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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스튜어디스가 밝힌 직업의 실체

풍월 사선암 2012. 10. 22. 13:44

전직 스튜어디스가 밝힌 직업의 실체

 

최소 1001에서부터 많게는 3001의 높은 경쟁률.

빼어난 외모와 외국어실력까지 완비한 여성 구직자들이 몰려드는 그곳.

바로 '하늘의 미소' 스튜어디스다.

 

깔끔한 유니폼을 입고 늘씬한 키와 몸매로 전세계 각지를 누비고 다니는 스튜어디스는 여성이라면 한번쯤 꿈꿔봤을 선망의 직업이다. 전직 스튜어디스 안은정 씨(39)"17년이나 비행을 했어요. 세계 각지를 누비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점이 이 직업의 가장 큰 장점이죠. 반면 불규칙적인 생활과 부족한 잠이 가장 큰 애로사항이에요"라고 밝혔다. 12시간의 비행시간 중 스튜어디스에게 허용된 휴식시간은 약 2시간. 그들에게 비염이나 어깨 척추 통증 등은 기본적인 질환이다. 안 씨는 철저한 자기관리가 필수적인 직업이라고 강조했다.

 

어제는 파리, 내일은 홍콩, 주말엔 뉴욕.

 

크리스마스, 명절, 내 생일에도 아랑곳없이 정해진 스케쥴대로 세계를 누비는 생활은 고단하지만 큰 기쁨이 되기도 한다.

 

안 씨는 "최근에 아프리카 새로운 노선에 취항하게 됐더라구요. 전 동료들 사진 보니까 부러웠어요. 멀리 비행갈때는 현지에 며칠씩 머무르기 때문에 새로운 곳을 경험해보는 재미가 쏠쏠하죠"라고 말했다.

 

이어 "그만두길 잘했다고 느꼈던 순간은 유치원생 아이를 내가 직접 보살필 때에요. 엄마 손길이 한창 필요한 나이라 비행 나갈때마다 울고불고 하는 통에 힘들었거든요. 아이가 아플때도 내가 옆에 있어줄 수 있다는게 너무 다행이다 생각이 들어요"라고 답했다.

 

반면 후회되는 순간도 있다.

 

첫번째는 이제는 새로운 곳이나 신기종을 경험해보지 못한다는 점.

두번째는 경제적인 이유. 스튜어디스는 불규칙적인 생활과 기내 서비스 등 힘든점도 많지만 소득 수준또한 높은 편이다.

세번째는 가끔 나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쉬고 싶을때 그럴수 없다는 점이었다.

 

비행 일정상 외국에 장기간 체류하게 될때 그들은 무엇을 할까. 보통은 밀린 휴식을 보충하고 동료들끼리 쇼핑을 하거나 시내관광을 즐기며 맥주를 한잔씩 나누기도 한다. 전용호텔에 묵을때 최신 필수품은 바로 노트북. 전에는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떨었지만 요즘은 각자의 방에서 자기 시간을 갖는 경우가 많다. 몸매관리와 체력유지에 열심인 부류는 외국에 갈때마다 항상 운동화와 운동복을 챙겨가 호텔 헬스장에서 땀을 뺀다.

 

해외 투어 등은 보통 명지가 많은 유럽을 비행할때 2년 경력 미만의 스튜어디스들이 자주 하게 된다. 스튜어디스들이 명품을 좋아하고 사치스러운 쇼핑을 즐길 것이라는 것은 대부분 편견이다. 대부분은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거나 국내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브랜드의 SPA매장 등을 찾아다니며 몇가지 꼭 필요한 아이템을 구입한다. 명품에 다른 직장인보다 많이 노출돼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외국에서 샤넬이나 루이비통 등 값비싼 명품을 구입해 반입하는 것은 금지돼 있기 때문에 친구나 친척의 청탁(?)도 단호히 거절한다.

 

국내 항공사 규정상 승무원이 국내로 반입할 수 있는 100불이하기 때문이다. 스튜어디스에 대한 규정은 갈수록 까다로워져 면세점에서 스튜어디스의 쇼핑이 아예 금지돼 있다. 안 씨는 "해외 세일기간 등의 정보가 많기 때문에 꼭 필요한 화장품 등을 국내에 비해 현저하게 싼 가격으로 살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이런 점 때문에 스튜어디스는 명품이나 수입품을 좋아하고 사치스럽다는 편견이 있는 것 같아요. 보통은 싼 제품을 사기 위해 발품을 파는 경우가 대부분이죠"라고 말했다.

 

동료들 중에서는 해외에 나갈때 햄버거와 라면으로 식사를 해결하고 체제비를 모으는 개념있는 친구들도 많았다고 말했다. 스튜어디스라는 특성상 여행이라면 언제든 공짜로 마음껏 떠날 수 있을 것이라는 것도 어쩌면 오해다. 안 씨는 재직기간에 따라 1년에 8장의 티켓을 받았다. 세계 어느곳이든 갈 수 있는 이른바 골든티켓인 것.

 

그러나 스튜어디스가 받은 티켓은 미리 예약을 할 수 없다. 평소 비행기를 많이 타기 때문에 휴가기간에까지 해외 멀리 여행가려는 이들은 많지 않으며 가족과 함께 여행을 간다해도 자리가 지정석이 아닌 관계로 꺼려지게 된다고. 실제로 임신중 부모님 등 가족들과 여행을 갔다가 오는 비행편을 못구해 공항에서 발을 동동 굴렀던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당시 한 여행객이 "난 괜찮으니 저 임산부에게 자리를 양보하겠다"고 선의를 베풀었지만 공항직원은 "항공사 직원은 절대 그럴 수 없다. 남는 자리에만 탑승하게 돼있다"고 못박았다.

 

스튜어디스와 결혼하는 연예인들이 최근 늘면서 '시집을 잘가기 위해 스튜어디스가 된것 아니냐'는 근거없는 시선에 당황스러워하는 경우도 많다. 물론 스튜어디스는 미모와 지적수준 등이 어느정도 이상이 된다는 안정감 때문에 선이나 소개팅 주선이 많이 들어오는 편이라고.

 

안은정 씨 또한 미혼시절엔 "차한잔 달라"며 접근해 명함을 내미는 남자들의 요청을 수도 없이 받았어요. 그러나 규정상 명함을 받으면 폐기하도록 돼 있고 한번도 만난적은 없어요"라고 말했다.

 

안 씨는 "스튜어디스가 해외에 오래 체류하는 직업이다보니 아무래도 체제비 등으로 경제적 여유도 있고 생활이 자유로워 잘못된 판단을 하기 쉬운 면도 있어요. 가치관만 뚜렷하면 돈모으고 안정된 직업의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많죠. 화려한 스펙을 자랑하는 사람도 많지만 저를 비롯해 주위 동료들은 모두 조건을 따지기보다는 자신에게 따뜻하게 대해주는 남자를 택해서 결혼하게 되더라구요"고 밝혔다.

 

"승무원이 되고 싶어하는 친구들은 먼저 승무원이 뭔지를 알고 시작해야 합니다. 학원에 등록해 인사나 웃는 법 등을 배우고들 싶어하는데 그보다 어떤 마인드가 있어야 일을 잘 할 수 있는지부터 알아야 해요. 힘들고 스트레스도 많은 직업이기 때문에 '나는 예쁜 승무원이야' 하고 왔다가는 상처받기 쉽죠. 승객을 보살피고 도와주는 마인드를 먼저 가진 다음에 학원에 등록하길 권해요. 자기 자신의 마음을 수양할 수 있는 강인한 마음이 우선이죠"

 

양성학원에서 강의를 하다보면 지원자가 워낙 많다보니 그들이 획일화되는 모습을 보기도 한다. 안은정 씨는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는게 평소 생활 신조다"라면서 "승무원 시험을 보러갈때 허황된 마음을 가진 친구보다는 남을 배려하는 예쁜 마음을 가지고 간 친구가 합격을 많이 하는걸 봤다"면서 "진정으로 서비스를 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지면 미소는 자연스럽게 나오게 되더라"라고 조언했다. 최근 라디오 출연까지 하며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는 안은정 씨는 17년간 몸에 벤 서비스 정신과 매너를 바탕으로 CS 강사자격을 취득했으며 안은정 씨는 현재 승무원 양성학원 강사와, 기업 등을 대상으로 한 CS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 안은정 강사가 추천하는 여행시 꼭 구입해야할 제품 >

*피지 - 노니비누와 설탕 (노니비누는 아토피에 효과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인기죠)

*호주 - 어그부츠 (국내서 인기를 끄는 제품 현지 가격은 정말 저렴해요)

*뉴질랜드, 호주 - 마누카 꿀, 로얄제리, 프로폴리스 (마누카 꿀은 위장에 특히 좋아요)

 

< 잊지못할 세계의 음식 >

*캘리포니아 - 은대구찜 ( 캘리포니아 해안에만 사는 은대구를 매콤하게 조린 찜, 꼭 한번은 먹어봐야 할 맛.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딱이에요)

*파리 - 샹제리제 거리 개선문 앞에 있는 레옹이란 식당의 홍합요리 (파리 찾을때마다 잊지않고 방문했었죠)

 

입력: 2012-10-21 / 한경닷컴 이미나 기자