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애송시

어떤 고백/ 오정자

풍월 사선암 2008. 2. 27. 14:16

   

어떤 고백 / 오정자


행복하냐고 묻지 마세요.

약간은 불행하게 살아도

괜찮다 하는 생각을 조금씩

굳히고 있던 참이에요.


나는 오래 전부터 내 깊은 곳에

보물창고가 있다는 낌새를 느꼈습니다


그 창고 속에 보물 상자가 즐비하게 있지요

휘황찬란한 단어들이 번쩍거려요

당신 가슴에 잘 감춰진 눈물처럼

보송보송하고 따스한 단어들이

서로 부딪치는 소리를 들어 보세요


저렇게 행복이란 저도 모르는 충돌 속에

깊숙이 숨겨져 있지 않습니까.

행복은 간단하지가 않아요.


행복이 그렇게 만만하다면

이 세상 누구도 다 골고루

행복할 수 있다는 말이잖아요

그러니 당신은 내게 행복하냐고 묻는 대신에

나를 그냥 오붓하게 안아만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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