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수'는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애정 영화로 시대를 불문하고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로버트 셔우드의 원작을 1931년 제임스 호웰 감독이 영화화하여 흥행에 실패한 작품을
1940년 머빈 르로이 감독(1900-1987)이 리메이크한 흑백영화이다.
원작은 원래 반전적 색채가 짙은 작품이었는데 그것을 희석시켜 전쟁으로 인한
비극보다는 주인공의 슬픈 사랑 쪽에 초점을 맞춰 애정 영화로 변화시켰다.
머빈 르로이 감독은 색다른 반전을 가미하여 도입부에 로이가 마스코트를 손에 쥐고
워털루 다리 위에 서서 슬픈 추억을 회상하는 장면은 원작에는 없는 것이다.
전쟁의 비극은 과감히 생략하고 연인들에게 있어서의 우연한 사건이 파국으로 향하는
과정을 강조한 멜로드라마로 만들었다.
'애수'는 사랑과 이별과 죽음이라는 멜로드라마가 갖추어야 할 모든 극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대히트를 기록했다.
현대 영화의 현란한 카메라 움직임에 길들여진 현대인들에게 고전적인 이 영화 '애수'는
다소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철저히 인물이 처한 상황에 따라 구성되어지는 화면들은 다른 잡념 없이 영화속에
빠져들게 하며 칼라영화가 결코 갖지 못하는 흑백영화만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영화의 성공은 청초한 아름다운 이미지의 비비안 리와 중후한 신사 로버트
테일러의 연기가 화면으로부터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비비안 리(1913-1967)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스칼렛 오하라 역의 히로인으로
강렬한 이미지를 풍겼으며 이듬해 이 영화 '애수'의 청순한 히로인으로 만인의 심금을
울렸다.
1939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1951년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을 수상한 불멸의 배우다. 로렌스 올리비에와의 정열적인 사랑으로 유명했으나 폐질환과
노이로제로 불운한 말년을 보낸 비운의 스타다.
그녀의 전성기 때에 뉴욕 타임즈에는 이런 기사가 실렸다.
'비비안 리 정도로 아름다운 미모를 가졌다면 연기력은 필요 없을 것이다.
또 그만큼 연기력이 뛰어나다면 아마 외모는 다음 문제가 아니겠는가?'라고...
로버트 테일러(1911-1969)는 수려한 용모와 핸섬한 인상으로 로맨틱한 애정 영화에서
주역을 맡은 미남배우였다.
1951년 이 영화의 머빈 르로이 감독의 '쿼바디스', 1953년 영국에서 제작한 '원탁의 기사'
등 많은 영화에 출연하였으며 특히 '애수'에서 우수에 젖은 명연기를 펼쳤다.
'애수'에서 극의 분위기를 살리는 'Auld Lang Syne'은 1788년 영국 스코틀랜드의 시인
로버트 번스가 작곡한 가곡이다.
곡명은 '그리운 옛날'이라는 뜻이며, 한국에서는 '석별'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다.
이 노래는 전세계적으로 이별할 때 불리고 있으나 내용은 다시 만났을 때의 기쁨을 노래 하고 있다.
"어릴 때 함께 자란 친구를 잊어서는 안돼.
어린시절에는 함께 데이지를 꺾고 시냇물에서 놀았지.
그후 오랜 동안 헤어져 있다 다시 만났네.
자아, 한 잔 하세."
하면서 다시 만 날 수 있게 되기를 빌며 헤어질 때 부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