다.

비행기에는 낙하산이 두개 밖에 없었다.

그걸 안 정치인이 자기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 할 일이 많다며

낙하산을 얼른 갖고 비행기에서 뛰어내렸다.

 

신부와 학생은 하나 밖에 남지않은 낙하산을 서로 상대에게 양보하려 했었다.

신부의 간곡한 설득으로 학생이 낙하산을 타고 내리기로 되었었다.

 

학생은 자기의 배낭을 챙겨가지고 낙하하려는데 배낭이 안 보였다.

정치인이 학생의 배낭을 낙하산인 줄 알고 갖고 뛰어 내렸던 것이다.

 

여의도 국회의사당이 어쩌다 매몰 되면 어떻게 될까?

착하디착한 국민들은 구조 갶술을 만들어 지하로 내려 보내겠지.

그런데도 매몰된 국회의원들이 통 올라오지를 않는 것이다.

그 캄캄한 지하에서 서로 먼저 나가야 한다며 싸움질 하느라 그렇게 된다.

 

밖에 있는 일부 국민들도 자기네가 선호하는 국회의원이 먼저 구출 되어야 한다고

아우성 칠 때 이런 소리가 들릴 것이다.

 

"그 것들 거기 있게 그냥 내버려 둬요." 하는 소리.

 혹 댁에서 그렇게 외칠 건 아니유?

 

나이 들며 '홍어 X은 되지 말아야 하는 것 아시지요.

 

<BelLee 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