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명상글

이런 여자가 위트 미인

풍월 사선암 2006. 11. 15. 19:40

 

 

이런 여자가 위트 미인


요즘은 미인이 너무 많다. 그래서 그들이 활보 하고 다니는 거리까지 아름답게 보일 정도다. 하지만 그건 단지 겉으로 드러나는 아름다움, 성적(性的)미인에 불과할 뿐. 그렇다면 성격(性格)미인도 있을 테지. 작은 행동, 짧게 나눈 말 한마디에서도 느껴지는 아름다움, 성형외과에선 결코 만들 수 없는 진정한 미인. 자기 스스로 만들어가는 그들이 바로 성격미인이다.


♥ 지하철에서

밀고 밀리는 출퇴근 지하철, 남자의 묵직한 탱크슈즈에 발을 밟혔을 때. 날카로운 한마디를 각오하고 얼굴이 빨개져 있는 남자를 향해 “푹신하죠?” 위트있게 받아치는, 몸도 마음도 넉넉한 여자.


♥ 갈비집에서

모처럼 전 부서원이 한 자리에 모인 회식자리. 고기 시키는 일보다 상추나 깻잎 시키는 일에 더 열중하고, 고기 먹는 일보다 고기 굽는 일에 더 신경을 쓰며, 상사의 접시보다 부하직원의 접시를 먼저 챙겨줄 줄 아는 여자.


♥ 친구들의 모임에서

모처럼 누군가가 분위기를 띄워 보려고 조크 한마디를 던졌는데 전혀 웃기지 않아 좌중 분위기는 썰렁. 이때 손뼉까지 치면서 혼자 라도 큰 소리로 웃어주는 여자. 그래서 혼자만 우습게 보여도 개의치 않는 여자.


♥ 선물을 받고

빨간 투피스를 입고 나온 날, 노란 목도리를 선물받았을 때. 전혀 어울리지는 않지만 선물한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며 하루종일 목에 감고 다니는 용감한 여자. 그리고 가능하다면 그 다음날 노란 목도리에 어울리는 옷 한 벌을 새로 사는 여자.


♥ 셀프 커피숍에서

자신이 앉았던 자리의 커피잔은 물론, 아직 셀프 서비스에 서툰 사람이 두고 간 커피잔이 옆자리에 보이면, 그것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두 번씩 왔다갔다 하며 건네주고 와야 속이 시원한 여자.


♥ 레스토랑에서

남자 친구에게 바가지를 씌우자고 친구들을 몽땅 몰고 와서 이것 저것 가리지 않고 먹은 다음, 계산서를 받아들고 안절부절하는 남자 친구에게 슬쩍 자신의 지갑을 찔러 넣어주는 센스있는 여자.


♥ 도서관에서

우연히 펼쳐 본 그녀의 수첩. 친구들 생일과 남자 친구의 생일은 물론 남자 친구의 엄마, 아빠 그리고 동생의 생일까지 꼼꼼하게 챙겨 적어 둔, 섬세한 여자.


♥ 버스에서

집은 종점. 모처럼 자리를 확보했지만 그 자리는 할머니께 내어 주고, 잠시후 또 한 자리를 확보했지만 그 자리는 5살 꼬마에게 내어 주는 다리가 튼튼한 여자.


♥ 백화점에서

여성복 코너가 빽빽하게 들어찬 2, 3층보다 가정용품 코너를 즐겨 찾는 여자. 물론 그녀의 손에는 늘 그날 쇼핑할 물건목록들이 적혀 있고, 그 이상의 충동쇼핑은 사절!


♥ 영어학원에서

“우리 언젠가 세계일주를 하자”는 남자의 한마디에 혹시 외국 나가서 창피당할까를 염려하며 그달로 당장 영어학원에 등록하고, 움직일 때마다 열심히 회화테이프를 들고 다니는 자존심 강한 여자.


♥ 연애를 할 때

함께 ‘구미호’를 보면서 “고소영 머리 참 멋있다”고 남자 친구가 말하면, 다음날은 어김없이 구미호같은 가발이라도 사서 쓰고 의기양양하게 나타나 “나 어때?”하고 물어 보는, 애교는 있고 철은 없는 여자.


♥ 프로포즈를 받을 때

상대가 오랜 망설임 끝에 용기를 내어 어렵게 프로포즈를 하면, 아무리 마음이 내키지 않아도 첫마디를 “미안해요”가 아니라 “고마워요”로 시작하는 사랑스런 여자.


♥ 비디오 가게에서

찾던 비디오 테이프를 막 잡는 순간, 또 다른 남자의 손이 역시 그 테이프 위에 겹쳐지면 슬쩍 손을 내리며 “그 테이프 바로 위에 있는 것 좀 꺼내 주시겠어요? 키가 닿지 않아서…”라고 말하며, 키를 약간 낮추고 씽긋 웃으며 양보하는 여자.


♥ 야구장에서

응원하던 팀이 너무 큰 스코어 차로 이기기 시작하면 상대팀이 불쌍해져서 자리까지 옮기고 팀을 바꿔 응원하는 여자. 그러다 기어코 그 팀이 다시 역전을 시키면 그만 억울해서 울음을 터뜨리고 마는 여자.


♥ 면접장소에서

자신의 신체 중에서 가장 자신있는 부분을 묻는 면접관에게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요청한 다음, 화장실로 달려가 거울 앞에 한참을 서서 기어코 한가지를 찾아내고야 마는 여자.


♥ 공중전화 박스에서

자꾸만 손목을 들어 시계를 보며 초조해 하는 사람이 뒤에 서 있으면, 아낌없이 자신의 자리를 내어 주면서 “대신 백원짜리 동전 넣으셔야 해요!”라고 요구할 줄 아는, 배려도 깊고 실속도 있는 여자.


♥ 술집에서

껌 파는 할머니가 멀리서 보이기 시작하면 옆에 앉은 남자에게 갑자기 껌이 씹고 싶다고 말하는 여자. 그래서 남자가 냉정하게 거절하는 차가운 모습을 보지 않으려고 애써 노력하는 여자.


♥ 유원지에서

남자와 함께 청룡열차를 타고 꼭대기에 올라갔을 때, 사실은 전혀 무섭지 않았지만 옆에 앉아 겁에 질려 눈도 뜨지 못하는 남자를 생각해서 그의 팔을 꽉 붙들고 소리 지르는 연기를 멋지게 해낼 줄 아는 여자.


♥ 엘리베이터에서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순간, 복도 끝에서부터 “잠깐만요!”를 외치며 달려와 사람들의 따가운 눈총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씽긋 웃을 줄 아는 당찬 여자.


♥ 은행에서

은행원의 실수로 몇천원 손해를 보고도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계산적이지 못한 여자, 또는 은행원의 실수로 몇천원쯤 이익을 보고도 자신의 계산이 틀렸을거라 믿는 겸손한(?) 여자.


♥ 영화관에서

낯 뜨거운 장면이 펼쳐질 때, 무덤덤하게 그냥 앉아 있지 못하고 괜히 팝콘을 소리나게 씹거나, 머리를 긁적이며 안절부절하는 순진함이 느껴지는 여자.


♥ 도로에서

갑자기 눈이 내려 차가 움직이지 못할 때, 하이힐을 신었건 정장을 입었건, 여자라도 뒤로 빠지지 않고 제일 먼저 내려서 자동차 뒷꽁무니를 덥석 잡고 밀 줄 아는 여자.


♥ 노래방에서

점수가 잘 나오는 노래만 살살 골라서 부르는 영리함보다는, 아무리 어려운 노래라도 자신이 하고 싶은 노래라면 목소리가 갈라져 마이크가 쇳소리를 낼 때까지 열창하고는 낙제점수 앞에서 얼굴 붉히는 편을 택하는, 미련해 보이는 여자.


♥ 거리에서

자신과 똑같은 옷을 입은 여자가 지나가면 기분이 나빠져서 다른 길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 여자에게 가벼운 미소를 건넬 줄 아는 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