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생활/건강,의학

스트레스와 칠정(七情)

풍월 사선암 2014. 7. 4. 17:46

스트레스와 칠정(七情)

 

칠정, 스트레스 원인이 되는 감정

증상 파악해 마음을 편안히 가져야

 

흔히 스트레스나 신경성이 만병의 근원이라고들 말한다. 스트레스는 인간관계에서 생기는 정신적 억압이나 긴장을 총칭하는 의미로 많이 쓰이고 있는데, 한의학에서는 이를 칠정(七情)이라 부른다. 칠정(七情)은 희로우사비경공(喜怒憂思悲驚恐)의 일곱 가지 감정을 뜻하는데 각 감정의 성격을 매우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어 이해하기 쉽다.

 

희즉기완(喜則氣緩)

너무 편하면 게을러진다는 말과 비슷하다. 몸과 마음이 다 나태해져 긴장감이 없어도 생명활동이 나약해져 오히려 병이 잘 생긴다.

 

노즉기상(怒則氣上)

화를 내면 기운이 위로 뜬다. 기운이란 우리 몸을 살아 움직이게 하는 생명기운을 말한다. 그러니 피도 당연히 노기(怒氣)로 인해 위로 뜨면 머리가 아프고 눈이 충혈 되며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다.

 

우즉기울(憂則氣鬱)

우울하고 걱정이 있으면 생명활동이 활발하지 않다. 날씨로 말하면 흐린 날과 같아서 화창하고 생동감 넘치는 맛이 없다. 오래 우울하면 사람도 시들어질 것이다.

 

사즉기결(思則氣結)

생각이 많으면 기운이 맺힌다. 비유하면 태양을 그릴 때 원을 그리고 테두리 밖에 빗살을 그어 밝음을 표시하는데 달을 그릴 때는 원만 그리고 말듯이, 생각을 많이 하고 있으면 가만히 집중이 되니 역시 생명활동이 상하좌우로 활발하게 되지 않아 기운이 맺힌다.

 

비즉기소(悲則氣消)

슬픔·비관·낙심·불만에 사로잡히면 기운이 까라져 버린다. () 자는 햇빛에 눈사람 녹듯이 기운이 스르르 녹아내린다는 뜻이다.

 

경즉기산(驚則氣散)

부지불식간에 깜짝 놀라면 기운이 왈칵 흩어져 버리니, 공장 밖에 불이 나서 사람들이 일손 놓고 불구경하러 나간 것처럼 몸이라는 공장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공즉기하(恐則氣下)

겁을 내고 공포에 떨면 기운이 밑으로 푹 꺼져버린다.

 

짜증을 자주 내는 사람, 항상 마음이 불안하고 무언가에 쫓기는 사람은 신경도 건조해진다. 그래서 심장이 마르면 협심증이요 췌장이 마르면 당뇨병이요 팔다리 신경이 마르면 신경통이다. 흥분을 잘하고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사람은 열을 자꾸 낸다. 빨래가 햇빛에 마르듯이 신경이 마르기도 하고 감정이 위로 뜬다. 그래서 머리에 나타나면 두통, 현기증이요 눈에는 충혈이요, 입에는 입이 쓰고 마른 걸로 나타난다. 목에 건들리면 갑상선질환이요 가슴에 건들리면 천식과 고혈압 아니겠는가? 그러다가 태풍에 나무 꺾이듯, 왈칵 성내면 중풍(中風) 아닌가?

 

매사에 생각과 걱정이 많은 사람 역시 자기 마음을 붙들고 앉았으니 신진대사가 잘될 리가 없다. 괜히 우울하고 못마땅한 게 뭐 그리 많은지 항상 불만이 많은 사람은 소화불량에 걸리거나 아무리 잘 먹어도 좋은 영양은커녕 비계살만 찌기 쉽고 전신으로 배급도 잘 안 될 것이니 당뇨도 될 수 있고 신경통 관절염도 따라올 것이다.

 

꼭 무슨 병에 어느 칠정(七情)이라고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하여간 이런 식이다. 우리가 대개 희로우사비경공(喜怒憂思悲驚恐)의 칠정 여러 가지에 걸려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각자가 이 칠정(七情) 중에 어디에 걸려 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인풍천리(仁風千里)라 인자한 마음으로 칠정(七情)을 천리나 만리 날려 보내고 병 없이 살아보자.

 

허영란 (동강한방병원 한방내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