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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갑 맞은 한미동맹, 이제 한반도 넘어 지구촌이 무대다

풍월 사선암 2013. 5. 15. 10:09

환갑 맞은 한미동맹, 이제 한반도 넘어 지구촌이 무대다 

 

[박근혜 대통령 방미 성과] '글로벌 파트너십' 격상외교안보 주도권 잡아

  

사람 나이 60이면 이순(耳順)이라 한다. 소리가 귀로 들어와 마음으로 통하기에 거슬림이 없고 아는 것이 지극한 경지에 이르러 생각지 않아도 절로 얻어진다는 그 나이다.

 

·미 동맹이 올해로 60주년을 맞았다. 박근혜 대통령의 첫 해외 순방지였던 미국에서 양국 정상은 동맹 60주년을 기념하며 '이순'과 같은 한·미 관계의 포문을 열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은 지난 7일 시작되어 10일 오후 귀국하면서 마무리되었다. 대통령 취임 첫 방문지로 미국을 선택한 박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초청으로 워싱턴을 공식 방문하고 상·하원 합동 연설을 했다.

 

한미동맹 60주년 기념식과 함께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 우리 동포들이 많이 사는 지역에서는 빼놓지 않고 간담회를 하며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7(현지시각) 워싱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제공=청와대]

 

숨가쁘게 진행된 박 대통령의 46일 방미 일정은 크게 2개의 주요 행사로 나눠볼 수 있다.

하나는 한·미 동맹 60주년 기념 공동선언 채택이다.

 

박 대통령은 7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 사상 최초로 양국 동맹 관계의 배경을 한반도로 제한하는 군사협력을 넘어 전 세계적 차원의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격상하는데 합의했다.

 

양국 정상은 양국 관계의 미래발전 방향을 담은 공동선언문을 통해 양국은 "한국전쟁 속에서 태동하고 1953년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기초한 한·미 동맹은 안보 협력을 넘어 정치 경제 문화 인적교류 분야에서의 폭넓은 협력을 바탕으로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진화해왔다"고 평가했다.

 

이어 양국 정상은 "·미 동맹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 평화와 안정의 '핵심축(린치핀, Linchpin)'으로 기능하고 21세기 새로운 안보 도전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동맹을 계속해서 강화, 조정해나갈 것"이라며 "미국은 한반도에 대한 확고한 방위공약을 재확인한다"고 강조했다.

 

정상회담 이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박 대통령은 "두 정상은 앞으로 한·미 동맹이 지향해 가야 할 비전과 역할에 폭넓게 공감했다""(한미 동맹 60주년 기념 공동선언이) 양국 간 포괄적 전략동맹의 발전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뜻깊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박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큰 공감과 동의를 표하며 함께 추구하기로 합의했다.

 

·미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래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협력 기반 마련 국민 체감형 편익 창출 양국 간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 등 각 분야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이 7일 오전 정상회담을 마친 뒤 오찬회담 직전 백악관 곳곳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통역 없이 10여분 간 이어진 '깜짝 산책'은 오바마 대통령이 제안했다고 한다. [제공=청와대]

 

나머지 하나는 바로 8일 미 의회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연설이다.

 

박 대통령은 영어로 진행한 이날 연설에서 한반도 평화 정착과 통일기반 구축 동북아 지역의 평화협력 체제 구축 지구촌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등 한·미 동맹이 나아가야 할 3가지 비전과 목표를 제시해 미 의원들로부터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박 대통령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평화통일의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는 북핵은 절대 용납하지 않고 북한의 도발에는 단호하게 대응하되, 영유아와 같은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정치상황과 상관없이 해나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반도 문제 해결 실마리를 '비정치적인 문제부터 신뢰 쌓기'에서 찾았다. 박 대통령은 "미국을 포함한 동북아 국가들이 환경과 재난구조·원자력안전·테러 대응 등 비정치적인 이슈를 통해 협력을 시작해 그 범위를 넓혀가면서 동북아 다자간 대화 프로세스를 시작할 때"라며 "동북아 평화와 공동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과도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이번 방미는 국빈 방문이 아니라 공식 실무 방문이었지만 미 상하원 합동연설을 하며 공식 실무 방문 그 이상의 성과를 이뤄냈다.

 

박근혜 대통령이 7일 오후 미 의회에서 상하원 합동 연설을 하고 있다. [제공=청와대]

 

박 대통령은 미국 방문을 통해 한미동맹의 격상과 국제사회에 대한 대한민국의 청사진 제시를 확실히 해냈다. 이 두 성과를 토대로 박 대통령은 올해로 60주년 맞은 한·미 동맹의 대혁신 상호 존중과 신뢰를 기반으로 한 오바마 대통령과의 인적 관계 형성 '한반도 프로세스' '동북아 평화협력' 등 한국 주도의 미래 전략 수용을 이끌어냈다.

 

이는 대한민국의 국제적인 위상이 60년 전과 180도 달라졌음을 의미한다. 한반도에 국한되었던 한·미 동맹은 한반도, 동북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를 무대로 확장되었다. 오바마 대통령과 미 의회와의 긍정적인 네트워크 역시 큰 성과다. 무엇보다 한반도의 외교안보정책의 주도권이 미국에게서 한국으로 넘어왔다는 점이 가장 눈에 띈다. 방미 일정 내내 박 대통령은 제안했고 오바마 대통령은 적극 지지, 수용하는 태도를 보였다.

 

박근혜 대통령이 7일 저녁 한미 동맹 60주년 기념 만찬이 열린 워싱턴 스미소니언 박물관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점에서 성과를 냈던 것은 아니다. 박 대통령은 우선 한반도에 대한 외교안보 차원의 주도권을 갖게 된 동시에 동북아의 구성원인 중국과 일본에 대한 협력을 잘 이끌어내야 한다. 더군다나 미국과 중국이 다방면에서 경쟁하고 있는 시점에서 미국과 중국에 대한 박 대통령의 외교력이 도마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박 대통령의 방미 말미에 불거진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불미스러운 사건은 두고두고 대한민국 외교사의 오점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2013.05.13 23:54:48  강만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