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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

풍월 사선암 2012. 11. 19. 07:50

놔두면 고혈압·당뇨병돌연사 위험까지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서울스페셜수면의원 한진규 원장

 

코골이는 주변 사람을 괴롭히는 소음일 뿐 아니라 방치하면 건강이 악화되는 수면질환이다. 코를 골다가 한동안 숨을 안 쉬는 수면무호흡증이 동반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뇌졸중·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몇 배 높기 때문이다. 서울스페셜수면의원 한진규(사진) 원장에게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의 증상과 치료법에 대해 들었다.

 

-국내 수면질환자는 얼마나 되나.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인구의 20~30%로 추산된다. 수면질환별로는 불면증이 가장 많다. 이어 코골이를 포함한 수면무호흡증·하지불안증후군·수면지연증후군·수면과다증 순이다. 이 중 건강에 가장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이다.”

 

-코골이는 어떤 질환인가.

수면 중에는 코로 호흡하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호흡할 때 공기가 지나가는 통로가 좁아져 목젖·입천장 등이 떨리는 증상이 코골이다. 공기가 기도로 넘어가지 못해 겉도는 것이다. 코골이는 남성이 더 많다. 남녀 비율이 73이다. 앉아서 졸 때도 코를 고는 사람이 있는데 증상이 굉장히 심한 상태다.”

 

-코골이는 어떻게 생기나.

원인은 크게 다섯 가지다. ·목젖··기도·폐의 문제로 발생한다. ·목젖··기도가 좁아졌을 때나 폐기능이 떨어졌을 때 나타난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인의 코골이 원인은 대부분 혀다. 누우면 중력에 의해 혀가 기도 쪽으로 밀린다. 아시아인은 서양인보다 혀의 무게중심이 뒤에 있어서 이 현상이 더 심하다. 이외에 코에 비염·만성축농증·비중격만곡증(콧구멍을 둘로 나누는 벽인 비중격이 휜 것)이 있어도 코골이를 부른다. 유전적으로 목젖이 처진 사람도 마찬가지다. 나이가 들며 폐기능이 떨어져도 코골이가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신체적 요인에 비만·음주·흡연이 겹치면 증상이 더 심하다. 비만은 기도를 좁히고, 흡연은 목젖을 더 처지게 하며, 담배는 폐기능을 떨어뜨린다.”

 

-코골이가 건강에 영향을 미치나.

코골이는 크고 작은 건강 문제를 일으킨다. 자는 시간을 늘려도 수면의 질이 떨어져 만성피로가 생긴다. 오전에 두통이 심하고 이유 없이 어지럼증이 찾아온다. 오후가 되면 너무 피곤해 낮잠을 자야 한다. 특히 코골이에 수면무호흡증이 겹치면 건강에 빨간불이 켜진다. 고혈압·당뇨병·뇌혈관질환·심장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진다.”

 

-수면무호흡증에 대해 설명해 달라.

쉽게 설명하면 코를 골다 갑자기 호흡이 멈추는 증상이 반복되는 것이다. 많게는 수십 번 멎기도 한다. 하지만 숨을 멈추는 증상이 없어도 수면무호흡증인 환자가 많다. 신체에 공급되는 산소량이 부족해 산소포화도(혈액 속 산소량)90% 이하로 떨어지고, 심장과 뇌에 부담을 주는 횟수가 한 시간에 5회 이상인 경우다. 이 기준에 속하면 숨을 멈추는 증상이 없어도 수면무호흡증이다. 수면무호흡증은 병원에서 8시간 정도 자면서 산소포화도·뇌파·심장기능을 측정하는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정확히 알 수 있다. 통계적으로 코골이 환자의 약 50%가 수면무호흡증을 동반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수면무호흡증의 심각성은.

집중력·사고력·기억력을 떨어뜨리고 만성피로를 부른다. 또 고혈압·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이로 인해 사망 위험이 높은 뇌·심혈관질환이 나타난다. 산소포화도가 낮아져 혈관 속 산소량이 떨어지면 혈관이 두꺼워진다. 결국 혈압이 오르게 된다. 고혈압약을 복용해도 혈압이 떨어지지 않는 사람은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 때문일 수 있다. 또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분비가 증가한다. 이 영향으로 췌장기능이 떨어지고 당뇨병 위험이 높아진다. 고혈압과 당뇨병은 심근경색·뇌졸중·동맥경화 같은 합병증을 부른다. 돌연사의 원인 중 하나다.”

 

-수면무호흡증에 따른 합병증 위험군은.

이미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이 있는 만성질환자다. 뇌졸중이나 심장질환 가족력이 있는 사람도 포함된다. 이런 사람이 코를 골거나 수면 중 호흡을 자주 멈추면 수면다원검사를 받는 게 좋다. 문제는 코 고는 소리가 거의 없는 무소음 코골이다. 여성과 노인에게서 나타난다.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없어 방치된다. 코골이 때문에 나타나는 만성피로에 혈압과 혈당 수치가 올라가고, 기억력이 떨어지며, 감정 조절이 안 되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할 수 있다.”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의 치료는.

크게 수술과 비수술 치료법이 있다. 수술이 필요한 환자는 15%에 그친다. 코와 목젖에 원인이 있는 경우다. 목젖은 처진 부분을 떼내거나 팽팽하게 만들어 주는 수술을 한다. 코는 원인질환을 치료한다. 코골이 수술을 받은 사람 중 재발이 많은 이유는 원인은 다른 곳에 있는데 목젖만 수술받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인은 혀가 기도를 막는 원인이 대부분이어서 강제로 공기를 불어넣는 양압호흡기(CPAP)를 이용하는 게 최선의 치료법이다. 이 장치는 잘 때 마스크처럼 착용한다. 수면 중 공기를 인위적으로 공급해 기도를 확보하고 산소포화도를 정상으로 유지시킨다. 이외에 마우스피스 같은 구강장치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아래턱을 강제로 잡아당겨 기도로 밀린 혀를 끄집어내는 방법이다. 사용이 간편하지만 장기간 쓰면 턱관절질환이 생길 수 있다. 잘 때 높은 베개를 피하고 금연과 절주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