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부부의 이혼파티
남미 어느 나라에는 결혼한 지 십 년이 넘은 부부가 자식을 낳지 못했을 경우 이혼해도 좋다는 법이 있었습니다. 이 나라에 서로 몹시 사랑하는 부부가 있었습니다. 서로 존중하고 아껴주어 부부는 늘 행복했습니다.
그런데 이 부부는 결혼한 지 십 년이 되었으나 아직 자식이 없었습니다. 남편의 집안은 자손이 귀해 대를 이을 아이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을 해도 부부 사이에는 아이가 생겨나지 않았습니다.
남편의 집안에선 부부가 나라 법에 따라 이혼하는 게 좋겠다고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떻게든 대를 이을 아이가 필요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친척들도 강권적으로 이혼을 권했습니다. 그러나 남편은 결코 이혼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아내를 너무도 사랑하므로 이혼은 생각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부부는 고민에 빠져 생각 끝에 마을에서 가장 지혜로운 원로 어르신을 찾아갔습니다. 어르신은 무슨 일이든지 지혜롭게 해결하는 그 마을의 스승 같은 분이었습니다. 어르신은 부부의 이야기를 듣고 잠시 깊은 생각에 잠겼습니다. 이윽고 어르신은 남편을 따로 불러 귓속말로 무어라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리고 역시 부인도 따로 불러 귓속말을 했습니다.
원로 어르신을 만나고 온 다음 날 남편은 친척들에게 편지를 보냈습니다.
편지 내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저희 부부는 이혼하기로 했습니다. 그간 저희 부부를 도와주신 여러 친지들과 함께 마지막 파티를 열고자 하오니 부디 참석해 주십시오."
드디어 이혼 파티의 날이 왔습니다. 파티가 시작되자 사람들은 저마다 한 마디씩 했습니다. 부인이 불쌍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고, 아이를 낳지 못했으니 이혼은 당연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파티가 끝나갈 무렵 남편이 앞에 나가 말했습니다.
"저희 부부는 서로 싫어져서 이혼하는 게 아니라, 다만 아이가 생기지 않아 이혼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가진 것 중에서 아내가 가장 좋아하는 걸 이혼 선물로 주고 싶습니다."
친척들은 동의의 뜻으로 박수를 쳤습니다.
"집을 달라고 할 거야."
"아니야, 보석 상자를 달라고 할 걸"
사람들은 그렇게 수군거렸습니다.
그 때 사실 남편은 마음이 조마조마 했습니다. 여기까지 지혜로운 원로 어르신이 시키는 대로 하긴 했는데 아내가 도대체 무얼 달라고 할지는 모르고 있었습니다.
이윽고 아내가 앞으로 나왔습니다. 증인도 함께 나왔습니다. 남편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당신이 가장 갖고 싶은 걸 한 가지만 말하오. 그것이 무엇이든 당신에게 기꺼이 주겠소."
아내가 남편을 바라보며 대답했습니다.
"내가 가장 가지고 싶은 건…"
"가지고 싶은 건?"
"바로 당신이에요. 당신을 주세요."
잠깐 멍청히 서 있던 남편이 아내를 덥석 껴안았습니다.
순간 파티장은 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습니다.
친척들은 이 부부의 사랑에 깊은 감명을 받은 듯 했습니다. 곧 잔잔한 박수 소리가 이어졌습니다.
물론 이혼은 취소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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