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생활글

7공주의 어머니

풍월 사선암 2008. 10. 12.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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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공주의 어머니

(최우수상에 당첨된 글입니다.)

 

먹고 사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너무나 힘들었을 나의 어머니에겐

아들 없는 딸 부잣집의 어머니라는

또 하나의 힘든 고통이 있었습니다.


우리 자매가 모두 일곱.

어머니 탓도 딸들의 탓도 아닌데

왜 모두가 어머니 탓이 되어버렸는지...


명절이면 큰집에 다녀오셔서

아들 없는 설움을 당했다며

온 집안을 공포로 몰아 넣으셨던 아버지.


모처럼 맛있는 음식이 많아 신이 난

우리 어린 딸들은 몇 시간씩

아버지의 신세 한탄을 들어야 했습니다.


그런 딸들이 안쓰러워 한마디 거드셨다가

당신이 정성스럽게 차려놓은 음식들을

뒤집어쓰시며 우시던 나의 어머니!


언니들 한 명 한 명 취직 때가 되어

서울로 올려 보낼 때마다

밭에 나가 훌쩍훌쩍 우시고

제짝 찾아 한 명 한 명 결혼 할 때마다

눈물을 삼키시던 어머니.


언제 어머니의 눈에

눈물이 마를 수 있을까요?


자식만 바라보며 사시던 어머니가

자식을 보낼 때의 심정은

속에 있는 장기가 하나씩 떨어져 나가는

아픔과 허전함이 아닐런지...


그런데 이 못난 딸은 중국에 와서

전화로 명절 인사를 드린지도 3년이 되었네요.

가까운 나라임에도 일 년에 한번 찾아뵙기가

왜 이리 힘든지요.


지난 번 헤어질 때,

여전히 눈물을 감추시던

어머니의 모습이 떠올라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이번 명절에도 시집 안간 딸들

내려와서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짧은 연휴라 내려오지 못한 딸들 몫까지

바리바리 싸주실 생각으로

싱글벙글 행복함으로 음식을 장만하셨을

우리 어머니...


이제 울지 마세요.

7공주의 어머니였던 그 설움 다 잊으시고

다른 어머니보다 7배 더 환한 웃음·

지으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어머니! ♡


- han-40 (새벽편지 가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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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기만 해도 절절이 가슴을 저미게 하는

그 이름 어머니...


감사하고 사랑하는 맘

한 가득하면서도...

효도하겠다는 다짐만

수없이 되뇌이고...


왜 아직 우리는

어머니 앞에서는 불효자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