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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장애란 무엇인가?

풍월 사선암 2013. 9. 3. 09:56

[마음건강 클리닉] 공황장애란 무엇인가?

 

[강북삼성병원] 김철규씨는 38세 회사원입니다. 그는 대한민국의 심신이 튼튼한 남자로, 특히 의지가 강한 사람으로 주위사람으로부터 평가를 받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2년 전, 지하철에서 '공황 증상'을 경험한 후로부터는 매사에 소심하고 늘 불안한 성격으로 바뀌었습니다. 김철규씨가 경험한 공황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직장을 퇴근하여 여느 날처럼 만원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중이었습니다. 안 그래도 최근 경기가 좋지 않아 실적 향상을 위한 압박을 받고 있던 터라 그 날 따라 더 지친 상태였습니다. 기억에는 원효대교를 넘을 즈음으로 생각되는데 갑자기 지하철 바닥이 이리저리 요동을 치는 것처럼 느껴지더니 어지러워서 서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갑자기 온 몸에서 식은땀이 나면서 가슴에서는 불이 난 듯 뜨겁고 이내 숨이 가빠져서 숨을 쉴 수가 없었습니다. 순간 '이제 끝이구나, 가족들에게 작별을 고하지도 못하고..'라는 생각과 함께 죽음에 대한 공포가 몰려오기 시작했습니다. 가까스로 '119 구급대'에 전화를 하여 병원 응급실로 향했고, 정신없이 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후 비로소 정신이 차려진 것은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선생님이 응급실에 도착한 때였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내린 병명은 공황장애였습니다.

 

복잡한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날로 늘어가는 스트레스, 긴장, 걱정 등으로 정신건강을 위협받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마음의 병들도 크게 증가하였습니다. 최근에는 유명 연예인들이 공황장애로 극심한 공포를 경험하고 치료를 받고 있다는 고백이 잇따르면서 공황장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그 관심에 비해 공황장애에 대한 사람들의 이해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공황장애(Panic disorder), 대표적인 불안장애의 하나로 갑작스럽게 몰아닥치는 강렬한 공포와 불편한 신체적 감각을 생명에 위협을 느낄 정도로 경험하는 질환입니다. 전 인구의 약 5% 이상에서 곤란을 겪을 정도로 흔한 질병이며, 국민건강관리공단 통계에 의하면 최근 5년 사이 공황장애 발병률은 연 평균 10% 증가하여 2012년도 기준 약 6만 명의 환자들이 치료 중입니다.

 

정확한 진단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혹은 정신보건전문가와의 면담을 통해 가능하나, 다음의 경우 공황장애를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1. 갑자기 시작하여 급속히 심해지는(대개 10분 내에 최고조에 도달함) 공포감이나

   두려움을 경험한 적이 있고

 

2. 극심한 공포나 두려움의 순간에 아래의 증상들

- 심장이 마구 뛰거나 달리는 듯한 느낌

- 양손에 땀이 나거나 축축해짐

- 팔다리나 몸이 떨림

- 숨이 가빠지거나 숨쉬기가 곤란함

- 질식할 것 같거나 목에 뭔가가 걸린 것 같은 느낌

- 가슴에 통증이나 압박감 또는 답답함을 느낌

- 토할 것 같거나 속이 불편한 느낌

- 어지럽거나 불안정감 혹은 기절할 것 같은 느낌

- 주변 사물들이 이상해 보이고 비현실적이거나 혹은 낯설게 느껴짐

- 자제력을 상실한다든가 혹은 미칠 것 같은 느낌

- 죽음에 대한 공포감

- 몸의 일부가 마비되거나 저린 느낌

- 얼굴이 화끈거리거나 오한을 느낌

 

, 최소 4가지 이상의 증상을 경험한 적 있음

 

공황장애의 특징은 대게 이유 없이 예기치 않게 발생을 한다는 점입니다. 쉬고 있거나 잠을 자고 있는 중에도 공황증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많은 수의 공황장애 환자들에게서 '광장공포증(agoraphobia)' 증상이 동반되는데, 이는 공황이나 공황과 유사한 증상이 일어났을 때 탈출하기 어렵거나 도움을 받기 힘든 장소에 가기를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혼잡한 쇼핑센터나 탈출이 전혀 불가능한 비행기와 같은 공공운송수단, 엘리베이터나 터널과 같은 폐쇄된 곳이 흔한 예입니다. 대게 광장공포증은 공황증상을 경험한 이후에 생기는 것이 일반적입니다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면 이러한 공황장애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공황장애의 원인은 단일한 원인에 기인하지 않습니다. 생물학적 요인, 심리적 요인, 생활습관, 사회문화적 요인 등과 같은 다양한 변수들이 공황장애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러므로 어떤 요인이 공황장애를 유발했는지를 아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지만 다행스럽게도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 모든 공황장애의 원인이 된 요소를 정확히 이해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공황장애의 원인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 하더라도 공황장애는 극복될 수 있으며 이 부분은 다음 연재 글에서 보다 자세히 소개될 예정입니다.

 

여러 요인들 중 가장 대표적이고도 중요한 요인은 심리학적 요인입니다. 공황장애를 경험하고 있는 분들의 경우 그렇지 않은 분들에 비해 신체증상을 특히 더 두려워하는 믿음을 가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믿음을 갖게 된 원인은 다양하나 장기간에 걸쳐 형성된 믿음인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이러한 믿음은 향후 공황의 징후에 대해 과도한 경각 상태를 갖게 하여 만성적인 생리적 각성 상태를 유발하게 합니다.

 

일반적인 불안 반응 시 나타날 수 있는 신체 증상을 공황장애 환자가 과각성함으로 인해 공황장애가 유발되므로 공황장애 시에 경험하는 신체증상은 실제로는 느껴지지만 해롭지 않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공황증상은 영원히 지속될 수 없으며 우리 몸에 해를 끼치는 수준까지 가지 않는 것입니다.

공황장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심리적, 신체적 스트레스를 평상시에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스트레스가 공황장애의 단일 원인은 아니지만 스트레스가 높을 경우 공황의 가능성을 높이게 되므로, 건전한 사고와 규칙적인 생활습관으로 평상시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칼럼니스트 : 이재헌 임상 조교수 (강북삼성병원 건강의학본부 기업정신건강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