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원/생활글

떠나간 것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 이정하

풍월 사선암 2012. 12. 25. 18:34

 

떠나간 것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나를 떠나간 것들은 수없이 많았다.

강물처럼 흘러간 것들,

바람처럼 스쳐 지나간 것들,

내 곁에 한참이나 머문 것들도 더러 있었지만,

결국 그것들도 때가 되면 어디론가 사라져 갔다.

매번 나는 안타까웠고 슬펐다.

잡으려 할수록 떠날 시기만 앞당겨졌을 뿐이었고,

잡으려 할수록 그것들은 더 멀어져갈 뿐이었다.

세월도 예외는 아니었다.

사랑도, 청춘도, 마찬가지였다.

 

내 곁에 머물게 할 수 있는 것이

이 세상 어디 있으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그들의 뒷모습을,

조용히 바라보는 것뿐이었다.

 

떠나간 것들이 다시 올 것이라고 믿지 말라.

행여 소식이라도 전해올까 기웃거리지 말라.

전화기도 꺼 두고, 이메일도 열어 보지 말라.

한 번 떠나간 것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떠난 것들이 다시 돌아오는 법은 없다.

 

- 이정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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