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하늘을 탐하라… 오늘도 치고 올라간다
[아시아가 바꾸는 21세기 하늘 … 초고층 빌딩 Top10 중 9개가 아시아에]
'빌딩이 곧 국력' 세계가 올라간다
중국, 10년內 초고층 1300개 건설 예정
한국, 2016년 555m 롯데월드타워 완공
지구 상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을 짓기 위한 세계 각국의 마천루(摩天樓) 경쟁이 불을 뿜고 있다. 마천루는 한 나라의 국력과 기술력, 경제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현대적 의미의 초고층 빌딩이 처음 등장한 건 101년 전인 1913년. 미국 뉴욕 맨해튼에 지은 '울워스 빌딩'(Woolworth Building)이다. 지상 55층, 높이 241m로 당시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
1931년 맨해튼에 새 명물이 탄생했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Empire State Building). 지상 102층(높이 381m)으로 사상 첫 100층 시대를 열었다. 이 빌딩은 1920년대 말 제너럴모터스(GM)를 이끌던 존 제이콥 래스콥이 경쟁사인 크라이슬러보다 더 높은 건물을 짓겠다며 세웠다. '킹콩' '러브어페어' 등 90편이 넘는 할리우드 영화에 단골로 등장할 만큼 유명했다.
2000년대 이후 마천루 붐은 아시아가 주도하고 있다. 페트로나스 타워에 이어 2004년 대만 '타이베이 101', 2010년엔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Burj Khalifa)가 세계 최고층 기록을 경신했다. 세계 10대 마천루 중 9개가 아시아에 몰려있다. 현재 건설 중인 마천루 중에는 2017년 사우디아라비아에 들어설 '킹덤타워'가 사상 처음 지상 1000m를 돌파할 예정이다.
전 세계에서 초고층 빌딩이 가장 많은 나라는 중국이다. 100대 마천루 중 32개나 된다. 짓고 있거나 계획 중인 건물까지 포함하면 향후 10년 내에 50층 이상 초고층만 1300개를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 50층 이상 초고층 빌딩은 모두 87개이다. 부산이 25개로 가장 많고 서울에 18개가 있다. 100층이 넘는 건물은 아직 없다. 현재 최고층은 부산 해운대의 '두산위브더제니스'(80층) 아파트. 하지만 서울 잠실의 '롯데월드타워'(지상 123층, 높이 555m)가 2016년 말 완공되면 국내 최고층은 물론 세계 일곱째 고층 빌딩이 된다.
지구에서 가장 비싼 빌딩, 용산에
100층 500m 랜드마크타워, 총 건설비용 4兆 훨씬 넘어
엘리베이터도 세계 최고속도 1분에 800m, 주상복합 6배… 인공위성 동원 정확한 측량
지난 11일 본격 개발에 들어간 용산국제업무지구의 '랜드마크 타워'(지상 100층·500m)가 '세계 최고가(最高價, 단위면적 기준) 빌딩'이 될 전망이다.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162층·828m), 잠실의 '롯데 수퍼타워'(123층·555m)처럼 가장 높은 빌딩은 아니지만, 단위면적당 건축비는 가장 비쌀 것이 확실하다.
현재 설계에 반영된 3.3㎡(평)당 공사비는 1210만원 선. 전체 건축비만 1조4000억원이 들어가고 땅값 등을 포함한 총 사업비는 4조원이 훨씬 넘는다. 현존하는 최고층 빌딩인 '부르즈 칼리파' 공사비(3.3㎡당 약 1150만원)보다 비싸고, 국내 사무용 빌딩 중 최고가인 서초동 삼성타운(평균 850만원)보다도 40% 이상 높다. 앞으로 설계변경과 첨단자재가 추가로 투입될 것이 확실하기에 공사비는 계획보다 크게 올라갈 전망이다.
랜드마크 타워에는 최첨단 설비와 장치가 총동원된다. 설계도 파리 퐁피두센터와 런던 브리지타워를 디자인한 세계적 건축가 렌조 피아노(Renzo Piano)로 결정됐다. 시공사 역시 '부르즈 칼리파', '타이베이101'(101층·508m)을 지은 삼성물산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업무용 빌딩으로 사용될 랜드마크 타워에는 다양한 첨단 기능이 탑재된다. 우선 세계에서 가장 빠른 엘리베이터가 설치된다. 분당 800m로 국내 주상복합의 고속 엘리베이터(분당 120m)보다 6배 이상 빠르다.
100층이나 쌓은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 무게를 견뎌내기 위해 1㎠당 최대 800㎏를 버티는 초고강도 콘크리트가 사용된다. 공기(工期)는 착수 후 48개월로 2016년 말 완공 예정이다. 건물은 지상에서 500m나 올라가지만 오차범위는 25㎜ 미만이어야 한다. 그 해결책으로 인공위성 3대를 이용한 GPS 측량기법도 동원된다. 용산역세권개발 관계자는 "랜드마크 타워는 지난달 코레일이 4조1632억원에 선(先)매입했지만, 재매각될 경우 5조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 2014,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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