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춘 3

[더오래] 여든살인가 여덟살인가? 내 마음 나도 몰라

[더오래] 여든살인가 여덟살인가? 내 마음 나도 몰라 작가노트 사람은 늙어가면서 점점 아이를 닮아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물론 남자나 여자나 마찬가지이겠지만 대체로 남자들이 여자들보다 한 단계 더 앞서서 간다고들 합니다. 필자인 저 역시 남자이기에 ‘아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 가 봅니다. 한창 잘나가던 젊은 시절엔 전혀 없었던 행동들이 나이가 조금씩 들어감에 따라 여자아이들처럼 조그마한 일에도 곧잘 투정부리거나 토라지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는 것아 난감합니다. 어느 때는 이런 행동의 나 자신이 조금은 창피하기도 해서 고쳐야지! 고쳐야지! 매번 작심하면서도 어느새 툭하면 또다시 슬슬 기어 나오니 시쳇말로 미칩니다. 하하 그렇다고 매번 마누라한테 큰소리치고 싸울 듯이 덤비는 것은 저 자신이 너무..

부부싸움은 사랑의 활력소, 자주 싸우자

[더오래]부부싸움은 사랑의 활력소, 자주 싸우자 [더,오래] 강인춘의 80돌 아이(30) 작가노트 TV를 보다 보면 나이 드신 점잖은 명사부부가 출연해서 “우린 평생을 싸움 한번 하지 않았습니다.” 라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장면을 가끔 보게 된다. 그럴 때마다 나는 하도 신기해서 TV화면 가까이 다가가서 다시 한 번 그들 부부를 찬찬히 들여다보며 혼자서 생각한다. - 정말일까? - 부부로 평생을 살면서 어떻게 싸움한 번도 하지 않았을까? - 서로 말다툼도 안했다는 거지? - 놀라워! 신(神)의 경지에 이른 분들이네. - 어떻게 지내면 싸움 한 번도 하지 않았을까? - 살다보면 화가 나서 가슴이 벌렁벌렁 뛸 때도 꾹 참았다는 거지? - 아하! 겉으론 싸움하지 않았으면 가슴 속으론 싸웠을지도 몰라. 아마 그랬..

세월은 쏜살같단다, 젊은이들아

[더오래]세월은 쏜살같단다, 젊은이들아 [중앙일보] 입력 2020.05.06 10:00 [더,오래] 강인춘의 80돌 아이(28) 작가노트 솔직히 이야기합니다. 저는 지금의 나이 80까지 살지는 꿈에도 몰랐습니다. 그래서 가끔은 깜짝깜짝 놀랍니다. 젊었을 적 생각은 이랬습니다. “인생 60살까지 살면 잘 산 거야.” 그러면서 60살을 거뜬하게 뛰어넘었습니다. “대단한 인생이야. 다시 70살까지는 살 수 있을까?” 잠시 암초에 걸린 배 신세가 되었습니다. 60 중반쯤 해서 ‘암’이란 놈이 인생길을 막아섰습니다. 이제 생을 끝내려는 것 같아서 포기하려고 했는데 운 좋게도 암을 이겨내고 70살까지도 무난히 살았습니다. “80살은 정말 힘들 거야” 참 끈덕진 생입니다. 오늘 저는 80살 문턱도 힘들지 않게 넘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