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명상글

지혜보다 값진 것은 없습니다

풍월 사선암 2014. 8. 13. 10:17

 

지혜보다 값진 것은 없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값진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사람들마다 대답이 다르겠지만

아마도 돈, 목숨 그리고 건강이 주종을 이룰 것입니다.

 

그러나 불교에서는 지혜를 가장 값진 것으로 여깁니다. 왜 그런 것일까요?

옛날에 만물이 풍요로워 곡식과 과일이 넘쳐나고, 온갖 재보가 가득한 나라가 있었다.

그 나라는 상업 역시 번창해서 부족한 것이라고는 거의 없었지만, 국왕은 만족하지 않았다.

 

그래서 어느 날 대신을 불러놓고 이렇게 말했다.

“유능한 사신을 뽑아 외국에 보내 우리나라에 없는 물건을 사오도록 하는 것이 좋겠소.”

 

이렇게 해서 뽑힌 사신 한 사람이 외국으로 떠나게 되었다.

외국에 도착한 사신은 시장에 나가보았으나 살만한 물건이 하나도 없었다.

눈에 보는 상품이라고는 모두 자기 나라에도 있는 것이었다.

 

사신은 빈손으로 돌아가서 보고들은 대로 보고하자는 생각을 하다가 시장 구석에

한 노인이 좌판 위에 아무것도 올려놓지 않은 채 가만히 앉아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 사신은 그 노인에게 다가가 물었다.

팔 물건도 없으면서 시장에 좌판을 펼쳐놓고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노인은 허허 웃으면서 대답했다.

무슨 소리요? 나는 장사를 하고 있는 중이오.”

아무리 살펴봐도 물건이 없는데. 도대체 무슨 장사를 하신다는 말씀입니까?”

나는 지혜를 팔고 있소.”

그렇다면 그 지혜란 도대체 무엇입니까? 그리고 값은 얼마입니까?”

 

노인은 사신을 쓱 훑어보고는 태연하게 대답했다.

나의 지혜는 오백 냥이나 된다오. 먼저 돈을 내면 가르쳐드리겠소.”

 

지혜를 판다니 참 신기한 일도 다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한 사신은

속는 샘 치고 오백 냥을 냈다.

 

그러자 노인은 이렇게 말했다.

일을 당하면 여러 번 생각하고, 되도록 화를 내지 마시오.

 이 지혜는 오늘 당장 쓰지 않는다 해도 반드시 유용할 때가 있을 것이오.

 

사신은 대수롭지 않은 말에 오백 냥을 낭비했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이미 거래는 이루어진 셈이었기 때문에 돈을 돌려달라는 말을 하지 않고는

그 지혜를 마음에 새기고는 본국으로 돌아갔다.

 

사신은 먼저 자기 집으로 갔다.

마침 한밤중이라 모든 식구들이 잠을 자고 있었다.

스스로 대문을 열고 들어가 달빛을 빌어 얼핏 보니

아내의 침실 앞에 신발이 네 짝 놓여 있는 것이 아닌가?

 

사신은 자신이 없는 틈을 타서 아내가 외간남자를 불러들였다는 생각이 들자 화가 치밀었다.

그런데 사실 아내는 그날 몸이 아파 시어머니가 곁에서 간호를 해주다가 한방에서 잠든 것이었다. 이 사실을 알 리 없던 사신은 분기탱천해서 칼을 뽑아들고 당장 뛰어 들어가 방안에 있는 사람을 죽일 작정이었다.

 

그러다 문득 외국의 시장에서 만난 노인이 일러준 말이 생각났다.

그래서 그 말을 되뇌며 분노를 삭이고 있었다.

그때 인기척을 느낀 어머니가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왔다.

그때서야 사신은 아내가 어머니와 함께 자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는 그 자리에서 껑충껑충 뛰며 외쳤다.

, 정말 싸구나! 정말 싸다!”

 

이상하게 여긴 어머니가 물었다.

외국에 무엇인가를 사러 간다더니, 갑자기 싸다고 하는 말은 또 무어냐?”

 

사신은 방 안으로 들어와 어머니와 아내의 손을 잡고 기뻐하며 말했다.

어머니와 아내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데, 단돈 오백 냥으로 산 지혜로

 두 사람을 지키게 되었으니 이 어찌 싼 게 아니란 말입니까?”

 

- <천존설아육왕비유경(天尊說阿育王譬喩經)> -

 

만약 사신이 잘못된 판단에서 빚어진 화를 삭이지 못하고 당장에 방 안에 뛰어들어

두 사람의 목을 베고 말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후회막급을 떠나 죄책감에 자살을 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사신은 오백 냥을 주고들은 대수롭지 않은 지혜를 떠올린 결과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잘못을 저지르지 않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놓고 보면 과연 지혜보다 값진 것은 없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부처님은 이렇게 말한 것 같습니다.

지혜는 마치 날카로운 칼과 같아 탐욕과 애착의 덩굴을 끊고

생사의 얽매임과 여러 허물을 단번에 여의게 하네.

지혜는 훌륭한 하늘의 단 이슬이며 출세간의 보도(寶刀)이자 착한 벗.

그리고 스승과 같다네. 지혜는 마치 금강석과 같아 그 힘과 공덕이 단단하나니,

모든 번뇌를 깡그리 부숴버리네.”。…

 

- <불경에서 찾은 행복한 인생이야기 : 진현종 엮음 : 현문미디어 출판>에서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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