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 교실/스마트폰

미풍인 줄 알았던 텔레그램 알고보니 열풍

풍월 사선암 2014. 10. 22. 18:55

미풍인 줄 알았던 텔레그램 알고보니 열풍

 

국내 가입자 수 300만 돌파마켓 순위 카톡 앞질러

   

검찰의 사이버 검열 논란이 몰고 온 텔레그램의 인기가 미풍에서 열풍으로 커지고 있다.

 

한국에서의 인기에 힘입어 텔레그램은 국내 가입자 수 300만을 돌파한데 이어, 사생활 보호에 민감한 사용자들을 위해 휴대전화 번호 없이도 이용 가능한 서비스로 진화할 계획이다.

 

22일 애플 iOS와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따르면 텔레그램은 두 마켓에서 모두 카카오톡(이하 카톡)보다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앱애니에 따르면 텔레그램의 국내 애플 iOS 마켓 순위는 4, 구글 플레이 스토어 순위는 3위다. 반면 카톡은 텔레그램보다 낮은 순위인 8위와 6위에 올라 있다.

 

텔레그램은 러시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회사인 브콘탁테를 설립한 파벨·니콜아이 두로프 형제가 개발한 메신저다. 운영은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독립 비영리 회사인 '텔레그램 메신저 LLP'에서 담당하고 있다.

 

검찰의 사이버 검열이 카톡 검열논란으로 번지면서 갑자기 텔레그램이 주목 받은 이유는 이 앱이 러시아 당국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보안성을 최우선으로 개발됐다는 소식이 급속하게 퍼졌기 때문이다.

 

서버가 독일에 있어 국내 수사기관의 일방적인 압수수색이 불가능하고, 대화 내용의 암호화가 적용돼 비밀 대화가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텔레그램이 사이버 망명대상으로 급부상한 것.

 

파벨 두로프는 러시아의 페이스북으로 불리는 SNS인 브콘탁테를 개발했으나, 지난해 우크라이나 사태 때 러시아 정부로부터 반러시아 시위에 가담한 주동자들의 명단을 넘겨달라는 요구를 거부한 뒤 카리브해로 망명했다. 이후 독일에서 러시아의 정치적 탄압으로부터 자유로운 텔레그램을 개발해 출시했다.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

 

지난달까지만 해도 탈카톡으로 인한 텔레그램의 인기는 미미한 수준에 불과했다. SNS를 통해 알게 된 일부 이용자들이 설치한 뒤 살펴보는 정보에 그쳤다. 다음카카오 측도 별다른 언론 대응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1일 다음카카오 합병법인 출범식에서 이석우 공동대표가 카톡 검열 논란에 원론적인 입장만 언급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카톡이 주춤한 사이 텔레그램 가입자 수는 빠른 속도로 불었다.

 

텔레그램은 급증하는 한국 이용자들을 감지하고, 지난 7일 정식 한국어 버전을 출시했다. 또 휴대전화 번호 입력 없이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 가입자 수가 300만을 돌파했다는 소식도 함께 알렸다.

 

반면 다음카카오 측은 부정적인 여론을 반전시키기 위해 서버 저장 기간을 최대 7일에서 3일로 단축했다. 또 지난 13일 긴급기자회견장에서 단말기에 암호키를 저장하는 종단 간 암호화 기술을 도입해 프라이버시 모드를 연내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나아가 사용자 신뢰도 제고를 위해 정부수사기관의 카톡 사용자 정보요청에 대한 요청 건수 등을 담은 투명성 보고서를 연말부터 시작해 정기적으로 내놓겠다고 밝혔다. 해당 업무는 최세훈 다음카카오 공동대표가 TF 책임자로 팀을 꾸려 운영한다.

 

업계 관계자는 텔레그램의 국내 가입자 수가 단기간에 300만 까지 치솟았다는 건 이용자들이 그 만큼 외부의 감시에 거부감이 크고 사생활 보호를 중시한다는 뜻이라며 아직은 실제 텔레그램의 사용량이 많지 않지만 임계점을 넘어서면 카톡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올라 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텔레그램, 공식 한글버전 출시

 

카톡 검열논란으로 주목을 받은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의 공식 한글 버전이 출시됐다.

 

7일 구글 플레이 스토어 등에는 텔레그램 1.9.2 업그레이드 버전이 올라왔다. 버전 상향에 따라 텔레그램은 안드로이드 웨어 및 한글 지원이 추가됐다.

 

이번 텔레그램 한글 지원은 지난 2(현지시간) 회사 측이 정식 한글화를 위한 전문가를 찾으면서 빠르게 이뤄졌다. 당시 텔레그램은 공식 트위터를 통해 한국어 번역 전문가를 모집했고, 많은 지원자들이 몰려들었다.

 

텔레그램은 러시아 개발자인 파벨 드로프가 개발한 모바일 무료 메신저다. 최근 검찰의 사이버 검열 논란이 일면서 카카오톡도 검열 대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인터넷과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고 독일에서 주로 사용되는 텔레그램이 반사이익을 얻었다.

 

텔레그램은 모든 메시지가 암호화 처리 될 뿐만 아니라 지정된 기간 이후 메시지가 자동삭제되고 기록으로 남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져 주목을 받았다. 또 해외에 서버가 있고, 보안 기능이 뛰어나 정부의 감시망을 피할 수 있다는 소문이 텔레그램의 인기를 도왔다.

 

텔레그램 공식 한글화 버전 출시에 이용자들은 초심을 잃지 않고 기본에 충실한 메신저로 오래 지속됐으면 좋겠다”, “깔끔하고 좋다”, “외국 나가본 적도 없는데 해외 메신저로 망명”,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더 많은 사람들이 쓰면 좋겠다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카톡 검열 논란이 뜨거워지자 지난 2일 다음카카오 측은 카카오톡 대화내용 저장 기간을 최대 7일에서 3일로 단축하고, 대화내용 삭제 기능 등을 포함한 사생활 모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여론이 우려하는 검찰의 카톡 검열과 정보제공을 사실상 차단하는 조치를 취한 셈이다.

 

[IT도 인문학이다]텔레그램 카톡유저의 동병상련

 

텔레그램 개발자인 파벨 두로프

 

2012년 대선 직전 러시아 국민은 모스크바에서 연일 시위를 했다. 이유는 한 가지.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의 당선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푸틴은 2000년 대통령에 취임한 뒤 2004년 재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3선 금지 원칙 탓에 2008년에는 총리로 물러났다. 물론 이때도 허수아비 대통령을 내세워 실권을 장악했다.

 

이후 푸틴은 법을 바꿔 대통령 3선 금지 조항을 사실상 없애버렸다. 그리고 곧바로 본색을 드러냈다. 2012년 대선 후보로 나서 ‘차르’(옛 러시아 황제)의 부활을 예고한 것이다.

 

푸틴의 의도를 본능적으로 파악한 러시아 국민은 크렘린궁 앞 광장을 점령하고 항의의 뜻을 나타내는 행진을 했다. 한때 구 소련 붕괴 후 발생한 반정부 시위로는 최대인 12만명이 모이기도 했다.

 

이를 지켜본 푸틴은 경악했다. 그와 동시에 '저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뜻을 같이 하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하고 고민했다.

 

답은 간단했다. 1억명의 가입자가 활동하고 있는 러시아판 페이스북 '브콘닥테(VK)'였다. 이에 푸틴은 브콘닥테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던 파벨·니콜라이 두로프 형제에게 도움을 청한다.

 

반정부 시위대의 명단과 메시지, 개별 페이지 삭제 등을 요구한 것이다. 지난해 러시아 정부는 급기야 이들 형제에게 우크라이나 반정부 시위 주동자의 개인정보를 요청했고 이를 거절한 두로프 형제는 카리브해의 작은 나라로 망명했다.

 

하지만 정부의 'SNS 검열·사찰'이라는 아픔을 너무나 잘 알았던 두로프 형제는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을 만들었다.

 

텔레그램은 사용자가 나눈 대화를 암호화 해 남이 들여다 볼 수 없도록 했을 뿐 아니라 메시지를 저장하지 않아 압수수색과 같은 일을 당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서버를 유럽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독일에 둬 검열 논란을 원천봉쇄하고 있다.

 

동병상련이라고 했던가. 국내 모바일메신저 대표 브랜드인 카카오톡을 쓰는 사람들이 서서히 텔레그램으로 둥지를 옮기고 있다.

 

검찰이 카카오톡과 같은 SNS에 대한 사이버 검열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사이버 망명' 붐이 일고 있는 셈이다.

 

평범한 사람이 검찰의 검열을 받을 일은 극히 드물다. 하지만 검찰을 포함한 제3자가 자신과 친구의 대화를 엿듣는다면 기분 좋을 사람은 없다.

 

카톡 사찰 논란 10여일 만에 국내 텔레그램 가입자 수는 30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두로프 형제는 한국 유저가 급증하자 당황했지만 최근의 한국 뉴스를 접한 뒤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말했다.

 

“한국 국민은 지금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안정을 위해 자유를 포기한 자는 둘 중 어느 것도 가질 수 없다. 우리는 사생활 유출에 대한 모든 잠재적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 강력한 암호화를 연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