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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터미널 인근 맛집, 호두과자만 먹고 오면 바보래요

풍월 사선암 2007. 10. 24. 08:50
천안 터미널 인근 맛집, 호두과자만 먹고 오면 바보래요

 

KTX로 30분, 전철로 1시간~1시간 20분. 천안은 최근 몇 년 사이 갤러리·대형 쇼핑몰 등이 들어오면서 숨가쁘게 변신해 왔다.  더욱이 서울과 수도권을 잇는 전철이 운행되면서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이제는 천안의 명물이 된 고속버스 터미널 옆에 위치한 푸른조각공원과 아라리오 갤러리는 꼭 한 번 가볼 만한 곳. 데미안 허스트, 아르망 등 세계적인 현대 작가들의 눈이 번쩍 뜨일만한 대형 작품들이 설치되어 있다. 볼거리도 좋지만 금강산도 식후경. 호두과자 말고도 천안의 먹거리 명물은 하나 둘이 아니다.

 
 

"목연식당"은 닭도리탕과 닭똥집(모래주머니)으로 이 일대에서 명성이 자자한 집. 닭똥집은 양부터 푸지다. 양파·깻잎·당근과 닭똥집 등을 넣고 고춧가루와 갖은 양념을 넣어 매콤하게 볶아낸다.


주인은 단무지로 만든 장아찌를 닭똥집 한 점에 얹어 먹길 권한다. 꼬들꼬들 씹히는 닭똥집이 아삭한 장아찌와 어우러져 더욱 맛깔스럽다. 남은 양념에 밥까지 볶아먹으면 한 끼는 건너뛰어도 좋을 만큼 배가 든든하다. 닭똥집 1만~2만원.

 

닭갈비 전문점들 사이에서 18년간 수육과 칼국수만 팔아온 "정통옥수사". 젊은 입맛에 맞춘 닭갈비집에 치여 옛 명성은 빛을 바랬지만 맛은 여전하다. 파 한 토막을 양념장에 폭 찍어 야채 위에 올리고, 촉촉하게 삶아낸 수육을 더하면 입 안 가득 감동이 충만해진다.


보통 삼겹살을 내주는데 여자 손님이 오면 기름기가 적은 목살 부위를 섞어내는 주인의 센스가 정겹다 칼국수는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다. 굴·바지락·양지머리 등 들어간 재료도 만만치 않은 데다 면까지 직접 뽑으니 이윤이 남는 지 의문이다. 칼국수 4000원, 수육 1만6000원.

 

 

쇼핑몰 야우리 6층에 위치한 "홍콩"은 천안에서 찾아보기 힘든 차이니즈 레스토랑. 전망이 좋고 인테리어도 깔끔해 연인들이 많이 찾는다. 분위기만큼 깔끔한 맛의 새콤달콤한 레몬 새우가 인기 메뉴. 튀김옷을 입혀 튀긴 새우 위에 레몬과 전분·체리를 넣고 걸죽하게 끓여낸 소스를 얹는데, 바삭하게 튀겨진 새우와 소스가 잘 어우러진다.


담백한 게살새우볶음밥이 함께라면 저녁 성찬도 문제없다. 순살게살과 통새우를 볶음밥 위에 얹어내는데 재료의 아낌이 없는 넉넉함에 눈도 흥겹다. 보다 저렴하게 이용하려면 2~3가지 인기 메뉴를 묶은 커플 세트 메뉴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커플세트 메뉴 1만5000~3만원.


충청도의 별미 새뱅이(민물새우) 매운탕을 맛보고 싶다면 "안골식당"을 추천한다. 가정집을 개조한 편안한 분위기다. 마당에 들어서면 주인장의 부지런함이 짐작되는 포도넝쿨이 눈에 띈다.


민물새우와 소금·고춧가루를 한 사발 넣고 푹 끓여 국물을 우린 후, 마지막에 대파와 마늘을 듬뿍 넣고 고춧가루를 한 수저 가득 퍼 넣는다. 칼칼한 국물 맛이 해장용으로도 그만이다. 양이 많아 2만원짜리 한 냄비면 네 명이 먹어도 충분하다.


집으로 돌아가기 전 호두과자는 꼭 챙길 것. 원조인 "학화 과자"를 추천한다. 천안역 광장의 택시 정류장 바로 앞에 있다. 흰 팥 앙금의 호두과자에 보통의 것에 비해 크기가 큰 것이 특징이다.


천안=글·사진 백혜선 기자 [s100@joongang.co.kr]

 

(목연식당 041-562-5939, 정통옥수사 041-568-4433, 안골식당 041-561-2664, 홍콩 041-622-11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