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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앞좌석이 빈 경우에도 주지 않는 것은 왜죠?

풍월 사선암 2008. 7. 29. 13:51

비행기 앞좌석이 빈 경우에도 주지 않는 것은 왜죠?

 

 

* 비행기 앞자리 좀 주세요 네?

 

항공 여행을 자주 한 분들이라면 탑승수속을 해서 좌석을 부여 받아 비행기에 직접 탑승해 보면 객실 앞쪽의 자리가 비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앞좌석을 주지 않는 경험이 있을 지 모르겠다.

 

비행기가 도착했을 때 남들보다 조금 빨리 내릴 수 있는 이점 말고는 그리 좋은 점이 없을 것 같은데도 일반적으로 앞좌석을 선호한다. 승객이 직원에게 요청하면 사실 거의 손님의 요구대로 좌석을 배정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서비스이나 그런일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불만을 살 때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게 손님의 희망대로 해 드리지 못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닐까?

항공기나 선박은 자동차나 철도 같은 육상교통 수단과는 달리 기체 또는 선체의 균형이 대단히 중요하다. 마치 나룻배에서 사람과 짐이 한쪽으로 몰리면 배가 기울어져 전복될 수도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 안전 운항의 필수 요소.

 

항공기의 전체 무게는 기체의 무게 외에도 승객, 승무원, 화물, 수하물, 연료, 기내식 및 기내용품 등이 모두 합쳐진 수치다. B747-400의 경우 앞뒤 길이만도 70미터가 넘는 데, 기내에서 이러한 무게들이 어느 곳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이루도록 무게 중심을 잡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항공기 전체의 무게 중심을 C.G(Center of Gravity)라고 한다. 이 무게 중심은 기종에 따라 제작사와 관련기관이 규정한 허용범위 내에 위치해야 한다. 적절한 무게 중심 유지를 위해 단체승객들은 일정구역 내에 함께 좌석배정을 받게 되며 항공기 내부에 좌석 여유가 생기는 경우에는 일부 특정구역의 좌석에 승객을 배정하지 않고 빈 자리로 두게 된다.

 

이때 승객의 무게는 화물중량까지 포함해 국내선은 성인을 67Kg, 국제선의 경우에는 76Kg으로 산정하며 유아는 모두 1인당 36킬로그램으로 산정한다. 또한 항공기 객실 아래에 있는 화물칸(Lower Deck)에서는 화물 컨테이너의 위치를 앞뒤 좌우로 조절하거나 경우에 따라 실을 수 있는 화물이 없어 여의치 않은 경우에는 납 덩어리(Ballast Lead)를 탑재해 무게 중심을 맞출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제대로 무게 중심 잡아야 안전한 운항이 가능.

 

항공기의 적절한 무게 중심을 유지하는 업무를 탑재관리(Load Control)라고 한다. 여객과 화물이 수속을 완료하는 시점에서 컴퓨터를 통해 좌석 배치와 화물 탑재 위치 등이 자동으로 고려돼 무게 중심을 구하며, 이 무게 중심이 운항에 적절한 위치에 와 있어야 비로소 운항 허가도 얻을 수 있다.

 

이처럼 탑재관리라는 업무를 통해 항공기의 적절한 무게 중심을 구하는데 승객의 수가 적거나 승객을 대신해 무게 중심을 조절할 화물이나 짐이 없을 경우에는 불가피하게 승객 좌석의 위치를 이용해 무게 중심을 잡게 된다.

 

 

* 앞뒤 균형을...

 

이 경우 손님이 항공기의 앞쪽 좌석을 원하는 경우에도 배정할 수 없는 사정이 생길 수 있게 된다. 사실 이럴 때는 좌석을 배정하는 직원들이 그런 사유를 잘 설명하고 납득하도록 해야 하나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게 사실이다. 좀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럼 배정받은 좌석과는 상관없이 기내에서 좌석을 옮겨 앉으면 되지 않을까?

 

물론 가능하다. 그러나 혹시 있을 지도 모르는 위험성에 대비하여 가능한 원래 배정받은 자리에 앉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항공기는 활주로에서 이륙할 때와 착륙할 때가 가장 중요하다. 위험성이 증가하고 이때 운항승무원들은 최대의 긴장상태에 빠지게 된다. 그래서 혹시 정 좌석을 바꿔 앉고 싶은 경우가 있다면 항공기가 이륙해서 정상궤도를 찾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 이후에 다른 자리에 옮겨 앉는 것은 어느정도 좋을 것 같다.

 

그런데 이것도 몇명 정도 괜찮은 거지 대규모 인원이 이동하는 것은 안전에 지장을 초래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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