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사랑한 남자는 백석(白石)이고, 백석이 사랑했던 여자는 김영한(金英韓)이라고 했다.
백석은 그녀를 자야(子夜)라고 불렀다. 이들이 만난 것은 20대 초 백석은 시 쓰는 영어 선생이었고, 자야는 춤추고 노래하는 기생이었다. 그들은 죽자사자 사랑한 후 백석은 만주땅을 헤매다 북한에서 죽었고, 자야는 남한에서 무진 돈을 벌어 길상사(吉祥寺)에 시주했다. 자야가 죽기 열흘 전 기운 없이 누워 있는 노령의 여사에게 젊은 기자가 이렇게 물었다.
천억을 내놓고 후회되지 않으세요? '무슨 후회?'
그 사람 생각 언제 많이 하셨나요?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는데 때가 있나?'
기자는 어리둥절했다. 천금을 내놨으니 이제 만복을 받으셔야죠. '그게 무슨 소용있어'
기자는 또 한번 어리둥절했다. 다시 태어나신다면? ' 어디서? 한국에서?
'에! 한국? 나 한국에서 태어나기 싫어. 영국쯤에서 태어나서 문학 할거야'
그 사람 어디가 그렇게 좋았어요? '
'1000억이 그 사람 시 한 줄만 못해. 다시 태어나면 나도 시 쓸 거야 '
이번엔 내가 어리둥절했다. 사랑을 간직하는데 시밖에 없다는 말에 시 쓰는 내가 어리둥절했다.
- 이생진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한 이유"에서 -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 백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길상사(吉祥寺)
서울특별시 성북구 성북동에 있는 사찰.
대한불교조계종 소속의 사찰로 삼각산 남쪽 자락에 자리잡고 있다. 고급요정 '대원각'을 운영하던 김영한(법명 길상화)이 대원각을 송광사에 시주하여 탄생하였다. 1995년 6월 13일 대한불교 조계종 송광사의 말사인 '대법사'로 등록하였으며 1997년에 길상사로 사찰명을 바꾸어 창건하였다. 사찰 내의 일부 건물은 개보수하였으나 대부분의 건물은 대원각 시절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서울대 학보, 이재명 부부 풍자시 게재…‘치졸한 재명이가 뻔뻔한 혜경이를…’
▲이재명 지사 인스타그램
서울대학교 학보인 '대학신문'에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부인 김혜경 씨를 비판하는 풍자시가 실렸다.
25일 대학신문 홈페이지에 게재된 '1976호 대학쌀롱'에는 '재명이와 혜경이와 짹짹이'라는 제목의 시가 올라왔다. '재명이와 혜경이와 짹짹이'는 백석 시인의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패러디한 것이다.
시에는 "재명이는 혼자 서서 마이크를 치운다. 마이크를 치우며 말한다. '악의적이네요'.
혜경이와 재명이는 짹짹이가 푹푹 쌓이는 밤 트위터를 하다 걸려 감방에 살자"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지사는 지난 19일 '혜경궁 김씨' 의혹과 관련된 취재진 질문에 "질문이 아주 악의적"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또 시는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 논란도 풍자했다. "휴대폰은 새로 사고 재명이는 혜경이를 생각하고 혜경이가 짹짹이를 할 리 없다"며 "짹짹이를 집에서 하는 것은 내가 한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이 도용한 것이다"라고 적혀 있다. 한편 해당 시는 '대학신문' 수습기자가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 입력 2018-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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