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산책/고전음악

한국인의 애청 클래식 베스트 60 - [34] 로시니 : 세빌리아의 이발사

풍월 사선암 2006. 2. 4. 19:47

한국인의 애청 클래식 베스트 60 - [34] 세빌리아의 이발사

IL Barbiere di Siviglia

Largo al factotum (Figaro)

G.A.Rossini 1792-1868)
 

 

로시니 세빌리아의 이발사

Il Barbiere di Siviglia : Overture

07. Overture 06:42
Sonia Ganassi, mezzo-soprano / Angelo Romero, bass / Roberto Servile, baritone
Failoni Chamber Orchestra, Budapest
Will Humburg, conductor

서곡

원래 서곡은 초연하는 날에 미쳐 작곡하지 못하였으므로 그가 전에 작곡한 가극 '영국의 여왕 엘리자베트'의 서곡을 그대로 사용하였다. 그러나 곡은 이 희가극의 경쾌한 분위기를 연상시키는데 충분하다. 특히 오케스트레이션의 효과가 생기게 차 있을 뿐만 아니라 희가극의 분위기를 여실히 표현한 아름다운 곡이다. 주부에 들어가서는 Allegro, e단조, 4/4박자의 소나타 형식이다. 그러나 제 1주제에서 제 2주제는 다시 E장조로 넘어가 마지막에는 크레센도되어 클라이막스로 정정을 이룬 가운데 화려하게 끝맺는다.

 

Il Barbiere di Siviglia : Largo al factotum (Figaro)

08. Largo al factotum (Figaro) 04:35
Sonia Ganassi, mezzo-soprano / Angelo Romero, bass / Roberto Servile, baritone
Failoni Chamber Orchestra, Budapest
Will Humburg, conductor

나는 이 거리의 만능 일꾼 / 피가로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등장한 피가로가 자기야 말로 이 거리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인물이라고 자랑하며 쾌활하고 빠른 말투로 정신없이 쏟아 붓는 노래이다. 피가로가 의기양양하게 등장하여 스스로 만능 해결사임을 자랑하는 장면이다. 의당 요란한 박수 갈채가 터지기 마련인 대목이다.

 

Il Barbiere di Siviglia : Una voce poco fa (Rosina)

09. Una voce poco fa (Rosina) 05:57
Sonia Ganassi, mezzo-soprano / Angelo Romero, bass / Roberto Servile, baritone
Failoni Chamber Orchestra, Budapest
Will Humburg, conductor

  방금 들린 그목소리는 / 로지나

린도르의 노래에 그만 마음이 달아오른 로지나가 꼭 사랑을 성취하겠다고 다짐하는 편지를 쓰며 부르는 카바티나이다. 후반에 소프라노가 노래하는 경우에, 화려한 장식이 붙는 대표적인 콜로라투라 아리아이다.

 

작품개요

서유럽에서 17,18세기에 싹을 틔운 오페라라는 예술장르는 18,19세기에 만개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오락문화로 자리잡았다. 오페라의 성장은 이시기 부르주아 계급의 성장 및 자본주의의 발전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봉건주의가 저물어 가면서 자본을 축척한 시민계급이 오페라 극장을 세우고 자신들 취향에 맞는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오페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오페라의 주제가 돈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주제는 여전히 사랑이고 결말은 주인공의 죽음 아니면 결혼이었다. 그러나 오페라의 대본 구석구석에는 철저하게 돈 냄새가 풍기기 시작했다. 요즘도 여전히 메스컴을 장식하는 로비나 뇌물따위의 소재가 스토리 곳곳에 박혔다.

그 대표작인 작품이 바로 로시나가 작곡한 세비아의 이발사이다. 알마비바라는 이름의 젊은 백작은 늙은 후견인의 집에 살고 있는 로지나라는 처녀를 우연히 보고는 첫눈에 반해 결혼을 꿈꾼다. 평민인 로지나가 부담스러워 할까 봐 백작은 자신을 가난한 대학생 이라고 소개한다.후견인의 감시 때문에 그녀와 제대로 이야기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던 중에 구원의 손길을 내미는 마을의 해결사 피가로가 등장한다. 그는 사례만 넉넉히 한다면 자신의 꾀로 결혼을 성사시켜 주겠다며 백작을 유혹한다.반짝이는 금화를 생각하기만 해도 갑자기 엄청난 힘이 솟아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죠. 내 안에 잠들어 있는 화산이 폭발하기 시작하는 거에요' 이렇게 노래하는 피가로에게 돈주머니를 쥐어주며 백작은 ;어디 그럼 돈의 위력을 한번 기대해 볼까? 하며 응수한다. 결국 백작과 로지나와 피가로는 한통속이 되어 욕심 많은 후견인을 따돌리고 결혼계획을 성사 시키는데, 그 과정에서 이들은 후견인과 한 패거리인 음악 가정교사와 공증인까지 돈으로 매수한다.

피가로의 직업은 이발사다. 그 시대의 이발사는 머리를 깍고 면도해 주는 일말고도 남녀의 화장, 가발, 몸치장에다 의사 대신 응급처치까지 책임질 수 있는 전천후 직종이다. 봉건사회에서는 귀족의 하인에 불과했던 이발사가 시민사회에서는 어엿하게 독립한 자영업자로 인정 받는다. 이 오페라에서 평민인 피가로가 귀족에게 당당하게 보수를 요구하고 또 귀족보다 한결 지혜와 재치가 뛰어난 인물로 묘사된 것도 신분질서가 무너진 '달라진 시대'의 표현이다. 작곡가의 지위도 이발사와 같은 방식으로 과거와 달라져 있었다. 모차르트만 해도 귀족에게 봉사해 생계를 유지해야 했지만, 다음 세대인 로시니는 이미 누구에게도 종속되지 않은 온전한 프리렌서였다.
1775년에 프랑스의 희곡작가 보마르세가 세빌리아의 이발사를 세상에 내놓자 열명이 넘는 작곡자가 앞다투어 이를 오페라로 작곡했다니, 당시의 오페라가 얼마나 인기 있는 대중예술이었던가를 짐작할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까지 남아 있는 작품은 1782년에 초연된 파이지엘로의 작품과 1816년에 작곡된 로시니의 작품뿐이다.

같은 내용을 다룬 오페라이지만 프랑스대혁명(1789)이라는 대사건을 사이에 두고 두 작품의 음악과 언어표현은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당시의 청중들은 내용이 조금이라도 지루하거나 음악이 박진감이 없으면 휘파람을 불며 야유를 퍼부어 댔다. 그들의 입맛을 로시니 만큼 잘 맞추는 작곡가도 없었기 때문에 그는 30대에 큰 부자가 되어 작곡을 폐업하다시피 하고, 미식취미로 불룩해진 배를 두드리며 즐거운 여생을 보냈다.

 

초 연

로마의 알젠티나 극장에서 1816년 2월 20일에 초연되었다. 로시니보다 상당한 선배인 오페라 부파 작곡가 파이지엘로는 똑같은 보마르셰의 희곡에 의해서 페르로세리니의 대본으로 된 <세빌리아의 이발사>를 작곡, 1782년에 발표하여 상당히 성공을 거두었었다. 로시니는 이 선배와의 경쟁을 피하기 위해(첫째 이유는 선배에 대한 존경에서, 또 하나의 이유는 관객이 적어질까 두려워서) 제목도 <알마비바, 또는 쓸데 없는 조심>이라고 고쳐 초연을 했는데, 이러한 배려는 그야말로 쓸데없는 조심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그것은 파이지엘로 일파의 노골적인 방해 행위(많은 사람들을 동원, 휘파람을 불어 노래 소리가 들리지 않게 하고, 무대에 고양이를 놓아 진행을 방해하는 등 심한 방해를 계획했다) 때문에 무대는 도저히 수습할 수 없게 되고 청중의 태반이 도중에서 자리를 뜨고 마를 결과가 되어 버렸다. 그래서 초연은 파이지엘로 일파의 계획대로 대실패로 돌아갔으나 그러한 음모도 이 작품의 뛰어난 예술성을 지워 버리지는 못했다. 그 후 이 작품은 급속도로 인기를 되찾아 세계 각국의 모든 오페라 하우스에서 가장 중요한 레퍼토리의 하나가 되어 확고 부동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대 본

이탈리아어. 보마르셰의 원작을 스테르비니가 이탈리아어의 오페라 대본으로 개작한 것을 대본으로 하여 작곡되었다. 1772년에 집필되고 그 3년 후 코메디 프랑세즈에서 상연된 원작이 프랑스 혁명전야라고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었던 시기의 귀족 특권 계급에 대한 통렬한 풍자를 포함하면서 해방된 인간의 자유에 대한 동경을 생생하게 묘사한 3부작의 제1부였던 만큼, 오페라 부파로서는 참으로 안성맞춤의 소재였고, 또 스테르비니의 솜씨있는 대본이 오페라 전체를 훌륭하게 정리하고 있는 공적도 간과할 수는 없다.

 

주요 등장인물

알마비바백작(Ten.), 부유한 의사 마르트로(Bas.), 로지나(바르트로의 후견을 받고 있는 아름다운 처녀 Sop.), 이발사 피가로(Bar.), 음악교사 바질리오(Bas.), 피올레로(알마비바백작의 하인 Ten.), 베르타(바르트로 집안의 하녀 Sop.), 암브로지우스(바르트로의 하인 Bas.)

때와 곳 18세기, 스페인의 세빌리아 거리.

 

작품배경

이 오페라는 프랑스의 극작가 보마르세의 풍자적인 3부작 희가극의 제 1부를 스테르비니가 이탈리아 대본으로 쓴 희가극이다. 이는 당시 오페라 부파의 형식을 따라 이른바 '번호 오페라'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롯시니는 1816년 이 작품을 6개월만에 완성하였다. 그런데 이 오페라는 그의 선배 작곡가인 파이젤로가 이 줄거리로서 1782년에 오페라로 작곡하여 성공하였기 때문에 그는 무척이나 불안했었다. 그리하여 이 작품의 제목도 선배에 대한 경의로 'Almaviva' 또는 'L'Inutile precauzione' 등으로 고쳐 초연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오페라가 초연할 때 파이젤로와 그의 제자들은 이 공연의 성공을 방해하기 위해 휘파람 잘 부는 자들을 모아 떠들게 했으며 심지어는

고양이를 무대에 올려 놓아 진행을 방해하는 등 장내가 소란하여 첫날에는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이 작품의 원작 제 2부가 되는 모짜르트의 '파가로의 결혼'이 작곡된지 30년 후에 발표되었으며 이 세빌리아의 이발사가 그 곡의 전편에 해당된다.

 

작품 줄거리

제1막 1장 막이 오르면 세빌랴 거리 한모퉁이의 광장.

동틀 무렵이다. 왼쪽에 돈 바르톨로의 저택이 있고 발코니가 보이지만 문은 굳게 닫힌 채이다. 어둠 속에서 피오렐로가 이끄는 한 무리의 악사들이 살금살금 걸어나온다. 망토로 온몸을 휘감은 알마비바 백작, 조심스럽게 나타나 발코니 저편 창 밑으로 간다. 악사들에게 사인. 악사들의 기타 반주에 맞추어 2.아침의 세레나데(오바드)를 부른다.

"아름다운 아침이 밝아오려는 이 때 사랑하는 그대는 잠자고 있는가. 어서 일어나오, 나의 보배여. 내 가슴의 아픔을 달래 주오..."

노래는 끝났건만 발코니 쪽에서는 아무런 대답이 없다. 백작은 보수를 건네주고 악사들을 돌려보낸다. 이 때 멀리서 랄랄라 신나게 콧노래를 부르며 다가오는 사람은 거리의 명물 이발사 피가로이다.

백작은 재빨리 몸을 감춘다. 피가로가 기타를 어깨에 메고 나타나 득의에 차서 흥겹게 부르는 3.카바티나(단순한 형식의 독창곡)는 아주 유명하다.

"나는 이 거리에서 제일가는 이발사. 어디 그뿐인가,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피가로, 피가로 하고 나를 찾으니 나는 이 거리의 만능 해결사라네..."

숨어서 노래 부르는 사나이의 동네를 살피던 백작은 그가 피가로임을 알아보고 앞으로 자기의 힘이 되어달라고 부탁한다. 물론 로지나와의 사랑이 이루어지도록 도와 달라는 부탁이다.

돌연 문이 열리고 로지나와 후견인인 바르톨로가 발코니로 나온다. 백작과 피가로는 얼른 몸을 숨긴다. 로지나의 손에 드려 있는 종이를 보고 바르톨로가 무엇이냐고 물으니 그녀는 <무익한 걱정〉이라는 노래의 가사를 적은 쪽지라고 속이고 바람에 날린 양 슬며시 발코니 아래로 떨어뜨린다. 바르톨로가 종이를 주우러 발코니 밑으로 내려오는 사이, 백작은 날쌔게 종이를 집어들고 다시 숨는다. 종이가 어디에도 없자 바르톨로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다시 발코니로 올라가 로지나를 억지로 끌고 안으로 들어간다.

백작이 피가로에게 편지를 읽게 한즉 대강의 사연은 이러하다.
"... 날마다 불러주시는 세레나데, 정말 고마워요. 누구신지, 무슨 일을 하시는 분이신지 알고 싶군요. 바르톨로의 너무도 엄한 감시 때문에 저는 발코니에조차 마음대로 나오지 못한답니다. 부디 감옥과 다름없는 이 곳에서 저를 구해주세요..."

문이 열리면서 외출복 차림의 바르톨로가 나온다. 그는 하인들에게 결혼 준비를 도와줄 바질리오 이외에는 아무도 집 안에 들여놓아서는 안 된다고 단단히 이르고 어디론가 가버린다. 로지나의 미모와 재산을 탐낸 바르톨로가 후견인을 가장해 그녀와 결혼할 속셈이고 중개역을 맡은 사람이 로지나의 음악교사인 간교한 욕심쟁이 바질리오라는 등 모든 사실을 피가로에게 전해 들은 백작은 두 악한을 혼내 주기로 마음먹는다.

지혜를 빌려달라는 백작의 제의에 피가로는 시치미를 떼고 우선 돈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백작의 몸이 달아오르기를 기다렸다가 피가로는 술 취한 사관으로 변장해 그 집에 들어가면 바르톨로도 경계심을 늦추지 않겠느냐고 한다. 백작은 묘안이라면서 박수를 치고. 두 사람은 일단 헤어지기로 한다. 백작은 차후 연락해야 할 피가로의 집 위치를 묻는다. 자기 이발소 위치를 29소절에 걸쳐 D음 하나만으로 기복없이 부르는 피가로의 노래는 오히려 익살맞은 재미를 느끼게 한다. 노래가 끝나면 피가로는 바르톨로의 저택으로 들어가고 백작도 자리를 뜬다.

 

제 1막 2장 바르톨로 저택의 밀실

로지나가 편지 한 장을 손에 들고 밝은 희망과 일말의 불안이 섞인 표정으로 '4.방금 그 노랫소리는'이라는 카바티나를 부른다.

콜로라투라의 기교도 부리는 소프라노로서 전곡 중에서도 아주 유명한 노래다. 외출에서 돌아온 바르톨로는 피가로가 찾아왔었다는 것을 알고 몹시 경계한다. 소악당 바질리오는 알미비바 백작이 근처에 와 있으며 로지나를 탐내고 있는 듯하다고 경고하면서 그를 물러나게 하려면 중상모략이 제일이라고 쑥덕거린다. 바르톨로는 그런 따분한 책략보다는 얼른 결혼해 버리면 그만 아니냐고 반문한다.

이윽고 사관 복장을 한 백작이 등장해 그와 바르톨로, 로지나, 바질리오, 가정부 베르타 등 다섯 사람이 5중창으로 제각기 다른 기분을 노래한다. 소란을 듣고 달려온 경비병들에게 백작은 슬쩍 자기 신분을 알린다. 흠칫 놀라며 그냥 돌아가려고 하는 경비병들을 보고 의아해 하는 네 사람, 여기에 경비병들까지 어울려 부르는 합창으로 제1막은 막을 내린다.

 

제2막 1장 바르톨로 저택의 거실.

주정뱅이 사관이 아무래도 수상하다고 바르톨로가 의심하고 있을 때 이번에는 음악교사 바질리오의 제자 돈 아론조라는 사람으로 변장한 백작이 들어온다. 돈 아론조는 스승님이 몸이 불편해 오늘 아가씨의 음악 수업은 자기가 대신 맡게 되었노라고 속이고 노래 연습을 빙자해 로지나와 사랑 노래를 주고받는다.

다시 등장한 피가로, 약속대로 바르톨로의 머리를 깎으러 왔다면서 옆방으로 가 이발 준비를 하는 척하다가 일부러 유리잔을 깨뜨린다. 쨍그랑 소리에 놀란 바르톨로가 그쪽으로 달려간 사이 백작은 얼른 그의 열쇠뭉치에서 발코니로 통하는 문의 열쇠를 훔친다. 그러나 백작의 변장이 탄로나 바르톨로는 크게 화를 낸다. 소란이 벌어지고 세 사람은 허둥지둥 몸을 피한다. 혼자 남은 바르톨로는 바질리오도 공모자인줄 알고 안브로지우스에게 당장 그놈을 데려오라고 명한다. 곧이어 가정부 베르타에게 아무도 집안에 들여놓지 말라고 단단히 이른 후 바르톨로도 밖으로 나간다.

제 2막 2장 바르톨로 저택의 거실.

어떻게 된 일이냐고 다그쳐 묻는 바르톨로에게 바질리오는 자신의 제자라고 속인 돈 아론조는 바로 백작 본인이이 분명하다고 대답한다. 당황한 바르톨로, 속히 공증인을 불러와 결혼해 버리자고 로지나를 재촉하며 바질리오를 공증인에게 보낸다.바르톨로는 냉담하게 서 있는 로지나를 설득한다.

"백작과 피가로, 돈 아론조 들이 당신을 농락하려고 공모하고 있단 말이오..."

바르톨로가 증거로 돈 아론조에게 보낸 그녀의 편지를 보이자 깜짝 놀란 로지나는 그들이 열쇠를 가지고 갔으며 오늘 저녁 다시 오기로 했다고 고백한다. 바르톨로는 병사들을 부르러 가기로 한다. 두 사람 퇴장.

깊은 밤. 폭풍우가 휘몰아친다. 번쩍이는 번개, 세찬 비바람.이윽고 폭풍우도 가라앉고 어둠만 깊어 가는데, 발코니의 문이 밖으로부터 살며시 열리더니 피가로와 백작이 몰래 들어온다. 기다리던 로지나는 상기된 얼굴로 자기를 농락하려 했다며 백작에게 항의한다. 백작은 로지나가 돈 아론조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자신의 신분을 밝힌다. 백작이 다름아닌 돈 아론조임을 안 로지나는 감동한다.

백작의 사랑을 받는 기쁨을 노래하는 로지나, 자신의 기지를 자찬하는 피가로. 로지나와 백작은 애정을 맹세하고 피가로도 거기에 손을 얹는다. 세 사람은 "발코니를 타고 도망치자!"고 노래하며 발코니로 가지만 사다리가 없어졌음을 발견하고 당황한다.

공증인을 데려온 바질리오. 바르톨로는 병사들에게 백작을 체포하라고 명한다. 그러나 병사들은 백작이 자신의 신분을 밝히자 감히 손을 대지 못한다.백작은 사랑의 승리를 찬양하고 사랑의 기쁨을 노래한다. 병사들도 축복을 보내니 사랑의 기쁨은 더욱 고조된다. 바르톨로는 그래도 로지나의 재산만은 자기 손에 들어오게 되었다면서 노여움을 푼다. 그를 보고 피가로는 "보아요, 쓸데없는 걱정이었죠?"하면서 놀려댄다."모든 일이 해결되었으니 내가 할 일도 이제 그만..."피가로의 노래에 이어 전원이 "사랑과 성실이여, 영원하라..."고 힘차게 합창하는 가운데 경쾌하게 전곡의 막이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