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좋은글

그대 홀로있기 두렵거든

풍월 사선암 2006. 6. 15. 01:03

인애란 러브스케치
 

그대 홀로 있기 두렵거든 / 인애란


간혹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이유 모를 허무감과 슬픔에

사로잡힐 때가 있다. 매일 잠들고 깨어난 공간이 무척이나

낯선 두려움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살다 보면 원인 불명의 외로움에 고개 떨구는 날도 있다.

늘 변함 없이 말짱한 상태로 살수는 없는 것이다.

매일이 다른 오늘의 날씨처럼 말이다.


슬픈 날도 괜찮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외로움도 괜찮다.

굳이 외롭지 않으려고 경솔하게 누군가를 만나거나,

지루한 시간으로 자신을 괴롭히지 않도록 하자.

마음속에 교차되는 복잡 미묘한 감정의 흐름을

어찌 모두 이해할 수 있겠는가!


두려움이 있다는 것은 그 이외의 편안함을 원하는 열망이

있다는 뜻도 되므로 우선 그러한 자신을 인정하는 것이 지 않을까?

내 안에 나약한 자신이 있다면, 그래서 두려운 자신이 있다면

무리하게 숨기지 말도록 하자. 때로 나약해진들 어떻겠는가!


작은 씨앗이 어떻게 꽃이 되는가?

싹이 움트기 전에 반드시 겪어야 하는 것,

그것은 바로 어둠과 외로움을 마주하는 두려움,

그것이야말로 새로운 꽃을 피우는데 꼭 필요한 과정이다.


기분을 무리하게 억누르려고 하기보다는

우선 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 것들을 해보도록 하자.

산책을 하는 것도 좋고 목욕을 해도 좋다.

기도를 해도 좋을 것이고 또한 글을 써도 좋을 것이다.


글을 쓰는 일은 자신을 토닥거리며 달래는 것,

대화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아픔을 덜어 주고,

내면의 평상심(平常心)을 찾도록 도와줄 것이다.


그 무엇이든 자신이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묵묵히 하다보면

내가 여기에 홀로 있다는 것을 즐기게 될 것이다.


인애란 에세이집 <그대 홀로 있기 두렵거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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