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애송시

아침마다 눈을 뜨면 - 박목월

풍월 사선암 2016. 7. 19. 14:37

 

아침마다 눈을 뜨면 - 박목월

 

사는 것이 온통 어려움인데

세상에 괴로움이 좀 많으랴

사는 것이 온통 괴로움인데

 

그럴수록 아침마다 눈을 뜨면

착한 일을 해야지 마음속으로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서로 서로가 돕고 산다면

보살피고 위로하고 의지하고 산다면

오늘 하루가 왜 괴로우랴

 

웃는 얼굴이 웃는 얼굴과

정다운 눈이 정다운 눈과

건너보고 마주보고 바로보고 산다면

아침마다 동트는 새벽은

또 얼마나 아름다우랴

 

아침마다 눈을 뜨면 환한 얼굴로

어려운 일 돕고 살자 마음으로

다짐하는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歌曲과 함께하는 사랑의  박목월 이야기’

 

1952년 한국 전쟁이 끝날 무렵, 박목월 시인이 중년이었을 때 그는 제자인 여대생과 사랑에 빠져 모든 것을 버리고 종적을 감추었다.

 

가정과 명예와 서울대 국문학과 교수 자리도 마다하고 아무 것도 가지지 않고 홀연히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고 박목월의 아내는 그가 제주도에서 새로이 살고 있다는 걸 알게 되어 남편을 찾아 나섰는데 ...

 

마주하게 되자, 두 사람에게 “힘들고 어렵지 않냐?” 며 돈 봉투와 추운 겨울 지내라고 두 사람의 겨울옷을 내밀고 서울로 사라졌다.

 

박목월과 그 연인은 그 모습에 감동하고 가슴이 아파 그 사랑을 끝내고 헤어지기로 하였고 박목월이 서울로 떠나기 전날 밤 를 지어 사랑하는 연인에게 이별의 선물로 주었다고 한다.

 

이별의 노래

 

 

사랑과 인생을 걸었지만 박목월의 부인이 다녀간 며칠 후, 부산에서 그 연인의 아버지(당시 목사)가 찾아와 설득 했고, 사흘을 버티다 결국 이별을 선택한 목월의 연인(H)부친의 손에 이끌려 제주항으로 떠나고, 망부(忘婦)를 태운 꽃상여를 뒤따르듯 목월이 따르고, 그 뒤를 목월이 제주에서 문학 활동을 하면서 알게 된 양중해(당시 제주 제일중 국어교사)가 이별의 장면에 동행하게 된다.

 

목월의 연인은 차마 고개를 돌리지 못하고 뱃전에서 고개만 떨구었다고 한다. 이 모습을 그날 저녁 양중해가 로 썼고 같은 학교 음악교사인 변훈 선생에게 이 를 주어 지금은 제주의 노래가 된 불후의 명곡 ‘떠나가는 배’가 탄생 하였다 한다.

 

떠나가는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