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월의 쉼터/MBC사우회

<雜記> 洋담배 피워 물고

풍월 사선암 2009. 10. 7. 10:38

 

洋담배 피워 물고


가수 박인희가 곱게 부르는 '모닥불'이란 노래에 "모닥불 피워 놓고, 마주 앉아서 우리들의 이야기는 끝이 없어라...." 하는 가사가 있다.


우리들 MBC에 입사해서 수습의 멍에를 메고 있을 때 우리 선배님들은 후배들을 끔찍이도 사랑 해주었다.


퇴근 할 때쯤 되면 " 야, 늬들 퇴근 하지 말고 남아 있어!" 하는 명령이 떨어지는 것이었다. 그 명령은 뻔 했다. 함께 술 마시러 가는 일이었다.

가는 곳은 삼일빌딩 건너편에 있었떤 '청계집'이나 '대련옥'이었다.


퇴근 후 거기에 가면 MB氏들이 여기저기 떼를 지어 주거니 받거니 얼씨구 좋다 하며  'MBC 밤'을 펼치는 것이었다.


술만 마시는게 아니라 어지간히 담배들도 피워 쌌었다.

거의가 다 피웠다.


안 피우던 사람도 술 몇 잔을 들이키면  담배를 피웠다.

담배인심이 후해서 모르는 옆 사람에게도 담배를 권하던 시절.


우리나라 남자들이 담배를 그렇게 많이 피우는 건 순전히 軍 때문이다.

군에 입대하면 모두에게 화랑담배를 주었다.

담배를 피우는지 안 피우는지 묻지도 않고.... 나도 군에서 담배를 배웠다.


지금은 하늘나라에 계신  崔DH선배님이 우리들에게 술을  자주 사주었다.

그는 줄 담배를 하셨고 우리들이 선배님 앞에서 담배 피우기를 쑥스러워 하면


" 야, 피워!"하시며 담배를 권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담배는 양담배였다.

그 당시 양담배를 피우다 적발되면 해직도 되던 때 옅다.


그런데도 최선배님은 롱싸이즈 빨강곽의  팔말을 내 놓고 피웠었다.


우리들이 걱정스레 쳐다보면 " 야, 걱정들이랑 말어."하고는

양답배 피우다 적발 되었던 이야기를 들려 주는 것이었다.


최선배가 무교동에서 한잔하고 집으로 가려고 차를 기다리며 

담배를 피우고 있었는데 딱 걸린 것이었다.


밤이라 괜찮을 줄 알았는데 양담배는 불꽃이 국산과 달랐단다.


그때는  술집에서는 양담배를 오가며 파는 사람들이 있었고

최선배도 그들에서 사서 피우다 남은게 주머니에 있어 꼼작 할 수가 없었단다.


난감 했었다고.


직장에서 모가지는 면해야 해서 단속반원들을 데리고  시청앞에 있는

중국집 '大麗島'로 무조건 들어갔었겠다.


그리고서는 청요리를 푸짐하게 시키고 백알도 곁 들였다는 것이었다. 

주머니가 텅 비어 있었는데도 죽기 아니면 살기로 그렇게 했었다는 것이었다.


그 때는 신용카드 같은 것도 없을 때 였다.


단속반에게 먹이는 것만으로는 안 되고 돈도 줘야 했는데  돈이 있어야지...


단속반에게 집에다  전화 좀 걸고 오겠다고 양해를 구하고  전화가 있는

카운터로 갔다.


사실 집에는 전화도 없었고 단골 약국에 전화를 해 마누라와 연결을 부탁하려

했었던 것이다.


그런데 딴 생각이 들었다.( 이대로 도망치자.)

그는 하늘아 날 살려라 하고 삼십육개 줄행랑 쳤던 것이다.


그 얘기를 들은 한바탕 웃어 제겼다.


단속반들이 비싼 음식 값 내며  "씨발 놈, 어디로 도망 쳤어...응.." 하며

분통을 터뜨리는 단속반원들의 모습이 떠올라서. <- BelLee님의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