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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배동 〉골목길 따라 가게가 오밀조밀, 그곳엔 추억·맛·예술이 있다.

풍월 사선암 2014. 8. 30. 07:39

 

우면산을 등지고 있다고 해서 이름 붙은 방배(方背). 하지만 1980년대 이후 트렌드에서만큼은 그 무엇에도 등져 본 적이 없는 곳이 방배동이다.

 

1980년대 중·후반 서울 서초구 방배동은 '돈깨나 있고 멋을 아는' 젊은이들이 넘쳐나는 청춘의 거리였다. 지금의 7호선 내방역에서 5~10분 거리에 있는 '카페 골목'은 낭만 그 자체였다. 영원한 '가인(歌人)' 유재하가 직접 치는 기타 소리가 울려 퍼졌고, 방송인 주병진씨가 문을 연 카페 제임스 딘은 연예인들의 아지트가 되기도 했다.

 

최첨단 유행이 돈과 만나니 유흥 1번지를 탄생시켰다. 1990년 초반 등장한 '오렌지족(소비적이고 과시적인 일부 부유층 젊은이)'이 점령했던 곳도 서울 압구정·청담동과 방배동 카페 거리였다. 방배동 토박이인 원형준(38) 린덴바움 대표는 "197810월 방배동에 문 연 고급 중국집 함지박이 명성을 날리면서 지명이 된 '함지박 사거리'는 지금의 청담동 명품 거리나 홍대 주차장 골목처럼 유행과 젊음의 교차점이 됐다"고 말했다. 그랬던 카페 골목은 1997IMF로 직격탄을 맞아 다소 퇴색했지만 방배동의 명성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숨을 불어넣은 곳은 서래마을. 프랑스식 레스토랑과 일본식 선술집이 자리 잡으면서 '맛집 1번지'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총천연색의 네온사인과 북적북적한 도심에서 가끔은 한 템포 쉬어 가고 싶을 때가 있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사이길은 문화예술 공간뿐만 아니라 반포로에서부터 이어지는 산책길로도 인기다.

 

방배동 [Bangbae-dong, 方背洞]

 

방배동의 연혁을 살펴보면, 조선시대말까지 경기도 과천군 상북면 방배리였으나 일제때인 1914년 경기도 구역 확정때에 이 지역은 경기도 시흥군 신동면 방배리가 되었다. 이후 1963년 서울특별시의 구역확장에 따라 서울특별시에 편입되면서 방배동이 되어 오늘에 이른다. 위치는 서초 구의 서쪽 끝에 있는 동이며 서울에서 과천에 이르는 도로와 남부순환로가 교차하는 곳에서 우면산에 이르는 지역이다.

 

''으로 충족되면 또다시 ''을 찾기 마련이다. 최근 들어 조금씩 알려진 곳이 바로 '방배동 사이길'이다. '촉이 좀 발달했다'는 이들에게 물어보면 여지없이 튀어나오는 골목 중 하나가 방배동 42길이었다. 방배로 42길에 위치했다 해서 붙은 이름이기도 하지만 방배동을 대표하는 두 권력, 카페 골목과 서래마을 사이에 있다고 해서 사잇길이란 뜻도 지녔다. 함지박 사거리에서 서래초등학교까지 300m 정도 되는 고즈넉한 골목. 초입과 끝에 20115월 갤러리 토스트와 9월 갤러리 온리가 문을 연 뒤 2년도 채 지나지 않아 각종 갤러리와 공방이 30여개 자리 잡으면서 문화 예술 공간으로 변모했다.

 

아직 사람들의 손을 '덜 탄' 때문인지 1980년대 느낌의 뒷골목과 최근 뜬 부암동 뒷길이 묘하게 뒤섞인 느낌이다. 오가닉 전문점과 핸드메이드 디자이너 숍 사이에 세탁소와 목욕탕이 떡하니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섞어놓은 듯 흥미롭다. 겉에서 볼 땐 '애걔, 이게 다야?' 할 수도 있지만 내부 곳곳을 들여다보면 각종 인테리어 소품과 신진 작가들의 작품에 '!' 하는 감탄사를 절로 뱉게 한다. 넓지 않은 골목에 이렇게 오밀조밀하게 공방과 갤러리가 모여 있는 곳도 서울에서 찾기 어려울 듯 싶다.

 

혹자는 신사동 가로수길의 초반 모습과 비슷하다고도 이야기한다. 가로수길이 해외 유학파 출신 패션 디자이너들의 개인 숍으로 인기가 높았다면 이곳은 미술과 인테리어 쪽이 좀 더 강하다. 갤러리 온리의 정주연 대표는 "처음엔 청담동의 절반도 안 되는 월세 때문에 매력적이었지만 문화 공간으로 주목받으면서 관심을 보이는 고객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프랑스 가정식 카페인 '모리나'처럼 가로수길에서 명성을 날리다 이전한 경우도 있다. 애견 전문점인 트리밍 807과 과천의 명소인 '행복찹쌀떡'의 분점은 '사이길'의 매력을 더하는 조미료이기도 하다. 방배동 사이길은 주로 수제품 공방과 갤러리 위주의 공간이어서 맛집의 경우 사이길에서 걸어서 5~10분 거리의 근처 맛집 중에서 택했다.

 

맛집

 

게스트로펍 

사이(42)길 매장 사람들이 근처 맛집으로 추천한 곳. 편안하게 맥주 한잔 할 수 있는 뉴아메리칸 스타일 레스토랑이다. 삼천리 그룹이 중식당 '차이797'과 함께 운영하고 있다. 크래프트 맥주(소규모 양조장에서 만든 맥주)와 부엉이 맥주, 와인으로는 '롱그독 블랑''월터핸젤 피노누아' 등이 많이 팔린다. 프라임 버거 2만원. (02)537-1722

 

잇플레이스 1-1

'방배동 토박이'인 이수그룹 김상범 회장이 추천한 맛집이다. 김 회장은 이 집과 함께 서래마을 '그란삐아띠'를 추천했다. 정원이 있는 가정집을 개조해 집에 있는 듯 아늑하다. 얼마 전 인테리어를 재단장하면서 코스 요리 전문 레스토랑으로 변신했다. 파스타 코스 38000(평일 점심, 주말 풀타임). (02)534-3321

 

마미앤모미

함지박 사거리에서 사이길로 들어가는 초입에 위치한 식당. 요즘 유행하는 북유럽풍 인테리어가 눈길을 끈다. 유행에 민감한 '패션 피플'들뿐만 아니라 엄마들한테도 인기가 높은 곳. 매일 아침 생화로 내부를 꾸민다. 새우 레몬 크림 파스타 18000. (02)533-9116

 

벽제갈비 서래점

기존 벽제갈비가 접대나 남성 위주라면 서래점은 여성들 모임 장소로 각광 받고 있다. 일본 수제 면샐러드가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 4인실에서 10명까지 앉을 수 있는 독립 공간()이 많다. 고기의 질도 훌륭한 편이지만 양곰탕(13000), 곱창전골 같은 단품을 먹기에도 좋다. 평양 냉면으로 유명한 봉피양 냉면도 별미. (02)537-0783

 

스바루

서래초등학교 바로 앞에 있는 일본식 가락국수(우동메밀국수(소바) 전문집이다. 이윤우 삼성전자 상임고문이 메밀 소바 생각이 날 때 들르는 곳으로 알려졌다. 매장 안????있어 직접 면을 뽑는다. 메밀은 한정 판매. 자루소바 11000(보통). (02)596-4882

 

베이커리

 

리 블랑제

프랑스인들이 많이 사는 서래마을이라서 빵 맛있기로 소문난 그 동네에서도 특히 소문난 곳. 전국 각지에서 원정 오는 이들도 적지 않다. 팽오쇼콜라, 캉파뉴, 크루아상 등 다양하다. 프랑스 유기농 밀가루를 사용한다. (02)532-6410

 

Donna.L

홈베이킹 업계에선 유명한 블로그 '달콤한 도나쒸의 배워서 남주는 스토리(nandonna.com/ 90162491865)'의 주인 이정은씨가 운영하는 수제 쿠키 전문점으로 직접 가서 배울 수도 있다. (02)534-5788

 

올리버 스윗

양에 반하고 맛에 반하고. 사이길을 지나다 대번에 '꽂힌' 디저트 가게다. 상큼한 파스텔톤 포장과 데커레이션이 발길을 사로잡는다. 현대백화점 본점에 입점하면서 소문이 났다. 리 블랑제 빵집 건너편.(02)521-5694

 

인테리어 소품

 

·style

시계를 과거로 돌린 듯 빈티지한 소품이 왠지 아늑한 느낌이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1900년대 회상 모습을 찍는 듯한 감수성을 지녔다. 옛날 가구에서부터 침구류, 조명 등 품목이 다양했고, 해외에서 공수해온 본 차이나 식기와 각종 인테리어 소품도 눈에 띄었다. (070)8773-9999

 

루밍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북유럽 스타일 소품들이 해외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해외 유명 디자이너의 가구, 그림, 생활용품 등을 살 수 있다. 탤런트 고현정과 변정수 등 감각 있기로 유명한 스타들이 찾아 소문난 곳이다. (02)6408-6700

 

8 colors

루밍과 함께 인테리어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다는 곳이다. 북유럽 스타일에서부터 미국풍 인테리어 소품 등 다양하다. (070)8654-3637

 

갤러리

 

온리 갤러리

원래 김치 창고였던 곳이 화려하게 변신했다. 갤러리 토스트와 함께 지금의 '사이길'을 만드는 데 1등 공신으로 꼽힌다. '문턱 낮은 갤러리'를 표방했다. 신진 작가의 인테리어 소품은 바로 사고 싶을 정도다. 도예, 인형 같은 각종 아카데미 클래스도 열고 있으며 간단하게 차도 마실 수 있다. (02)532-9437

 

스페이스 UM

밖에서 볼 땐 몰랐는데 공간이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 있어 은근히 넓은 느낌이다. 하얀 벽면에 전시된 젊은 작가 작품들에 시선이 꽂힌다. 드라마 제작·코디네이터 경력의 엄윤선 대표가 운영하는 곳으로, 폭넓은 예술 전시를 기획하는 게 특징. 대중성 있는 아트 상품도 판매한다. (02)595-1498

 

갤러리 토스트

가수 나얼이 최근 8번째 개인전을 치렀다. 회화, 조각에서부터 그래피티뿐만 아니라 인디 뮤지션과의 컬래버레이션 작품 등 경계를 넘는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다. 1층에 리 블랑제 빵집이 있다. (02)532-6460

 

유중아트센터

모델처럼 훤칠한 모습으로 각종 잡지에 '젊은 리더'로 포착된 정승우 이사장이 설립한 곳으로 미술·음악 전시회가 열린다. 미술과 음악, 커피가 공존하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세계 최초로 인공 삼림욕 시스템을 도입해 기네스북에 오른 바 있다. 1'카페 드 유중'에서 가벼운 차도 즐길 수 있다. (02)536-1108

 

 

 

갤러리 신+카페 레이어드

폴아브릴요즘 유행하는 신발도 신어보 고 커피도 마실 수 있는 카페 레이어드.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위치한 '카페 레이어드'는 디자이너 갤러리 스타일의 브런치 카페다. '달식탁' '모단걸응접실' 등의 식당을 운영하는 외식 컨설팅 전문업체 '장루하'의 유지영 대표와 슈즈 브랜드 '(SYNN)' 김리온 대표가 함께 문을 연 곳이다. SYNN은 김남주, 김희선, 김연아 등이 신어 유명해졌다. 김리온 대표는 "카페처럼 부담없이 들어와 신발도 신어보고 맛있는 것도 먹을 수 있는 콘셉트"라고 말했다. 한쪽 벽면에 구두가 전시돼 있으며 팔기도 한다. 뷰티·티 클래스 등 각종 소규모 문화교실도 있다. (02)512-9441

 

폴 아브릴

요즘 인테리어에 꽂혔다는 사람들은 한번쯤 꼭 가보는 필수 코스가 된 연남동의 폴아브릴. 요즘 가장 핫한 지역 중 하나인 마포구 연남동에 있는 수공예품 전문점. 감각적인 도쿄 여행기로 인기 끈 '동경오감'의 저자 박성윤 대표 부부가 운영하는 공방이다. '자작나무' '' '상처' 등 매번 테마를 바꿔 제품을 만들어낸다. 도자기와 펠트, 향초 등 다양하며 핀란드 출신 유리공예가 안나 리사의 유리공예품도 있다. 박성윤 대표는 "너무 비싸거나 부담스러운 것이 아닌, 실생활 감각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소품으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02)3144-0744

 

에이티폭스

() 뷰티 브랜드 에이티폭스가 마포구 서교동에 선보인 복합 문화 공간. '먹고, 마시고, 바르자'를 모토로 한 카페로 차를 원료로 한 화장품을 체험해 보고 피부 타입에 맞는 화장품을 구매할 수도 있다. 동시에 영국식 애프터눈 티도 즐길 수 있다. 티 칵테일과 티 라테가 유명하다. 최근 수서점도 열었다. (02)333-6512

 

어라운드 더 코너

가로수길 한복판에 LG패션이 선보인 편집숍 '어라운드 더 코너'는 베이커리 카페와 라이프스타일 멀티콘셉트 스토어가 함께하는 복합 공간이다. 국내외 신진 패션디자이너의 다양한 제품이 눈길을 끈다. 소녀시대, 구하라, 아이유 등 스타가 단골이다. 상수동에서 이름난 빵가게 '퍼블리크'와 손잡고 1층에 연 카페 퍼블리크에선 수제 맥주 맥파이 등을 즐길 수 있다. (02)545-5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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