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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의 오디세이] 민주당이 윤미향을 내치지 못하는 이유

[진중권의 트루스 오디세이] 민주당이 윤미향을 내치지 못하는 이유 입력 2020.06.04 04:30 오인으로서 정체성 왜 그냥 흘려 보내지를 못할까. 조국도 그렇고, 윤미향도 그렇고, 한명숙의 경우에는 아예 확정된 대법원 판결까지 뒤집으려 한다. 언제 이런 적이 있었던가. 왜 그럴까. 대통령 특유의 ‘내 식구 철학’, 운동권 출신 참모들의 ‘혁명적 의리론’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당정청과 지지층이 한 몸이 되어 보여주는 저 집단적 강박을 도저히 설명할 수가 없다. 그 집착에는 뭔가 다른 원인이 있음에 틀림없다. ◇거울단계 라캉의 ‘거울 단계’ 이론이 도움이 될까. 이 정신분석학자에 따르면 대부분의 동물은 거울 속에 비친 영상을 자신으로 인지하지 못한단다. 다만 침팬지의 경우 자신을 알..

권세에 빌붙어 악행을 저지른 김자점을 도끼로 처형하였다

"권세에 빌붙어 악행을 저지른 김자점을 도끼로 처형하였다" 조선일보 입력 2020.06.02 03:13 [박종인의 땅의 歷史] 반정공신 김자점의 기똥찬 처세술 서울 종로구에 있는 자하문은 창의문이라고도 한다. 창의문 문루에는 계해거의(癸亥擧義) 정사공신(靖社功臣)이라는 제목으로 공신 47명의 명단이 붙어 있다. 1623년 광해군을 쫓아낸 인조반정 공신들 명단이다. '썩은 세상 뒤집고 정의를 세우겠다고 나선' 자들이다. 원래는 53명인데 6명은 이런저런 이유로 이름이 사라지고 없다. 6명의 이름은 김자점, 심기원, 이흥립, 이괄, 김경징과 심기성이다. 왜 사라졌나? 알아본다. 특히 김자점, 일개 유생에서 영의정까지 올랐다가 '도끼로 목과 허리가 토막 나 죽은' 사내 이야기. 영조의 기우제와 창의문 서기 1..

폼프리포사가 되는 한국인

폼프리포사가 되는 한국인 동화(童話)작가 폼프리포사는 복지 서비스의 보호를 받고 걱정 없이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날로 국가의 공공복지 서비스의 범위가 넓어져 가고, 넓어져 가면서 세(稅)수입이 필요하게 되니까 세금 부담이 점점 무거워져 갑니다. 작가 폼프리포사가 쓰는 작품 수입의 절반이 세금으로 나가자 글을 쓸 의욕이 점점 쇠퇴해 가는데, 게다가 누진 소득세율까지 적용돼 수입의 1백2 퍼센트를 세금으로 뜯기게 됩니다. “이런 나라는 열심히 소설을 써서는 안 되는 나라”라는 절망으로 그는 글 쓰는 걸 그만두고 생활보호금만을 받고 삽니다. 식물(植物)처럼 사는 인간이 된 것이죠. 어느 날 자기의 장례(葬禮)를 위해 아껴두었던 5천 크로네마저 세금으로 거둬가자, 그는 호주머니에 남은 돈을 털어 쇠망치 하나를..

왜들 이러십니까

[신동욱 앵커의 시선] 왜들 이러십니까 등록 2020.06.02 21:50 이용수 할머니가 광복 후 고향에 돌아왔을 때 어머니는 딸을 못 알아봤습니다. 열일곱 살 딸의 몰골이 말이 아니어서 "사람이냐 귀신이냐" 묻고는 그대로 실신했습니다. 딸은 위안부로 끌려갔다는 말은 꺼내지도 못했습니다. 그리고 49년이 지나서야 부모님 묘소에서 사실을 털어놓았습니다. 하얀 치마저고리를 차려입은 할머니는 한없이 통곡하다 부모님께 이렇게 고했다고 합니다. "이제는 우리 대한의 형제자매가 한을 풀어줍니다.” 하지만 한풀이는 오랜 세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는 동안 지금의 집권 주체와 지지세력이 할머니를 떠받들었고 그 앞줄에 문재인 대통령이 있었습니다. 2017년 대선 전날 대구 유세 연단에 모셔 이렇게 끌어안았고, 아베..

긍정적인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몇가지 메타포

긍정적인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몇가지 메타포 * 김치가 맛을 제대로 내려면 배추가 다섯 번 죽어야 한다. 배추가 땅에서 뽑힐 때 한번 죽고, 통배추의 배가 갈라지면서 또 한번 죽고, 소금에 절여지면서 또다시 죽고, 매운 고춧가루와 짠 젓갈에 범벅이 돼서 또 죽고, 마지막으로 장독에 담겨 땅에 묻혀 다시 한번 죽어야 비로소 제대로 된 김치 맛을 낸다. 그 깊은 맛을 전하는 인생을 살 것이다. 그러기 위해 오늘도 성질을 죽이고 고집을 죽이고 편견을 죽여 살련다. * 봄 속담에 "밥은 봄처럼, 국은 여름처럼, 장은 가을처럼, 술은 겨울처럼"이란 말이 있다. 모든 음식에는 적정 온도가 있기 마련이다. 맛있는 커피는 90℃에서 95℃의 물을 가지고 추출되어 65℃에서 68℃에서 마셔야 그 맛이 제 격이다. 사랑에도..

행복을 불러일으키는 '긍정의 힘' 기르는 방법

행복을 불러일으키는 '긍정의 힘' 기르는 방법 “긍정주의와 낙천주의는 성공으로 향하는 신념이다. 희망과 자신감 없이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했던 헬렌켈러가 선입견과 차별을 딛고 장애를 극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희망과 긍정적인 생각 덕분이었다. 우리는 수많은 경쟁자와 살아가고 있지만, 사실 살아가면서 마주할 최대의 적은 ‘자신’일 때가 많다. 이 때 긍정적인 생각은 심리적인 행복을 불러일으키고 이는 신체적 건강에도 좋은 영향을 끼친다. 긍정적인 생각이 불러오는 효과는? 심리적으로 우울하거나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은 기분 역시 침울해져 세상을 비관적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다. 반대로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똑 같이 처한 환경에서도 스트레스를 덜 받게 되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

코로나19 백신 개발 최소 3년 걸릴 것

[강진한의 미래를 묻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최소 3년 걸릴 것” [중앙일보] 입력 2020.06.01 00:34 백신 전쟁 1978년 소아과의사 생활을 시작하고 처음 마주한 비극은 중증 전염병인 디프테리아에 걸려 숨진 어린이였다. 중증 결핵에 희생된 어린이는 하도 많이 본 바람에 꿈에서도 나타났다. 일본뇌염과 신생아 파상풍도 두려운 질병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질병이 됐다. 백신의 덕택이다. 사람들이 별로 의식하지 못하지만, 백신은 수많은 생명을 살린다. 백신 없는 세상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그래서 백신을 식량·무기와 더불어 ‘3대 안보’라고 한다. 건강한 시민에게 접종하는 백신 / 부작용 일으키면 엄청난 피해 안전성 검증에 많은 시간 필요 / 트럼프 “연내 개발”은 희망일뿐..

‘위안부 문제’ 몰염치병…이념 앞세운 정의는 정의로운가

‘위안부 문제’ 몰염치병…이념 앞세운 정의는 정의로운가 [중앙선데이] 입력 2020.05.30 00:21 지난 16일자 중앙SUNDAY 칼럼에서 이훈범 선생이 우리 사회에 ‘몰염치 병’이 퍼져가고 있다고 하고 이에 대한 적절한 진단을 내린 바 있다. 이훈범 선생이 지적하는 바로는 몰염치 병자는 ‘중대한 잘못이 명백하게 드러나도 부끄러워하기는커녕 고개를 뻣뻣이 내세우고…, 사죄는커녕 잘못을 지적하는 사람을 욕한다’. 그리고 관계없는 사실들을 들어 비판자를 ‘몰아세운다’. 이 병은 코로나바이러스만큼 사회 도처에 퍼지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는 위안부 문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관계된 문제, 검찰에 대한 전 고위 공직자의 협박 등이다. 이러한 또 그에 유사한 ‘몰염치’에 대한 비판은 많은 사람들에게 전적..

[그랜 토리노] 자유, 축복처럼 받은 선물 그리고 갚아야 할 빚

[김규나의 시네마 에세이 그랜 토리노]자유, 축복처럼 받은 선물 그리고 갚아야 할 빚 350호 2020년 06월 01일 한국전 참전용사였던 월트는 평생 일했던 회사에서 은퇴한 뒤 아내마저 세상을 떠나자 인생의 의미를 찾지 못한다. 아내의 장례식에 참석한 아들과 며느리에게서는 슬픔을 찾아볼 수 없다. 그들에겐 혼자 남겨진 늙은 아버지가 행여 짐이 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과 양로원에 보내고 집을 팔면 돈이 좀 될 텐데 하는 기대뿐이다. 손자들은 장난하느라 정신이 없고 배꼽에 피어싱하고 나타난 손녀는 할아버지가 죽으면 이것저것 가져가고 싶다며 대놓고 욕심을 내서 월트의 말문을 막는다. 삶이 어쩌고 죽음이 어쩌고, 장례식에서 설교를 늘어놓던 새파랗게 젊은 신부는 날이면 날마다 찾아와 고해성사를 하라고 빚쟁이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