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애송시

이별이 가슴 아픈 까닭 / 이해인

풍월 사선암 2008. 7. 22. 17:21

 

 

이별이 가슴 아픈 까닭 / 이해인


이별이 슬픈 건

헤어짐의 순간이 아닌

그 뒤에 찾아올

혼자만의 시간 때문이다


이별이 두려운 건

영영 남이 된다는 것이 아닌

그 너머에 깃든

그 사람의 여운 때문이다


이별이 괴로운 건

한 사람을 볼 수 없음이 아닌

온통 하나뿐인

그 사람에 대한 기억 때문이다


이별이 참기 어려운 건

한 사람을 그리워해야 함이 아닌

한번도 해보지 않았던

그 사람을 지워야 함 때문이다


이별이 아쉬운 건

한 사람을 곁에 둘 수 없음이 아닌

다시는 그 사람을 볼 수 없음 때문이다


이별이 후회스러운 건

한 사람을 떠나 보내서가 아닌

그 사람을 너무도 사랑했음 때문이다


이별이 가슴 아픈 건

사랑이 깨져버림이 아닌

한 사람을 두고두고

조금씩 잊어야 함 때문이다.

 

 

'행복의 정원 > 애송시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멀리 가는 물 - 도종환  (0) 2008.07.24
어매 - 한종남  (0) 2008.07.24
당신이 보고 싶을 땐 / 이해인  (0) 2008.07.20
고독 그 쓸쓸함에 대하여  (0) 2008.07.20
연꽃 / 레오나르도  (0) 2008.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