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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라이벌전](11)KT ‘메가TV’ vs 하나로텔레콤 ‘하나TV’

풍월 사선암 2007. 8. 2. 21:53

[新라이벌전](11)KT ‘메가TV’ vs 하나로텔레콤 ‘하나TV’


이제 막 시장에 나온 TV포털이 주목받고 있다. 아직은 걸음마 수준이지만 엄청난 폭발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인터넷TV(IP TV)의 전(前)단계라는 점에서 결코 무시 못할 존재다. 유선통신 시장의 두 강자인 KT와 하나로텔레콤이 진출했다. 브랜드 이름은 KT가 ‘메가TV’, 하나로텔레콤이 ‘하나TV’다.

 

●손은 잡았으되 전운(戰雲) 감돌아

하나로텔레콤의 한 임원은 30일 “KT가 신문이나 지상파TV에 메가TV 광고를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KT측도 “하나TV와 싸울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으르렁거리며 싸울 법한데 정반대다. 두 회사가 상대에게 우호적 발언을 쏟아내는 것은 이해가 맞아떨어져서다.


TV포털은 아직 소비자에게 낯이 설다. 시장에 나온 지 1년밖에 안 됐다. 시장이 만들어졌다고 보기도 어렵다. 하나TV는 지난해 7월 서비스를 시작했다.6월말 현재 가입자는 54만여명이다. 메가TV는 지난달 4일 출시됐다.2004년 나온 홈엔(HomeN)을 업그레이드했다. 가입자는 5만명이 채 안 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싸움의 실익이 없다. 서로 힘을 모아 시장을 키우는 것이 급선무다. 두 회사도 동감한다.


●차이점 부각, 콘텐츠 확보에 총력

그렇다고 영원한 ‘화평’(和平)은 아니다.IP TV가 열리는 순간, 격전은 시작된다. 방송·통신 융합 시장에서의 패권 다툼이다.KT와 하나로텔레콤간의 2라운드다. 새로운 시장이니만큼 지금의 순위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때문에 싸움은 치열할 수밖에 없다. 유선통신 1위 사업자인 KT는 IP TV시대에서도 수성(守城)을 다짐한다. 하나로텔레콤은 1등으로 올라설 수 있는 기회라고 본다. 이 싸움의 전초기지가 바로 TV포털이다.


메가TV와 하나TV 가운데 딱히 어느 한쪽이 우세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만큼 장점과 단점을 다 갖고 있다.


메가TV는 양방향 서비스가 눈에 띈다. 초고속인터넷인 메가패스 회선과 셋톱박스(STB)를 통해 TV와 연결된다. 실시간 방송서비스를 제외하고는 IP TV와 똑같다. 실시간 방송은 관련 법률이 마련되면 바로 가능하다. 주문형 비디오(VOD)와 양방향 서비스는 제공된다. 영화를 보면서 TV로 인터넷, 은행거래, 신문보기 등을 할 수 있는 서비스다. 현재는 서울과 경기 과천, 동탄 지역에서 이용할 수 있다.10월 다른 수도권과 광주·대전 등 광역시로 확대할 계획이다.


하나TV는 VOD에 집중한다.‘TV는 TV다워야 한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내려받기(다운로드) 방식이기 때문에 ‘끊김’ 염려가 없다. 하나로텔레콤측은 “안정성에서는 메가TV보다 훨씬 낫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그렇지만 양방향 서비스가 아니라는 게 흠이다.“KT 수준으로 양방향 서비스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회사측은 밝혔다.


콘텐츠 경쟁도 볼 만하다. 영화, 드라마, 연예, 오락, 어린이, 애니메이션, 스포츠, 쇼핑, 문화, 웰빙 등 닥치는 대로 끌어모으고 있다. 개수로는 하나TV가 앞선다. 반대로 부가서비스는 메가TV가 우위다.TV뱅킹, 증권, 쇼핑, 신문 등으로 차별화했다.


서울대 동문인 남중수(52) KT 사장과 박병무(46) 하나로텔레콤 사장의 행보도 관심사다. 남 사장은 서울, 박 사장은 경북 선산 출신이다.


남 사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통신전문가다. 이 분야에서는 ‘박사’로 통한다. 박 사장은 변신을 원한다. 인수·합병(M&A) 전문가라는 인식보다는 성공한 경영자로 자리매김하고 싶어한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