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사람 - 곽재구 두사람 - 곽재구 자전거 두 대가 나란히 꽃길을 지나갑니다 바퀴살에 걸린 꽃향기들이 길 위에 떨어져 반짝입니다 나 그들을 가만히 불러 세웠습니다 내가 아는 하늘의 길 하나 그들에게 일러주고 싶었습니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불러놓고 그들의 눈빛조차 제대로 마주치지 못했습니다 .. 행복의 정원/애송시 2012.08.16
사평역(沙平驛)에서 ▲ 일러스트=권신아 사평역(沙平驛)에서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 톱밥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주었다 내면 깊숙이 .. 행복의 정원/애송시 2008.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