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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의 핵 ’EMP’ 무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풍월 사선암 2009. 7. 1. 08:43

 북한군의 핵 ’EMP’ 무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2009년 1월 27일, 국방과학연구소는 4년 간 62억 6천만원을 투자해 2015년까지 EMP탄을 개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대한민국의 EMP 개발은 자랑스러운 일이지만, 북한의 핵개발을 막지 못한다면 북한군은 단 한발로 대한민국 군사시스템 전체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핵 EMP무기’를 보유하게 될 것이다. 지금부터 북한이 선택할 수 있는 최악의 무기인 핵 EMP 무기의 특성 및 그 방어대책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남북한의 EMP 무기경쟁

EMP무기란 강력한 EMP(Electro magnetic Pulse : 전자기 펄스)를 인공적으로 발생시켜, 전기를 사용하는 모든 종류의 전자기기를 파괴시키거나 간섭하는 무기시스템이다. 현대전은 모두 전자산업에 기반한 통신·무장시스템으로 진행되는 만큼, 강력한 EMP무기를 획득하면 적의 지휘체계 및 무기체계에 치명적인 공격을 가할 수 있다. 때문에 북한 역시 1990년대 중반부터 통상적인 EMP 무기 개발을 시작하였으나, 부족한 기술력과 경제력 등의 문제로 인해 그 개발과 양산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2006년 10월 9일, 단 한방으로 수도권 주변 170km거리의 모든 군사용 전자, 통신시스템을 파괴할 수 있는 최강의 ‘EMP 무기’를 손에 넣게 되었다. 바로 ‘핵무기’이다.


첫 번째, 핵무기로 시작된 EMP 무기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하자 한국군의 군사기술 전문가들은 바싹 긴장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해 휴전선 방어선에 직경 30km의 구멍을 뚫는다던가, 혹은 서울에 핵무기를 발사해 200만의 시민을 몰살시킨다는 시나리오는 사실 전문가들의 입장에서는 흥밋거리도 못되었다.


휴선전에서 핵무기를 터트리면 당장 방사능 보호능력이 떨어지는 북한군의 공격이 막히게 되고, 서울시민 200만이 죽으면 평양이 지도상에 사라질 것이다. 설사 미국의 핵보복을 피한다고 해도 전쟁에 승리해서 얻는 이익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군의 전문가들은 다른 질문을 제기하였다. 단 한 명의 인명피해 없이 한국군이 20년 동안 축적해온 최신무기와 지휘통신체계를 단번에 고철로 만들 수 있다면?  


◆ 핵무기로 출발한 EMP 무기

영화 메트릭스부터 시작해 카지노를 털기 위하여 EMP 무기를 사용한다는 영화 오션스 13까지, 이제 EMP 무기는 아주 흔한 대상이 돼버렸다. 그러나 사실 EMP 무기는 의도적이지 않은, 우연한 발견을 통해 발견됐다.

 

▲ 핵무기 폭발장면이다. 핵 EMP는 핵무기를 80km이상 고고도에서 폭발시켜 단 한 명의 인명피해 없이

EMP에너지로 적의 군사지휘시설을 붕괴시키는 무기이다.


1962년 7월 9일, 미 해군은 태평양의 Johnston섬 상공의 고고도에서 TNT 140만톤 위력의 핵무기를 터트리는 핵실험을 실시했다. 그 후의 결과는 완전히 예측을 벗어난 것이었다. 폭발장소에서 800km 떨어진 곳의 관측장비가 모두 터져버렸고, 시험지역에서 1,300km나 떨어진 미군 전자통신 감시지휘시스템까지 망가진 것이다. 여기까지는 어떻게든 감내할 수 있었지만, 1,500km 떨어진 하와이의 신호등, 라디오, 텔레비전, 전기안전 휴즈 등이 일제히 고장을 일으켜 대규모 소요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이런 재난이 발생하는 것인가?


미군 조사팀은 이 사건을 조사한 후 그 원흉은 바로 핵폭발으로 일어난 고성능 전자기 펄스(EMP)라는 사실을 알게됐다. 동시에 핵무기를 이용해 적의 지휘통신 및 전자기기를 한 방에 무력화시킨다는 이른 바 ‘핵 EMP 무기’ 개념이 탄생하기에 이른다.


◆ 핵 EMP 무기의 등장

지금부터 골치 아픈 이야기가 시작될 것이다. 1925년 미국의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콤프턴(Arthur Holly Compton, 1892~1962)교수는 고 에너지 상태의 광자나 감마선과 같은 에너지가 낮은 단위의 원자핵과 충돌하면 전자가 방출된다는 이른 바 ‘콤프턴 효과(Compton Effect)’를 발견하게 된다. 문제는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감마선 발생장치’가 바로 ‘핵무기’라는 점으로, 핵무기는 폭발하면서 발생하는 에너지의 3.5%를 감마선으로 바꿔 분출시키는데, 이때 분출된 감마선이 낮은 단위의 원자핵인 공기분자와 충돌하면 곧바로 고에너지 전자를 방출하게 된다.


방출된 ‘고에너지 전자’는 ‘지구자기장’의 영향으로 인해 싸이클로트론(큰 물결형의 진동)운동을 시행하면서 강력한 EMP(전자기펄스파)를 광범위한 지역에서 발생시켜 지구상의 전자기기에 파괴 및 장애를 일으킨다. 즉 지구자기장이라는 물결에 핵무기라는 돌을 던져 만들어낸 물결이 바로 지구적인 EMP의 발생인 것이다.

 

▲ 미 하원에 보고된 구소련의 핵 EMP 무기 위협도다. 미국 중앙부 고도 400km에서 핵무기를 폭발시키면

미국전체가 그 영향권에 들어간다는 것을 표시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경악하게 된다. 구소련이 전략잠수함을 미국 근해까지 근접시킨 이후, 핵 탑재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미국 중앙부 고도 400km에서 폭발시키면, 이때 발생하는 EMP(전자기 펄스)로 인해 미국 전역의 모든 군사통신시스템이 붕괴되고, 미국사회가 1920년대로 회귀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이에 미국은 곧바로 대잠방어능력을 강화함과 동시에, 지휘시스템 붕괴 시에도 핵 보복이 가능하도록 클린턴 정부가 들어서기까지 미 해군의 모든 전략핵 탑재 잠수함에게 본토의 지령 없이도 스스로 핵무기를 발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였다. 영화 ‘크림슨 타이드’는 바로 핵 EMP무기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다.


◆ 대한민국 국방부의 경악과 대책

북한의 핵무기 시험사실에 눈 하나 깜짝하지 않던 국방부의 고급 지휘관들. 하지만 북한의 핵무기가 ‘비살상형 EMP’ 무기로 사용되어져, 단 한방으로 수도권의 모든 전자기기를 파괴시킬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핵무기가 EMP무기로 사용돼 대한민국 정부와 국방체계가 붕괴된 시기를 노려 재빨리 북한군이 남침해 서울을 점령하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는 없기 때문이었다.


현재 대한민국은 핵무기로 공격당하면 미국이 이를 대신하여 핵으로 보복한다는 이른 바 ‘핵우산’이 제공되는 국가이다. 그러나 핵무기가 단 한명의 인명살상 없이 전술용으로 전자기기 파괴에 사용된다면, 사실 미국이 개입할 여지는 매우 줄어들게 된다.


이런 사실에 놀란 국방부는 곧이어 EMP 무기에 대한 방어시스템 개발을 적극 시작해, 러시아에 제공을 요청한 10대 군사기술 중에도 ‘EMP 무기 방어기술’이 들어가 있었으며, 현재 OO급 이상의 지휘벙커와 전략 통신장비에 대한 핵 EMP 방어시설 공사를 하나씩 진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동시에 EMP 무기의 위력과 독특한 정치적 매력, 즉 인명피해 없이 상대방의 지휘통신 및 전투장비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 받아들여져, 현재의 남북한의 대립과 같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사용하고자 적극적으로 비핵 EMP무기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두 번째, 북한 핵 EMP무기의 효과

북한의 핵실험 이후, 국방부는 원자력 연구소를 통하여, 북한의 핵무기가 EMP 무기로 사용되어졌을 때의 효과와 피해범위에 대한 연구를 의뢰했다. 이에 ‘원자력 연구소’는 고고도 핵폭발에 수반되는 전자발생과 전자파발생을 ‘연필심모형’으로 모사해, 핵 전자펄스 발생을 예측하는 전산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여기에 관련된 논문이 제15차 지상무기 학술대회에 ‘고고도 핵전자기펄스 선원의 지자기 영향’이란 이름으로 개제되었으므로, 본지는 원자력 연구소가 평가한 북한 핵 EMP무기의 효과 부분을 정리해 기술해 보려한다.

 

▲ 원자력 연구소가 서울 상공 100km에서 10kt(킬로톤)급 핵무기가 폭발했을 때 발생하는

EMP 전자기파 수준을 시뮬레이션 한 자료이다.

폭발지점에서 남쪽 방향을 향해 최대 170km 떨어진 곳까지 영향을 미침을 알 수 있다.


◆ 한반도의 지구 자기장 특성

앞서 언급했듯, 핵무기를 이용한 EMP 무기는 지구 자기장의 영향을 받는다. 지구는 거대한 자석이므로 언제나 주변에는 자기장이 흐르고 있는데, 핵 EMP 무기는 지구 자기장이란 거대한 호수에 돌(핵폭발)을 던져 파장(EMP)을 만드는 무기인 만큼, 당연히 지구 자기장의 특성에 따라 그 위력이 다르게 된다. 이에 원자력 연구소는 우리나라 상공의 지구 자기장 특성을 알기 위해 ‘WGS-84 지구모형’과 2005년 ‘NOAA모형’을 사용했다. 이를 통해 한반도 지구 자기장의 분포는 위도에 따라 다르나 2008년 1월 서울 상공을 기점으로 자기장의 강도는 0.508gauss이고 아래쪽으로 53.8도 기울어져 있음을 알게 됐다.


이것의 정확한 의미설명은 곤란한 만큼, 간단히 고고도에서 핵무기가 폭발해서 만들어진 EMP 에너지가 북쪽보다는 남쪽을 향해 퍼지도록 되어 있어, 그 만큼 북한의 핵무기 사용이 유리한 환경이 구축되어 있음을 보여주었다. 참고로 핵무기가 지상에서 80km이상의 우주에서 폭발할 경우, 핵무기에 의한 방사선이나 낙진의 영향은 무시해도 좋은 수준이 된다.


◆ 북한 강핵 EMP 무기의 위력

한반도의 지구 자기장 특성이 조사되자, 북한이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 ‘100kt(킬로톤)급 핵무기’를  북한에게 이상적인 위치인 ‘서울상공 100km’에서 폭발시키는 시뮬레이션이 수행되고 분석되었다. 그 결과, 폭발점을 중심으로 반경 170km까지 핵 전자펄스(EMP)의 영향이 미치며, 첨두 기전력은 지구 자기장과 감마선방향이 수직에 가깝게 되는 남쪽방향으로 향해 커지고, 최대기전력은 약 80kV/m로 핵폭발지점에서 반경 100km 부근의 남반부에서 최고수치가 되는 것으로 예측됐다.

 

▲ 북한 EMP 무기가 미치는 영향범위


간단히 해석하면, 서울상공 고도 100km에서 터진 100kt(킬로톤)급 핵무기는 서울 남방 170km거리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최대의 전자기출력이 발생하는 지점은 핵폭발지점에서 100km 떨어진 대전 정도의 위치에서 최대 ‘80kV/m’ 이나 되어, 보호받지 못하는 통상적인 전자장비는 파괴 및 고장을 일으키게 된다. 더욱 곤란했던 점은, 미국의 군사통신장비들과 미국의 규격으로 구축된 한국군의 지휘시스템들은 나름대로 핵 EMP 무기에 대응하여 ‘50kV/m’급의 전자기파 출력에 노출되어도 고장이 일어나지 않도록 보호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50kV/m’이란 수치는, 구소련이 미국 중앙부 고도 400km에서 핵무기를 터트렸을 발생하는 전자기파 출력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북한이 우리나라 실정에 맞춰 보다 낮은 100km고도에서 핵무기를 폭발시키면 미국기준보다 60%이상 높은 80kV/m의 전자기파 출력이 발생하게 된다. 이는 핵 EMP무기에 대응하도록 만들어진 미국규격의 통신장비가 한반도에서는 맥을 추지 못하며, 국내에서 EMP 방어시스템을 개발할 때는 한반도 상황에 맞춰 ‘80kV/m’급의 전자기파 출력에 대응하도록 개발해야함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핵 EMP 무기에 대한 대응책은?

사실 뾰족한 방법이 없다. 북한은 핵무기는 물론, 이를 한반도 상공 100km에서 폭발시킬 수 있는 수준의 노동이나 대포동 로켓발사체를 보유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응을 해야 했으므로 국방과학연구소는 2007년 10월부터 고고도 핵폭발에 의해 생성되는 HEMP(High Altitude Electromagnetic Pulse : 고고도 EMP)무기에 대응할 수 있는 방어시설 개발계획에 착수하였다.

 

▲  북한의 핵 EMP 무기 방어를 위해 현재 국내에서 개발되고 있는 EMP 방어용 시설의 개념도이다.


본 계획에 따라 만들어진 EMP 차폐기술을 이용해, 핵심적인 군의 지휘통제 벙커를 개조하는 공사가 2008년부터 본격화되어 현재 계속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EMP장비에 대한 방어는 너무나 엄청난 비용이 소요되고, 그 효과도 정확히 검증하기 어려워 북한이 핵 EMP 탑재형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 이를 요격하거나, 발사전에 파괴하기 위한 여러 계획이 마련되어만 했다.


문제는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핵무기는 당연히 발사 전까지 강력히 보호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EMP무기를 통해 만들어진 전자파는 전력공급선, 통신케이블, 공기정화용 통로, 빈 공간 등을 통해 침입해 들어가므로 사실상의 이것의 방어는 매우 곤란하다. 이들 특성을 이용, 보호용 벙커속에 있는 탄도미사일과 핵무기를 파괴시키기 위해 비핵형 EMP무기를 사용하는 방안이 미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논의되고 있다. 즉 EMP 무기의 최대적은 바로 EMP 무기인 것이다.


정리하며...

지금까지 북한의 핵 EMP 무기를 간략히 설명하였다. 핵 EMP 무기는 큰 위협으로 받아들여져 현재 군과 관련된 기관에서 수많은 연구결과와 대책이 나오고 있지만 국내 언론의 보도는 매우 미약한 형편이다. 이에 주위를 환기하고자 관련기사를 준비해 보았다.


기사제공= 월간 밀리터리 리뷰 2009년 3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