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유모어

골프라는 운동

풍월 사선암 2006. 6. 29. 17:57

 

 

골프라는 운동

도대체가 우스운 것이 골프라는 운동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정말 기도 안 차는 것이다

운동 같지도 않은 것이 하고 나면 즐겁기를 하나
친구 간에 우정이 돈독해지기를 하나
열은 열대로 받고
시간은 시간대로 날아가고
돈은 돈대로 들고 하니 말이다

어디 그 뿐이랴
공 한개 값이면 자장면 곱배기가 한 그릇인데
물에 빠뜨려도 의연한 체 허허 웃어야지
인상쓰면 인간성 의심 받기 마련이고
자장면 한 그릇을 물에 쏟아놓고 웃어봐라
아마 미친 놈이라고 할것이다

그리고 원수 같은 골프채는
무슨 금딱지를 붙여놨는지 우라지게 비싸지
드라이버랍시고 작대기 하나가
33인치 평면칼라 TV 값과 맞 먹고
비밀병기랍시고 몇 십만원 짜리를 오늘 좋다고 사놓으면
내일은 구형이라고 새거로 사야지

풀받 좀 걸었다고 드는 돈이 쌀 한 가마니에다가
그나마 한번 치려면 실력자나 명사를 동원해야 부킹이 되고
노는 산 깎아 골프장 만들어도 좁은 땅에 만든다고 욕 먹고
나무 심고 잔디 키워놔도 농약 친다 욕 먹고

여름이라서 햇빛을 피할 수 있나
겨울이라고 누가 따스하게 손을 잡아 주나
땡볕에 눈보라는 고사하고
제대한지가 언제인데 톡 하면 산등성이에서 각개전투

물만 보면 피해 다녀야 하고
공이 갈만한 자리는 무슨 심술로 모래 웅덩이를 파놓고
홀은 꼭 처녀 엉덩이 꼭대기 같은데에다
콧구멍만하게 뚫어 놓았으니

잘 맞으면 일 안 하고 공만 쳤다고 욕 먹고
안 맞으면 운동신경이 없다고 욕 먹고
퍼팅이 쏙 들어가면 돈독 올랐다고 욕 먹고
못 넣으면 소신 없다고 욕먹고
길면 쓸데없이 힘 쓴다고 욕 먹고
짧으면 쫄았다고 욕 먹고

돈 몇푼 따면 곱배기로 밥 사야 하고
돈 잃으면 밥 안 사주나 눈치 봐야 하고
안 맞아서 채라도 한번 집어 던지면
상종 못할 인간으로 찍히고
신중하게 치면 늦장 플레이라고 욕 먹고
빨리 치면 촐싹댄다고 욕 먹고

화려하게 옷 입으면 날라리냐고 욕 먹고
점잖게 입으면 초상집 왔냐고 욕 먹고
인물 좋으면서 잘 치면 제비 같은 놈이라고 욕 먹고
인물 나쁘면서 잘 치면 그거라도 잘해야지 하며 비아냥거리고
인물 나쁘면서 공도 못치면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다고 욕 먹고

농담하면 까분다고 욕 먹고
진지하면 열받았냐며 욕 먹고
도우미 언니하고 농담하면 시시덕댄다고 욕 먹고
농담하지 않으면 분위기 망친다고 욕 먹고

싱글하면 사업하는 놈이 공만 친다고 욕 먹고
싱글 못하면 그 머리로 무슨 싱글이냐고 욕 먹고
새 채 사서 잘 치면 돈이 썩어난다고 욕 하고
새 채 안사면 죽을 때 돈을 싸 가지고 갈거냐고 욕 먹고

바이어가 공치자 해서 채를 들고 나가려면
세고나에 신고해야 하고
그나마 몇 번 하고 나면 세무조사 한다고 겁주고
선물로 받은 채 들고 들어오면 무슨 밀수꾼처럼 째려보고

새벽 골프나가면 그렇게 공부를 좀 하지 하고 욕 먹고
남녀 어울리면 바람났다고 욕 먹고
남자끼리 치면 호모 놈들이라고 욕 먹고
이글, 홀인원 한 번 하면
축하는 못할 망정 눈들이 퍼래서 뜯어먹고

잘 쳐도, 못 쳐도
자주 쳐도, 안 쳐도
새 채로 쳐도, 헌 채로 쳐도
새벽에 쳐도, 낮에 쳐도
비 올 때 쳐도, 눈 올 때 쳐도, 날 좋은 날 쳐도

조용히 쳐도, 시끄럽게 쳐도
천천히 쳐도, 빨리 쳐도
멀리 쳐도, �게 쳐도
돈 내고 쳐도, 접대 받고 쳐도
우짜든지 욕을 먹게 되어 있는
이런 빌어먹을 골프를 왜 하느냐 이 말이다
정말 공 치는 사람들이 전부 재정신이란 말인가

곰곰히 생각을 해봤는데
욕 먹기도 지쳤고 돈 쓰기도 아깝고 등의 이유로
이제 골프를 확 끊어 버릴 것이다
이제부터 골프채를 만지지도 않을 것이다

요다음에 칠 때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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