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산책/우리음악

쑥대머리 / 안숙선

풍월 사선암 2008. 1. 15. 10:41

 

안숙선 - 쑥대머리

 

춘향가 중 쑥대머리


쑥대머리 귀신형용(鬼神形容),

적막옥방(寂寞獄房)의 찬자리에 생각난 것이 임뿐이라

보고지고 보고지고 한양낭군(漢陽郎君) 보고지고

오리정(五里亭) 정별후(情別後)로 일장서(一張書)를 내가 못봤으니

부모봉양(父母奉養) 글 공부에 겨를이 없어서 이러난가

여인신혼(宴爾新婚) 금슬우지(琴瑟友之) 나를 잊고 이러난가

계궁항아(桂宮恒娥) 추월(秋月)같이 번뜻 솟아서 비치고저

막왕막래(莫往莫來) 막혔으니, 앵무서(앵무새)를 내가 어이 보며

전전반측(輾轉反側)의 잠못 이루니 호접몽(胡蝶夢)을 어이 꿀수 있나

손가락의 피를 내여 사정(思情)으로 편지헐까

간장(肝腸)의 썩은 눈물로 님의 화상(畵像)을 그려볼까

이화일지춘대우(李花一枝春待雨)의 내 눈물을 뿌렸으니

야우문령단장성(夜雨門令斷腸聲)의 비만 와도 임의 생각

추우오동엽락시(秋雨梧桐葉落時)의 잎만 떨어져도 임의 생각

녹수부용(綠水芙蓉)의 연(蓮)캐는 채련녀(採蓮女)와

제룡망채엽(提籠忘採葉)의 뽕따는 여인네도

낭군 생각은 일반이라

옥문밖을 못나가니 뽕을 따고 연 캐겄나

내가 만일에 임을 못보고 옥중원귀(寃鬼)가 되거드면

무덤 근처 있난 독은 망부석(望夫石)이 될 것이요

무덤 앞에 섰난 남근(*나무는) 상사목(相思木)이 될 것이오

생전사후(生前死後)의 이 원통을 알어 줄 이가 뉘 있드란 말이냐

아무도 모르게 울음운다.


쑥대머리

판소리「춘향전」에서 옥에 갇힌 성춘향이 이도령을 그리며 부르는「쑥대머리」는 옥중 춘향이 머리가 쑥이 한길이나 자라 무성한 잎새처럼 난발한 모습을 표현한 말이며, 빼앗긴 조국의 명맥을 심정 속에 잇는 가요가 '봉선화'라면 창은「쑥대머리」다. 쑥대머리 귀신 형용 적막옥방 찬 자리에 생각나는 것이 님 뿐이라는 이 춘향가의 옥중가는 나라 빼앗긴 민족의 형용이요 심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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