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생활글

노후를 위한 '5자'…놀자·쓰자·베풀자·웃자·걷자 그리고 '속지 말자'

풍월 사선암 2016. 5. 27. 08:06

노후를 위한 '5'놀자·쓰자·베풀자·웃자·걷자 그리고 '속지 말자'

  

은퇴자 노리는 사기꾼 늘어큰 욕심 내려놓고 눈높이 낮추길

 

행복한 노후를 위해서는 갖춰야 할 것이 있다. 일단 ‘5F. 노후 행복을 위해 필요한 다섯 가지 필수 요소를 ‘F’로 시작하는 영어 단어로 요약한 것이다.

 

노후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서는 뭐니 뭐니 해도 (Finance)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돈만 있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므로 뭔가 (Field)과 함께 할 친구(Friend)가 있어야 하고 거기서 재미(Fun)를 느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즐기려면 내가 건강(Fitness)해야 할 것이다.

 

돈도, 건강도, 할 일도 있고, 친구들과 재미있게 지낼 여건이 마련되었다면 무엇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답은 ‘5. 나이 든 사람, 윗사람, 조금의 여유를 가진 사람들이 존경과 대우를 받으려면 우선 놀자, 쓰자, 주자(베풀자)’를 잘해야 한다. 잘 놀고 잘 쓰고 잘 베푸는 사람을 싫어하는 가족과 사회는 없을 것이다.

 

여기다 잘 웃고 잘 걷는 사람이 되면 놀자쓰자주자웃자걷자가 되는 것이다. 잘 놀고 잘 쓰고 잘 주고(베풀고) 잘 웃고 잘 걷는 사람을 누가 싫어하고 욕하겠는가?

 

얼마 전 이와 비슷한 내용의 강의를 마친 후 받은 질문 겸 코멘트에서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 5자에 더해서 속지 말자를 하나 더 넣어 달라는 요청이었다. 먹고 살기가 점점 더 힘들어지니까 은퇴자를 노리는 사기꾼들도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런 사기꾼들의 먹이가 되는 은퇴자 또는 은퇴를 앞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면서 5자와 함께 꼭 명심해야 할 요소라는 것이었다.

 

은퇴자들이 사기꾼들의 표적이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은퇴자들은 직장에서 은퇴한 뒤 고정적 수입은 크게 줄어들지만 퇴직금이나 모아둔 사업준비자금 등 자금 동원력은 상대적으로 많다고 할 수 있다. 은퇴를 앞두고 있는 이들도 상황은 비슷하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그간 일만 하느라 경제 및 금융시장 변화에는 상대적으로 어두울 수밖에 없다. 더욱이 수입이 줄어드는 만큼 마음은 조급하고 귀는 얇아질 대로 얇아진 상황이다. 이런 틈새를 사기꾼들이 파고드는 것이다.

 

미국의 투자자보호교육재단(FINRA)에서는 금융 사기 피해를 가장 입기 쉬운 사람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50대 후반의 기혼자, 자신의 판단과 금융 지식이 평균 이상이라고 생각하는 낙관적인 성격의 소유자, 새로운 생각이나 판매 선전에 귀가 솔깃한 사람, 최근에 건강 또는 금전적으로 어려움을 겪은 사람.’ 여기서 언급하는 네 가지 중 두 가지 이상이 자신에게 맞아떨어진다면 금융 사기뿐 아니라 창업 등에서도 사기를 당할 가능성이 높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때 만약 ‘50대 후반의 기혼자‘50대 후반 이상의 은퇴자로 바꾸면 대부분의 은퇴자가 금융 사기에 노출되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두 번 사기를 당하고 나면 누구나 세상이 허무해지기 마련이다. 그것도 액수가 노후 자금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정도라면 그 충격은 더 클 수밖에 없다. 돈과 사람에게 속고 벙어리 냉가슴을 앓듯 하는 것이다. 어디 가서 누구에게 사기당했다고 하소연할 것인가.

 

따라서 사기당하지 않기 위한 최선의 방어책은 큰 욕심 부리지 않으면서 눈높이를 낮추는 것이다. 예금금리가 1%대인데 누가 6~7%대의 투자 수익률, 그것도 확정 수익률을 보장한다고 하면 그건 십중팔구 사기일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6%의 확정 수익률이 가능하다면 은행에서 3%로 대출을 받아 투자하면 3%의 수익이 그냥 떨어지는 장사라는 계산이 나온다. 그렇게 쉽고 안전하면서도 많은 수익이 남는 장사가 어떻게 나한테까지 순서가 오겠는가?

 

아주 없으면 안 되지만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사는 것이 인생이다. 더욱이 나이 들어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상황에서 뭔가 해야겠다고 무리하면 스트레스만 쌓이거나 사기당하기 십상이다. 지금부터라도 은퇴 또는 노후에 대한 지나친 걱정이나 염려는 접어두는 대신 놀고 쓰고 베풀고 웃고 걷는 연습을 해보자. 돈이 많아 흥청망청 놀고 쓰고 베푸는 게 아니라면 나만의 연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욕심을 내려놓으면서 눈높이를 낮추는 연습도 하자.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만이 끊임없이 연습을 해야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인생도 은퇴도 노후도 모두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다 연습으로 끝나는 게임이다. ‘놀자, 쓰자, 주자(베풀자), 웃자, 걷자 그리고 한 가지 더 절대로 속지 말자

 

최성환 한화생명 은퇴연구소장·고려대 국제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