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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처럼 가볍게 여기다가 심장까지 망가질수도

풍월 사선암 2013. 1. 30. 11:06

감기처럼 가볍게 여기다가 심장까지 망가질수도

 

증상 비슷한 3대 질환

눈 충혈될 땐 가와사키병, 음식 못 넘기면 급성 편도염, 기침 2주 넘으면 폐결핵 의심

 

요즘처럼 감기나 독감이 유행할 때는 자칫 심각한 병을 방치하기 쉽다. 증상이 감기·독감과 비슷한 가와사키병, 급성 편도염, 폐결핵이 대표적인 병이다. 이 질환들은 감기·독감 약으로는 낫지 않는다. 약국에서 약만 지어먹으며 버티다간 상태가 악화되고 심각한 합병증까지 생길 수 있다.

 

가와사키병

뚜렷한 이유 없이 혈관에 염증이 생기는 병으로, 자가면역성 질환으로 추정된다. 고열이 지속되고 기침을 하기도 하며, 임파선이 잘 부어 독감으로 오해하기 쉽다. 국내의 경우 5세 미만 소아가 전체 환자의 85% 가량을 차지하며, 이 나이대 1000명 중 한 명꼴로 생긴다. 5일 이상 38.5도가 넘는 열이 지속되면서 목 임파선이 붓거나 피부 발진이 생기고, 양쪽 눈에 충혈이 생기면 의심해봐야 한다. 입술이 붉어지거나 갈라지고, 혀가 딸기 모양처럼 변하거나, 손발이 붓고 손·발톱이 벗겨지면 빨리 응급실에 가는 게 좋다.

 

고대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손창성 교수는 "가와사키병으로 인해 열이 지속되면 심장 혈관에 염증이 생길 수 있다""가와사키병은 해열제나 항생제가 안 듣고, 정맥 혈관으로 면역 글로불린을 투여하면서 아스피린을 먹어야 치료된다"고 말했다. 이 치료를 해도 상태가 호전되지 않으면 스테로이드제나 자가면역질환치료제를 추가로 써야 한다.

 

열이 나고 기침을 하는 등 감기·독감과 헷갈리는 가와사키병, 급성 편도염, 폐결핵은 방치하면 치료가 잘 안되고 합병증도 생길 수 있다. 병을 정확히 진단해 치료해야 한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급성 편도염

세균이 편도에 침입해 염증을 일으키는 병이다. 매년 한국인 5~7명 중 1명이 걸린다. 전 연령대에 고루 생기며, 특히 0~9세에 다발한다. 기침이나 가래가 나오기도 해서 감기나 독감으로 잘 오해한다. 해열제를 먹어도 39~40도의 열이 48시간 지속되고, 음식이나 침을 삼키기 힘들 정도로 목이 심하게 아프면 이 병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차원재 교수는 "초기에는 편도가 빨갛게 붓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200~300개에 달하는 편도 홈에서 고름이 나온다""이때는 항생제를 쓰지 않으면 치료가 안 된다"고 말했다. 치료가 늦어 염증이 주변으로 퍼지면 농양(고름주머니)이 생기는데, 급성 편도염을 앓는 10명 중 1명 이상이 이 상태까지 악화된다고 한다.(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 차원재 교수는 "농양이 커지면 기도가 막혀 호흡곤란까지 초래돼 위험할 수 있으므로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급성 편도염 탓에 심장이나 신장에 염증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폐결핵

결핵균이 폐에 들어와 염증을 유발한다. 2011년 한 해만 폐결핵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3100명에 달했다.(결핵환자신고현황연보) 폐결핵은 20대 이상 전 연령대에 발병하는데, 면역력이 낮은 70세 이상이 가장 취약하다.

 

어린이와 청소년도 예외는 아니지만, 성인보다 덜 걸린다. 순천향대병원 호흡기내과 김양기 교수는 "결핵균이 폐에서 염증을 초래할 때는 항결핵제를 먹지 않으면 치료가 안 된다""치료가 늦으면 폐가 많이 망가져 항결핵제를 써도 병의 진행을 막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핵균은 폐나 심장을 망가뜨려서 최악의 경우 사망까지 초래한다. 2010년 한 해 결핵 사망자는 2365명이었다.(통계청 자료)

 

기침이 2주 이상 지속되면 가슴 엑스레이를 찍어볼 필요가 있다. 김양기 교수는 "기침이 2주 이상 지속된 상태라면 폐결핵 초기일 가능성이 크다""밤에 38도 정도의 미열이 계속되고 살이 빠진다면 폐가 많이 망가진 상태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항결핵제를 6개월 이상 꾸준히 먹으면 대부분 완치되지만, 도중에 약을 끊으면 치료가 어려워질 수 있다.

 

2013.01.30 / 김경원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