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애송시

어머니 - 이한수

풍월 사선암 2008. 3. 2. 17:58

 

어머니 - 글/이수한, 낭송/김혜숙


첫 닭 울음소리에 하루를 여시는 어머니

하얀 옥 사발에 첫 샘물 길어다가

장독대에 올리신 정안수에 그 의미를

그때는 몰랐습니다.


보릿고개 힘든 시절 당신의 밥그릇은

늘 우리 칠 남매의 것보다 적었습니다.

항상 밥맛이 없다시던 그 말씀

어머니는 늘 그러신 줄만 알았습니다.


시골 장날 시장 길에 고등어라도 사 오시는 날엔

비린내 그 맛이 싫으시다고

자식들 앞으로 밀치시고 나물이 좋다시던 어머니

그때는 정말 그러신 줄만 알았습니다.


그 고우시던 젊음을 자식들 위해 헌신하시고

힘없으신 육신에 치매가 웬 말입니까?

세상살이가 원망스러워 다 망각해 버리시고

철없는 어린 아이로 되돌아가신 어머니.


이 못난 자식은 사는 게 바쁘다고

그 흔한 효도관광 한번 못 시켜드렸는데

평생을 갚아도 못다 할 그 은혜는

억장이 무너지는 간절함만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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