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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곳간 위험하다] 빚 갚으려 더 큰 빚 내는 ‘부채 공화국’

풍월 사선암 2013. 7. 21. 23:48

[공공기관 부채 500조 육박] LH 138·한전 95빚더미’.. 대통령도 걱정할 만

 

공기업 중 부채가 가장 많은 곳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 지난해 말 기준 138조원을 넘었다. 뒤이어 한국전력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석유공사 등이 수십조원의 빚을 지고 있다.

 

공기업을 포함한 공공기관 부채를 모두 합하면 500조원에 육박, 국가채무 규모를 이미 넘어섰다. 국가채무와 공공기관 부채를 합한 사실상의 나라빚은 이미 1000조원에 근접한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공기업의 적자는 해마다 불어나고 해당 기관장과 직원의 연봉은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일례를 들자면 한국정책금융공사 사장 연봉은 5억원, 한국거래소 직원 평균 연봉은 11000만원을 돌파했다.

 

지난달 30일 기획재정부와 공공기관 통합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서 집계한 2012년도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분석 대상은 주주총회 의결과 기획재정부 승인을 받은 공기업 28개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공공기관 부채 중 무엇이 늘었는가에 대해 전부 정보 공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겠다"고 말한 이후 공기업 부채문제가 경제의 화두로 떠올랐다.

 

LH, 하루 이자만 123억원에 달해

 

세계적으로 비교해보면 우리나라 공기업의 경제부문 비중은 단연 최고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순자산 비율이 16.8%이며 이는 OECD 34개국 평균의 1.7배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말 기준 295개 공공기관의 부채는 4934000억원이었다. 이는 전년보다 344000억원이 불어난 금액이지만 증가 규모는 최근 4년 동안 가장 작은 수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지난해 부채 증가 예상치 대비 132000억원을 감축했기 때문이다.

   

 부채 규모를 각 기관별로 보면 LH1381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은 "LH의 경우 지난 1년 사이에 빚이 75510억원 늘었으며, 빚 규모는 공기업 전체 부채인 4459000억원의 3분의 1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LH2012년 기준으로 하루 이자만 123억원, 1년에 총 44881억원을 이자로 지불하고 있다.

 

LH에 이어 한국전력공사 951000억원, 예금보험공사 459000억원, 한국가스공사 323000억원, 한국도로공사 253000억원 등의 순으로 부채규모가 컸다. 한전은 국제유가 상승으로 원가가 오르면서 31000억원의 순손실을, 철도공사는 대손충당금 설정에 따른 비용 증가로 28000억원의 순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반면, LH는 세종시 및 수도권 공동주택용지의 분양 호조에 힘입어 12000억원 순이익을 냈다.

 

28개 공기업만 보면 총부채는 353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5% 늘었다.

 

공공기관의 부채비율도 문제다. 2008133.1%였지만 2012년에는 207.5%를 기록해 처음으로 200%를 넘어섰다. 같은 기간 공기업(126.7%207.6%), 준정부기관(169.3%247.7%)은 부채비율이 급증했고 기타공공기관(70.8%66.9%)은 소폭 감소했다.

 

부채 증가규모 측면에서는 한전이 124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LH(76000억원), 예보(54000억원), 가스공사(43000억원), 장학재단(16000억원) 순이다. 공공기관 부채 증가 원인으로는 보금자리.4대강 사업(LH.수자원공사) 등 정책 추진, 부실 저축은행 지원(예보), 저렴한 공공서비스(한전.가스공사) 등이 꼽힌다. 이들 공공기관은 지난해 총 18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의 85000억원 적자 대비 다소 호전된 것이지만 국민 경제 입장에서는 적자 누적을 의미한다.

 

공기업 사장 연봉 평균 23200만원

 

지난해 기관장 평균 연봉(성과급 포함)16100만원으로 전년보다 4.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장 평균연봉은 200815600만원에서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듬해인 200913700만원으로 줄었다가 슬그머니 회복세를 탔다.

 

유형별로는 공기업 기관장이 23200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기타 공공기관이 14900만원, 준정부기관이 15800만원이다. 기관장 연봉은 한국정책금융공사 사장이 5109만원을 받아 1위를 기록했다. 기관평가에서 S등급을 받아 성과연봉이 20% 인상돼 전체 연봉이 전년보다 8.9% 늘었다.

 

2위는 한국투자공사 사장이 49295만원으로, 전년보다 연봉이 49.1% 급증했다. 성과연봉의 지급률(52.5%90%)37.5% 높아진 영향이다. 다음으로 한국수출입은행 행장(3.48339만원), 코스콤 우주하 사장(4.41316만원),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서남표 전 총장(5.36844만원)이 뒤를 이었다.

 

직원 평균임금은 6160만원으로 전년보다 2.6% 증가했다. 유형별로는 공기업이 7200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준정부기관은 6180만원, 기타 공공기관은 5980만원이었다. 직원 연봉 상위기관은 지난해에 이어 한국거래소가 11358만원으로 1위를 기록했고 한국예탁결제원이 179만원으로 바짝 뒤를 쫓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기사입력일 : 2013-04-30 김성원 기자

 

 

[나라 곳간 위험하다] 빚 갚으려 더 큰 빚 내는 부채 공화국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부채는 무려 138조여 원(2012)이다. 1년 이자가 44881억 원, 하루 이자만 123억 원에 이른다. 반면 작년에 영업활동 등으로 벌어들인 돈은 29000억 원. 영업이익으로는 이자도 못 갚는다. 한국전력공사 951000억 원, 예금보험공사 459000억 원, 코레일 125000억 원 등 덩치 큰 다른 공기업들도 빚더미에 올라 있다. 이들은 재정 압박을 견딜 수 없어 채권을 발행하고 있다. 빚내서 빚을 갚으며 빚을 키워가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부채 공화국을 향해 가고 있다. 정부 공식 부채는 4686000억 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37.9%이다. 그러나 공기업 부채가 5748000억 원이나 돼 둘을 합치면 나랏빚은 1000조 원을 훌쩍 넘는다. 박근혜정부도 경기 활성화를 위한 추가경정예산 173000억 원을 편성해 부채 규모를 키웠다. 홍콩계 은행 HSBC는 최근 한국을 ()위험 부채 국가로 분류했다. 분명한 적신호다.

 

1000조 원이 넘는 부채가 또 있다. 가계 부채인데 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관이다. 정부는 스스로 빚을 갚기 힘든 신용불량자를 345만 명 정도로 추산한다. 국민행복기금처럼 개인의 자구(自救) 노력을 전제로 정부가 지원해주는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신청한 사람은 지금까지 35만 명이다. 나머지 대다수 채무자는 빚을 갚을 여건이 안 되거나 채무 상환 의지가 없다는 얘기다. 가계가 파산하면 금융회사가 부실해지고 전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 정부 부채로 전가되거나 소비 위축으로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는다.

 

빚이 많은 나라가 어떻게 되는지는 유로존의 경제위기가 여실히 보여준다. 2010년 그리스의 국가부도로 촉발된 유럽의 경제난은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등 재정이 부실한 나라들로 확대돼 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부른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도 감당하기 어려운 부동산 대출이 원인이다.

 

한국은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데다 복지제도 확대로 돈 쓸 곳은 점점 늘고 있다. 반면 경제성장률은 8개 분기 연속 전 분기 대비 0%대에 잠재성장률마저 떨어져 세수(稅收)는 점차 줄어드는 구조다. 정부는 부채를 관리하는 재정준칙같은 제도를 마련해 더이상 후대에 짐을 지우지 말아야 한다. 정부도 공기업 돈으로 무리한 국책사업을 벌이는 일을 자제하고, 공기업도 강도 높은 자구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동아일보 기사입력 2013-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