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좋은글

지금 사랑한다 말할 수 없는 까닭

풍월 사선암 2007. 8. 27. 19:15

 

지금 사랑한다 말할 수 없는 까닭 / 김경훈


그 끝을 알 수 없는 그리움이

하루하루를 힘들게 한다 하더라도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외로움이

홀로 가는 삶의 길을 지치게 한다 하더라도


참고 살아가는 것은

내 안에 있어 나와 함께하는

나 보다 더 사랑해야할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땅거미 질 무렵

산을 내려 온 소쩍새 울음소리가

어둠속에서 더 구슬픈 이유는


차마 바라보지 못하는 얼굴이 서럽고

차마 말하지 못하는 언어의 아픔이

크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사랑하고 싶다

사랑하고 싶다

수없이 되뇌이는 절규는

별빛 아래 산산이 부서지고

그리웁다

그리웁다


한없이 외치는 독백은

더딘 세월속에 묻혀져만 가는데

아름답고 그리운 이를 만나더라도

지금 차마 사랑한다 말할 수 없음은


내 가슴속에 둥지를 튼

작은 나무와 작은 꽃이

그 어느 것 보다도 소중한 까닭이다


세월이 한참 지난 후

푸른 잎과 향기로운 꽃잎이 무성한 날에


그 때는 사랑한다 말할 수 있으리라

그 때는

그 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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