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애송시

기다림의 나무 / 이정하

풍월 사선암 2008. 12. 6. 17:14

 

 

기다림의 나무 / 이정하


내가 한 그루 나무였을 때

나를 흔들고 지나가는

그대는 바람이였네


세월은 덧없이 흘러

그대 얼굴이 잊혀 갈 때쯤

그대 떠나간 자리에 나는

한 그루 나무가 되어 그대를 기다리리


눈이 내리면

늘 빈약한 가슴으로 다가오는 그대

잊혀진 추억들이

눈발 속에 흩날려도

아직은 황량한 그곳에 홀로 서서

잠 못 들던 숱한 밤의 노래를 부르리라


기다리지 않아도

찾아오는 어둠 속에

서글펐던 지난날의 노래를 부르리라


내가 한 그루 나무였을 때

나를 흔들고 지나간

그대는 바람이었네

 


Shepherd Moons 1991 All Track... E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