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애송시

나는 부족해도 - 엘리자베스 칼슨

풍월 사선암 2020. 3. 13. 13:14


 

나는 부족해도 - 엘리자베스 칼슨 
나는 나의 결점들과 
사랑에 빠지고 있다. 
세면대를 깨끗이 닦지 못한 점.
오일 체크할 것을 잊고, 
주차장에서 내 차를 잃어버리고,
메모해놓은 약속을 잊고,
조금씩 늦는 것
내 얼굴의 조그만 혹들을 사랑하려 배우고 있다.
내 코의 큰 뾰루지를 
머리칼 없는 머리를
이빠진 손톱을 문질러 떼고
발가락들은 삐죽이 튀어나왔다.
그 이유를 더 이상 알려 들지 않고,
열린 결말의 미스테리를
사랑하기를 배우고 있다.
나는 실패하는 것을 배우고 있다.
목록을 만드는 것에서 
내 시간을 지혜롭게 쓰고
읽을 책을 읽는 것에서
나는 일관성 없는 것,
부조리, 건망증 대신에
아마도 나는 내 옷장에 
옷들을 깔끔하게 걸어놔야 하겠지.
모든 셔츠를 함께 모으고, 그리고 바지도..
더없이 사랑하는 내 가족에게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내야겠지.
하고 싶은 말을 전하면 더 좋겠어.
하지만 나는 빗소리를 듣느라
시간을 낭비하거나
내 고양이 아래 누워서
그르렁거리는 것을 배우고 있을 듯 싶다.
나는 매 순간 
나중에 지워도 될 일들로
매 순간을 채우는 데 썼다
만족스런 나는
빨래를 잘 세탁해서 개어둔 것이다.
나의 모든 서류들을 
있는 그대로 사실과 아닌 것으로 나누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 허탈한 마음을 내가 찾는 것이다.
형태 없는 모양
알 수 없이 중심을 벗어난 
때때로 허구적인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