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애송시

어매 - 한종남

풍월 사선암 2008. 7. 24. 12:16

 

어매 - 詩. 한 종 남


먼동이 트기도 전 어매는       

까치발 세우고 문턱을 넘어

문 밖 서성대던

별빛, 달빛 앞세우고

언 새벽의 길을 나서면


동짓달 매서운 바람은  

서러운 어매 가슴에

가난에 흐느끼는 울음이 되고

먼저 가신 아배 발자국 속에는

어매의 눈물만이 고인다


미나리꽝 움막 속엔   

사 남매 사랑을 다듬고

벌겋게 부어오른 손등은       

가난의 설움 눈물에 덧나

어매의 작아진 가슴에 한이 서린다


움츠러든 어매의 어깨너머로     

동짓달 찬 바람 스며들지만     

어매의 머리 위엔 사랑을 이고   

사랑가 부르며 돌아 오는 길


이제는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는

갈대가 되신 나의 어매야

당신의 사랑을 깨달았을때

당신은 황혼에 붉게 물들어 있었습니다

 


어머니 (대금명상)

 

 

어매 - 노래/나훈아, 무용/송경희(황기순 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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