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애송시

이젠 거두어 주십시오, 호국의 6월에 - 강태민

풍월 사선암 2008. 9. 23. 08:02




 

이젠 거두어 주십시오 - 강태민


아직 다 살아보지 못한 짧은 생

유창한 풍년의 가을 낙엽 같은 생애를

당신이 이젠 거두어 주십시오


당신을 위해 한없이 지새우던 불면의 밤도

부족한 면려의 가당치않은 수고도

가진 자의 쇠북을

아부로 피하려는 고단한 웃음도

이젠, 당신이 거두어 주십시오


참담한 고통의 수렁에

어림없는 용기로 버텨온 서글픈 생

풍요로운 가을마저 두려웠노라 겁을 내던

더 이상 성숙해질 수 없는

초라한 지성의 건방진 청탁을

당신이 이젠

거두어 주십시오


꿈꾸던 푸른 파도는 일찍이 없고

사막의 식은 모래알만 입안 가득하던 날

뜨겁던 첫여름의 기억은 이미 사라지고

닭 울던 새벽

서글픈 안개만 뿌려지던 날


진실은 언제나 어긋나기만 하고

오해엔 항상

압도되기만 하는

허기진 생의 졸렬한 청탁을

당신이,

당신이 이젠 거두어 주십시오


쓰라린 치욕

산산이 찢겨버린 자존심

진귀한 유황불에 나를 태우고 태워도

이 몸은

다 태우지 못한 분노뿐이니


낡아진 정렬에

허기진 사념만 가진 못난 생을

이젠  당신이

거두어 주십시오

 

 

호국의 6월에 - 강태민


우국의 일념으로 조국을 사랑하다

구국의 충정으로 산화한 영령이여

장렬한 호국 의지에

붉은 피는 뜨겁습니다


가신 임 영령 앞에 더워진 가슴마다

민족 혼 뜨거워져 결의를 다짐하니

우국의 젊은 겨레

아름답게 피어납니다


아침에 피어났던 깨끗한 무궁화꽃

격동을 헤치면서 목숨을 다했으니

그 모습 숭고했음에

조국의 땅 영원합니다.

 

 
Les Hommes(무명용사) - Sylvie Vartan

 

'행복의 정원 > 애송시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유화 - 김소월   (0) 2008.09.24
마흔 넷의 첫사랑 - 강태민  (0) 2008.09.23
가을 기도 / 하이네  (0) 2008.09.20
폭설(暴雪) - 오탁번 (낭송 이인철)  (0) 2008.09.19
가족 - 용혜원  (0) 2008.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