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 교실/스마트폰

새로운 소통의 수단…밴드, 카톡 라인 등...“엄마와 딸, 우리는 카톡으로 대화해요”

풍월 사선암 2013. 11. 24. 09:13

새로운 소통의 수단밴드, 카톡 라인 등...“엄마와 딸, 우리는 카톡으로 대화해요

 

대기업에서 임원으로 근무 중인 50대의 한모 씨는 요즘 회식 때마다 단톡(단체대화방에서 카카오톡 대화를 하는 것)’에 여념이 없다. 부하 직원들이 매일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게 못마땅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최근에는 오히려 한씨가 회식에 집중할 수 없을 정도다. 한씨와 카톡하는 사람들은 다름아닌 두 딸과 아내. 가족이 함께 만든 단체 대화방에서 아내와 딸들이 주고받는 수다에 저절로 아빠 미소를 짓는다. 회식 중에도 아빠, 오늘은 어디에 계세요?”라고 묻는 딸들에게 지금은 00와 이야기 중이야, 오늘은 9시까지 갈게라고 답하곤 한다. 두 딸이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대화가 끊겨 고민하고 있던 한씨에게 카톡은 새로운 대화 창구다. 한씨는 카톡에서 대화를 주고받다보면 딸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요즘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자주 알 수 있다며 기쁘게 말했다.

 

 

최근 출시된 네이버의 폐쇄형 SNS 밴드는 대화가 단절된 가족이나 오랜 기간 연락이 끊긴 동창들이 온라인 모임을 형성하고 친밀한 소통을 재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오프라인으로만 볼 수 있던 엄마, 아빠 세대...모바일에 모여들다.

 

스마트폰 시대에 들어 SNS는 불통 사회의 新通(신통: 새로운 소통) 수단이 됐다. 젊은 스마트폰 세대들의 전유물이었던 카카오톡이 50대 이상 시니어들을 결집하는가하면, 대화가 단절됐다고 우려하던 가족들이 네이버 밴드를 만들어 서로의 일상을 공유한다. 카카오톡이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 모두들 카톡 대화에 빠졌다고 개탄하던 어른들도 이제는 모바일 SNS를 실생활과 적절히 공유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는 분위기다.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는 지난 해 총선과 대선 때 50대 이상 보수층 인구의 정치 참여 수단이 됐다. 트위터가 40대 넥타이부대를 투표장으로 이끌었던 예전의 분위기가 카톡에서 이어진 것. 이들은 카톡 단체채팅방에서 이러다 질 것 같다” “투표하자는 식으로 의견을 주고 받았고, 선거 결과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는 젊은이들의 전유물이었던 SNS가 시니어 층을 움직이는 도구로 활용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후 쏟아져나온 모바일 메신저와 SNS들은 세대 간 소통을 더욱 유연하게 해 줬다. 실제로 현재 네이버가 운영하는 밴드 블로그에는 기러기 아빠를 위해 해외에 있는 자녀들이 개설한 가족 모임, 어린 딸의 추억을 위해 부부가 개설한 모임 등 다수 사례가 소개되고 있다. 가족 밴드에는 결혼해 따로 살고 있는 자녀와 부모가 종종 사진을 올리고 사는 이야기를 게재해 자칫 소원해질 수 있는 관계는 다잡는다. 동창밴드에서도 10여년 간 연락이 끊긴 친구들이 현재의 모습을 보여주며 불통을 소통으로 만들어나가고 있다.

 

이런 현상은 통계적으로도 나타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발간한 SNS이용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1319명의 조사대상자 중 SNS를 이용한다고 답한 사람의 비율은 23.5%5명 중 1명은 SNS를 이용하고 있으며, 이들은 매일 73.2분 정도 SNS를 통해 타인과 의사소통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한 시간이 넘게 SNS를 하는 셈이다.


▶스마트폰, PC에 익숙하지 않은 SNS 소외계층은 여전...정책적 노력 필요.

 

이처럼 SNS가 소통의 중추가 되었지만, 여전히 스마트폰과 PC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들은 SNS에서 소외되고 있다. 최근 중장년층의 SNS 활용이 보편화되면서 SNS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의 소외감은 더욱 부각된다. 지난 10월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한국인터넷소통협회가 조사한 바에 SNS사용하는 500명 중 46.8%는 SNS 소외 계층 문제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응답자 중 72.6%가 장년ㆍ노년층을 SNS에서 가장 소외된 계층을 꼽았다. 이들이 사용법에 익숙해지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ㆍ경기 및 5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10대~50대 스마트폰 사용자 5894명 응답자 중 SNS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 약 11%에 달하며 이 중 50대 이상의 이 약 40%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를 위해 협회는 이동통신사 SK텔레콤과 함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하지 않는 ‘SNS 소외 계층’을 위한 소셜릴레이 캠페인을 선보인 바 있다. 


박영락 소통협회 부회장은 이와 관련 “SNS 활용이 보편화되고 있음에도 20대의 SNS이용율은 60%를 넘는 반면에 50대 이상 장·노년층의 경우 3% 내외의 저조한 이용율을 보이고 있어 대화단절, 정보격차 등 사회적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며 “이번 캠페인을 통해 에는 다양한 계층이 대화할 수 있는 장을 열고, 원활한 세대간 소통이 늘어나 SNS 생태계가 건강해 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헤럴드경제=서지혜 기자] 기사입력 2013-11-22 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