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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명조(夜鳴鳥)의 교훈

풍월 사선암 2014. 11. 28. 00:23

 

야명조(夜鳴鳥)의 교훈

   

원효대사는 중생의 병 중 가장 무서운 병이

‘내일로 미루는 습관’ 이라고 했답니다.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고,

올해 할 일을 내년으로 미루고,

금생에 할 일을 후생으로 미루는 것,

이것이야 말로 사람들의 어리석음이 아닐까요.

 

똑같은 고통을 두 번, 세 번 반복해 겪는 것은

자신을 이기지 못하는 나약한 의지 때문입니다.

 

히말라야 설산에는 야명조(夜鳴鳥)’라는 새가 있다고 합니다.

새 이름이 참 재미있는데, 밤에만 집을 짓겠다고 우는 새라는

뜻에서 붙여진 별명입니다.

   

이 새는 밤이 되면 혹독한 추위를 이기지 못해

내일은 꼭 집을 지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가 날이 밝아 햇살이 비치면 밤새 얼었던 몸을 녹이며

어제 저녁의 일을 까맣게 잊고 다시 하루 종일 놀게 됩니다.

 

또 다시 밤이 오면 낮의 일을 후회하며

내일은 꼭 집을 짓겠다고 다짐하면서 다시 운다고 합니다.

이 야명조는 결심과 후회를 반복하면서

오늘도 집 없이 추위에 떨며 울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곤경에 처할 때면 이 상황만 극복된다면

열심히 살겠다고 다짐하지만 그것이 해결되고 나면

이내 그 어려웠던 상황을 잊어버리고

어리석음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현재 이 시간에도 당장 해야 할 일을

미루고 있는 분들이 더러 있을 것입니다.

 

현재의 일을 다음으로 미루는 누적지수를 환산해보면

우리 인생의 절반이 되고도 남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 삶에서 똑 같은 고통을 2, 3번 반복해 겪는 것은

자기 자신을 다스리지 못하는 나약한 의지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들이 다음부터 잘해야지하면서

현재의 일을 내일로 미루는

행동은 저 설산의 야명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문득 올 한해가 얼마 남지 않은 오늘,

한낮의 따사로운 햇살에 취해

길고 긴 추위가 몰아닥칠 겨울밤을

잊고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하며,

혹여 오늘 할 일을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보면서 야명조의 아픔을 한번쯤 기억하기 바랍니다.

   

- '이종근의 마음산책'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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